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 - ![]()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창비 |
반짝인다고 모두 대머리인가, 알맞은 정의를 내려다오
━ 김영민의 공부란 무엇인가
https://news.joins.com/article/23171768
말이 재정의되는 일은 한 사회의 마음이 변화하고 있다는 표시
김춘수의 시 ‘꽃’의 다음 구절은 이렇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즉 단순히 어떤 이름을 부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죠.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을 불러야 비로소 그 이름은 현실이 되지요. 즉, 한두 명이 대머리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사회적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다수가 기꺼이 그런 길을 따르면, 정말 대머리라는 게 세상에서 사라져버릴지도 모르죠. 잘은 모르지만, 변발이 유행하던 청나라 때는 대머리 인식이 지금과는 다르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저는 빠지는 머리털을 볼 때마다 변발이 다시 유행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한때 변발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은,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이기도 하죠. 오늘날 통용되는 대머리의 정의도 언젠가는 바뀔 수 있겠지요. 말이 재정의되는 일은 한 사회의 마음이 변화하고 있다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새 정치?…모호한 말은 권력자의 무기, 논술선 안 통해
사정이 이러하다면, 모호한 말은 종종 권력자의 무기이다. 얼버무린 말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하는 것은 청자의 몫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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