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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by 책이랑 2019. 4. 26.

멋짐 폭발이다.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 10점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책세상

“나는 ‘위대한 인물이 지혜를 말한다’는 생각을 이제 믿지 않는다.

나는 ‘위대한 인물이 방에서 홀로 걸작을 쓴다’는 생각을 이제 믿지 않는다.

내가 믿는 것은 병리학의 실험실, 쓰레기 매립지, 재활용 센터, 사형선고, 미수로 끝난 자살의 유언장, 구원을 향한 돌진으로서의 예술이다” _데이비드 실즈


- 로미오와 줄리엣이 계속 살았다면 어땠을까? 열네 살이라는 무르익은 나이인 그들은 머지않아 누가 식기 세척기에서 그릇을 꺼낼 차례인지를 두고 입씨름을 벌였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남녀가 밤새 껴안고 있었다고 암시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럴 수 없다. 우리는 몸을 떼고, 돌아눕게 마련이다‥‥‥ (p.73)


- 우리를 구별하는 것은 우리에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겪는 일은 대부분 상당히 비슷하다. 출생, 사랑, 못생기게 찍힌 운전 면허증 사진, 죽음. 우리를 구별하는 것은 우리가 각자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점이다. (p.151)


- 톨스토이에 따르면, 예술의 목적은 한 사람의 마음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다. (p.199) 


- 문학은 시시하다. 삶이 시시하기 때문이다. 실즈는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아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는 안다. 뭐든 시시한 것을 하나 찾아서 죽도록 사랑하는 것이 삶의 열쇠라는 사실을. 그건 단순히 문학을 사랑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는 사랑을 문학하는 사람이고, 차라리 삶을 문학하는 사람이다. 일기장과 소설의 낱장을 찢어 현실의 벽을 바르는 사람이다. 삶이라는 문학, 혹은 문학이라는 삶. 그리하여 문학이 그의 삶을 구원하는 동안 그 역시 문학을 구원한다. 아주 가까스로. 이 말이 너무 거창하게 들린다면 문학이 그의 뺨을 후려쳤고, 그 또한 문학의 뺨을 후려치고 있다고 말해도 좋다. 그것이 무감각한 세상에 맞서는 그들의 방식이다. 나는 그들을 위해 기꺼이 양 뺨을 내민다. 거참, 맞으면서 웃어보긴 또 처음이다. - 금정연 (작가, 개를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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