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항녕의 인문학 산책, 지금 여기를 위한 역사 공부]
역사의 모든 사건은 구조-의지-우연이 결합해 발생합니다.
모든 사건이 발생하는 바탕인 객관적 구조(타고난 조건), 역사는 사람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이기에 매 사건마다 자연스럽게 개입되는 인간의 자유의지, 서로 원인이나 목적이 다른 둘 이상의 행위(사건)가 만남으로써 발생하는 우연.
'사도세자 사건'에서 '세습왕정'이라는 구조를 놓치면 당쟁희생설, 왕-세자간 권력투쟁설 등 음모론의 포로가 됩니다. 한편 나치독일이라는 구조 위에서 유대인 학살을 수행한 아이히만 같은 이들의 책임을 묻기 위해선 인간의 '자유의지'를 이야기해야만 합니다. 워털루전투의 승패와 그에 결부된 19세기 유럽사는 전투 전날 쏟아진 ‘비’라는 우연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렇듯 역사 탐구의 기본은 이 구조-의지-우연을 두루 살피는 일이며, 셋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한다면 분명히 오류에 빠집니다. 구조-의지-우연의 균형이 잡힌 사건 이해는 내 인생을 깊게 해줍니다. 내 인생은 끊임없는 사건의 연속이기 때문이고, 그것이 나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역사의 쓸모이며 힘입니다.
《호모 히스토리쿠스 Homo Historicus》 강의일정
일정 | 강의주제 / 책읽기 | 역사연습 |
01-19(목) | 1강 사건이란 무엇일까? 《호모 히스토리쿠스》 1부 | 역사, 또는 역사학은 ‘사건, 사실’에서 출발하는데, 정작 사건과 사실에 대해서는 별로 따져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사건에는 구조, 의지, 우연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
사도세자 사료 연습 | ||
01-26(목) | 2강 일기와 시의 세계 《호모 히스토리쿠스》 2부1장 | 이게 역사야? 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는 ‘나의 일기’, 문학작품으로만 알려진 어떤 사람의 ‘시’가 역사의 기본자료라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시는 문학이 아니었습니다. |
진인각과 양귀비, 그리고 퇴계의 한시 연습 | ||
02-02(목) | 3강 ‘국사’, ‘진보사관’ 비판 《호모 히스토리쿠스》 2부2장.3장 | 다소 논쟁적일 수도 있습니다. ‘국사(國史)’가 프리미엄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진보’는 태도일 수 있으나, 항상 사실일 수 없다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역사학도 .사적입니다. 19세기 이래 역사학, 특히 한국 대학에서 배우는 역사학의 편견을 비판합니다. |
역사학 커리큘럼 대안 연습 | ||
02-09(목) | 4강 기억, 시간, 기록 《호모 히스토리쿠스》 3부1장 | 다시 역사 본연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기억은 성글게 남습니다. 역사도 그렇습니다. 성글다 못해 뒤틀리고 자리를 바꿉니다. 그러나 흔적은 기록으로, 기억으로 남습니다. 피해갈 수 없습니다. |
나의 기억에 대한 확인 연습 | ||
02-16(목) | 5강 사실과 해석 – E. H, 카의 혼동 《호모 히스토리쿠스》 3부 2장 | 정말 오해도 많고 탈도 많은 역사학의 주제입니다. 얘기해줘도 자꾸 헷갈리는 주제입니다. 그러나 잘못 알면 역사공부의 첫걸음을 역사공부의 끝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 주제입니다. |
광해군의 궁궐공사 연습 | ||
02-23(목) | 6강 역사, 정치, 법 《호모 히스토리쿠스》 3부3장, 4부 | 싸우지 않아도 되는데 자꾸 싸운다면? 네, 바보짓입니다. 바로 이 주제가 그렇습니다. 게다가 서열도 매깁니다. 당초 서열이 매겨지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여기에는 역사와 도덕의 혼동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역사공부의 숙명 중 하나입니다. |
사마천과 율곡 이이 연습 |
《호모 히스토리쿠스 Homo Historicus》 참고교재 (강의 중에 요약해드립니다)
① 폴 벤느 저, 이상길․김현경 역,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 새물결, 2004
:: 프랑스 역사학의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책. 2011년도 역사학개론 교재. 절판/출판사 소멸로 대책 강구 중.
③ 사마천 저, 《사기》
④ 에릭 홉스봄 저, 강성호 역, 《역사론》, 민음사, 2002
⑤ 유지기 저, 오항녕 역, 《사통》, 역사비평사, 2012
⑥ E. H. 카아 저, 김택현 역, 《역사란 무엇인가》, 까치, 2007
⑦ 오항녕 저, 《역사학의 오류, 역사의 오해》
⑧ 로렌 슬레이터 저,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에코의 서재, 2005(단체구입)
⑨ 조지형 저, 《역사의 진실을 찾아서-랑케&카》, 김영사, 2012
⑩ 최성철 저, 《역사와 우연》, 도서출판 길, 2016
:: 내가 두 줄로 요약한 우연의 문제를 가지고 500쪽 넘는 글을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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