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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탐정

by 책이랑 2019. 4. 21.



단어 탐정 - 10점
존 심프슨 지음, 정지현 옮김/지식너머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집장의 37년 단어 추적기.  《단어 탐정》은 독자들이 직접 적어 보낸 단어 카드로 문헌 조사를 하던 종이책 시대의 OED부터 방대하고 체계적인 구조를 갖춘 온라인 OED로 변화하기까지, 한 사전의 의미 있는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주역이 들려주는 역사 속에는 설렘, 흥분, 허탈, 연민 등 모든 감정이 담겨 있다. 단어의 의미를 찾는 도구 이상으로 사전에서, 그리고 사전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삶의 깊은 통찰을 주는 작품이다.

존 심프슨이 들려주는 사전 편찬자로서 유연하고도 확고한 직업 철학, 그 안에서 내려지는 많은 선택과 판단, OED에 밀려오는 변화의 물결을 지켜보다 보면 어느새 탐정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 책의 매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저자가 OED와 사전 편찬자의 37년을 풀어내는 사이사이에 자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단어를 추려내어 그 역사와 용법을 제시해 읽는 재미를 더하기 때문이다. 마치 OED의 뒷이야기를 들으며 OED의 한 페이지를 들춰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Crowdsourcing은 OED의 사전 등재 법칙을 깨뜨린 단어다. 우리는 수집된 존재 증거가 7년밖에 되지 않는데도 이 단어를 등재했다. 원래는 10년 이상 사용되어 영어에 자리 잡은 기록을 보유한 단어만 등재한다는 것이 원칙이었다(인터넷 시대 이전이었다). 우리가 crowdsourcing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아차린 것은 비교적 최근인 2006년 지에서였고 2013년 6월에 사전에 넣었다. 사실 OED에는 오랫동안 꽁꽁 숨겨진 두 번째 원칙이 있었다. 유난히 두드러지는 신조어는 첫 번째 원칙을 비튼다는 것이다. (중략) Crowdsourcing은 그보다 오래된 outsourcing에서 나왔으므로 완전히 새로운 단어는 아니고 crowd(고대 영어 동사에서 나온 16세기 명사)와 sourcing(source는 고대 프랑스어에서 나왔지만 outsourcing은 1980년대 비즈니스 용어다)이 합쳐진 것이다. 언어 변화는 논리적인 순서로 일어나므로 그 순서를 따라야 할 이유가 있다. -‘가장 멀리 돌아가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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