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컨슈메리쿠스: 18세기 소비혁명과 제인 오스틴의 [노생거 애비]
김진아 ,18세기영문학 ,pp. 1 - 31 , 2018 ,
제인 오스틴은 노생거 애비라는 작품에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호모 컨슈메리쿠스가 탄생한 사회를 담아내면서 당시 소비 사회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의 면모를 잘 그려내고 있다. 오스틴은 틸니 장군의 소비행위를 통해서 베블런(Thorstein Veblen)이 분석한 상류층 유 한계급의 과시적 소비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준다. 그의 소비는 사회적 차이화와 계급적 구별 짓기를 가능하게 해 주는 사치품 소비에 집중되어 있다. 그에게 모든 소비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신분을 보여주는 신분 상징의 재화이다. 앨런 부인의 경우에는 의복이 유일한위안이고 삶의 의미이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징표가 된다. 그리고 옷에 대한 관심만이 그녀 존재의 핵심을 이룬다. 즉, 이들의 자아와 정체성은 내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늘 끝없이 변화하는 새로운 유행 상품의 소비에 기반하고 있다
오스틴은 소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인물들을 자기도취적이고 허영심이 강하며, 어리석거나 혹은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 인물들로 그려낸다. 이들에게는 물건과의 관계가 사람과의 관계보다 중요하므로, 이들은 다른 인간들과의 관계도 마치 사물과의 관계처럼 맺는 특징이 있다. 자신의 재산과 소유물을 자신의 주요 관심사이자 애정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틸니 장군은 자신의 가족들 역시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면서, 그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는 압제자 역할을 한다.
2) 앨런 부인은 옷을 매개로 해서만 세상과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때문에 캐서린과의 의사소통에도 실패하고, 그녀의 후견인 역할에도 실패하게 된다.
최근 오스틴 소설의 ‘소비’라는 주제를 다루는 비평가들은 오스틴 이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비 양태를 도덕적인 측면에서 비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셀윈은 오스틴이 “등장인물들의 과도한 낭비를 결코 승인하지 않았으며,” 특히 이들이 자신을 위해 행하는 “불필요한 소비”를 “도덕적인 취약함의 징표”로 보았다고 주장한다(222-23). 미쉬(Elsie Michie)는 소유와 관계된 “제어되지 않은 에고티즘”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과도한 소비가 “전체 사회적 유기체에 잠
재적으로 위험”한 요소가 된다고 주장한다(9). 그러나 오스틴은 이 작품에서 이들 소비자들의 양태에 대해 도덕적 측면에서의 비판만 하고 있지는 않다. 그녀는 또한 구별짓기로서의 지위재, 기호가치로서의 물건, 유행이 갖는 힘, 소외된 인간관계를 낳는 물건에의 지나친 애착 등 소비 사회를 다루는 현대 사회학의 주요 논점들까지 탁월하게 잡아내고 있다. 이런 점에서 노생거 애비 는 자신이 살아가는 당대의 삶을 어떤 역사학자나 사회학자보다 더 세밀하게 잡아냈던 제인 오스틴의 면모를 매우 잘 보여주는 작품인 것이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 등장하는 마차 연구
조한선 ,
영어권문화연구 ,pp. 173 - 198 , 2018 ,
제인 오스틴의 『노생거 애비』: 결혼 시장과 여주인공의 가치
김진아 ,
영어영문학연구 ,pp. 157 - 179 , 2015 ,
“애틋함 그 자체”: 제인 오스틴의 『설득에 나타난 감정의 재발견
데뷔작 센스와 센서빌러티(Sense and Sensibility, 1811)부터 마지 막 소설이 된 설득(Persuasion, 1818)에 이르기까지 오스틴의 작품 세계는 감정과 앎의 함수관계를 탐구한다. 특히 감정의 주체로서 여성의 삶이 감당하는 위기에 주목한다. 오스틴 소설은 한편으로 감정적인 행동과 신중하지 못한 태도를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차가운 계산과 자비심 없는 냉정함을 비판한다. 감정의 잉여와 이성의 과도한 지배를 골고루 비판하지만, 결코 감정의 존재를 억압하지 않는 다. 오히려 끈질기게 감정의 지위와 가치를 고민하고 감정을 합당한 자리에 놓고자 한다. 오스틴 소설에서 감정은 진실을 알게 해주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감정은 이성작용과 분리된 혹은 대립된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 감정은 이성과 협상하면서 총체적인 앎에 기여한다. 후기작으로 갈수록 여주인공은 감정적으로 능숙해지고 깊어지며, 이 에 비례하여 앎을 장악하는 수준도 높아진다. 한마디로 오스틴의 작 품세계는 감정의 자리를 고민하고 그 인식론적인 의미와 윤리적 가 치를 점검하는 기획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스틴은 외면상으로는 18세기의 고정된 신분과 계층 있는 사회구조를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오스틴이 다루고 있는 소재,즉 결혼을 통해서 당대의 사회상과 개인의 도덕적,인격적 갈등을 비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시대상황적인 부정적인 물질만능주의의 팽배,과장된 허례허식,이기주의의 팽배 등을 강하게 비판하며,급변하는 계층의 이동과 변화를 표현한다.또한 오스틴은 사회적 변화가 야기한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를 결혼이라는 주제하에 인물들의 변화하는 양상을 세심히 관찰하고 있다.
이 글은 다음의 세 가지 서로 연결된 맥락에서『설득을 분석하고자 한다. 첫째, 여주인공의 풍부 한 감정이 그 자체로 이 소설의 압도적인 소재와 주제인 동시에 하 나의 실천적 윤리로 확장될 수 있음을 밝힌다. 둘째, 여주인공의 감 정이 남자주인공에 의해 모방되면서 자리바꿈이 일어나는 과정을 ‘여성화’(feminization)의 틀로 검토한다. 셋째, ‘설득’이 논리의 영역 에서 감정의 영역으로 이전되는 과정에 주목하고, 그것의 경험적이 고 개별적인 성격이 초래하는 보편성의 위기를 소설의 결말과 관련 지어 살펴본다. 이 세 가지 논의를 수렴하는 과정에서『설득의 성 취를 ‘감정의 재발견’을 통한 ‘여성성’(the feminine)의 옹호로 정리하 고, 이로부터 오스틴 작품세계가 풍속소설을 가로질러 여성주의 사 회비판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읽어보려 한다.
[학위논문] 19세기 영국 소설에 재현된 독서문화 분석 : 젠더와 계층 중심으로 노선영 (가톨릭대학교 교육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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