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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독토

새벽독토 18기(1)〈진이, 지니〉(‘19.8.24)

by 책이랑 2019. 8. 17.
진이, 지니 - 10점
정유정 지음/은행나무


유인원 책임사육사로서 마지막 출근을 했던 날, 진이는 침팬지 구조 요청을 받고 스승 장 교수와 함께 인동호 주변에 있는 한 별장으로 향한다. 구조 작업에 착수하려던 찰나, 진이는 겁에 질린 채 나무 꼭대기에 매달린 짐승이 침팬지가 아니라 보노보임을 알아챈다.  진이는 의식을 잃은 보노보를 품에 안은 채 장 교수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탄다. 갑자기 도로로 튀어나온 고라니를 피하려다 차량이 미끄러지고, 가드레일을 사정없이 들이받는 사고가 난다.  

이때부터 진이와 보노보 지니의  영혼이 교차하는 혼돈과 혼란 속에서 진이는 진짜 자신에게로 돌아가기 위한 지난한 여정을 시작된다.  지니의 무의식을 통해 진이는 지니의 과거를 들여다보게 된다. 진이는 그 틈바구니에서 서른 살 청년 백수 민주를 우연히 만나 도움을 청한다. 허락된 시간은 단 사흘. 과연 진이는 진짜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지니에게 온전한 삶을 되돌려줄 수 있을까.


- 카푸친 원숭이 실험- 오이보다는 포도를 훨씬 더 좋아하는데 한 마리에게만 포도를 주는 불공평한 대우를 한 실험을 함

- 원숭이가 평등사상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다른 원숭이에게도 포도를 줄 때까지 자신의 포도를 거절했던 침판지 실험 파트너들을 두어번 목격함
- 도덕이라는 것 자체가 진화하며, 영장류에서 관찰하는 감정이입, 위로, 친사회적 경향, 호혜감, 그리고 평등의식이 도덕의 구성요소임
- 기초적인 간단한 지능으로부터 도덕 개념을 발달시킬 수 있는지를 연구중

공감의 시대 - 10점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안재하 옮김/김영사
동물의 감정에 관한 생각 - 10점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세종서적



■ 1.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영장류 연구자 ‘진이’의 영혼이 보노보 ‘지니’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과, 죽음의 과정을 그린 이 작품에 대한 별점과 소감.

3.5 4 3 3.5 3.3 4.8 3.5 

▶ 4.8점- 하나하나 벼려 낸 감정의 날 위에 독자를 세우는  느낌,사람을 해부하는 느낌이었다. 

▶ 이야기의 이어짐보다 등장인물의 선택의 순 인상적이어었다.

▶ 마찬가지로 진이의 선택의 순간이 머리에 남았다.
- 설정은 매력적인데 비해 사건서술이 다소 '신파'적이라는 느낌
 민주, 진이의 심리의 심도가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 재미있지만 다음 사건을 예측할 수 있었다. 영장류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감수성이나 상상력이 돋보였다.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 있다. 

      참이슬 같은 촉촉한 감성의 유지...  

▶ 시간에 쫒겨 읽고,  해석을 먼저 읽은 탓에 흠뻑 빠져들어 읽지 못한점이 아쉽다.  
동물의 시각, 모성애를 기대하면 읽었는데 사건전개만이 너무 많이 나왔다. 
빤하지는 않았지만 기발하지 않았다.

▶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되는 매력이 있다.
'선택'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들어왔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 새토에서 읽은 <아무튼 비건>을 읽은  이후로 들어온 '인간중심이 아닌 관점' 이 확장되는 느낌이었다.


▶ 내용 사이사이에 와 닿는 표현들이 있었고, 책을 읽은 것인데도 마치 영화를 본 것 처럼 잔상으로 남았다. 또 여름 휴가로 수목원에 가서 이 작품을 읽었는데 참 잘어울렸다.

▶ 전작과 다르다는 평이 있어서  이 작품 전의 3편을 먼저 읽었다.
- 개인의 악에 대해 탐구가 이책에서 
인간종에 대한 악으로  작가의 관심이 확장된 느낌이다.
- 그런데 이전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기도 하다.
 1) 같은 사건을 여러명이 중첩적으로 기술하는 것
 2) 등장인물이 여럿이지만 목소리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작가가 인물자체에 몰입되지는 못한것?)
- 그러나 사전에 폭넓은 취재를 해서 익숙하지 않은 전문적 직업세계를 담는 노력과 수고가 느껴졌다.
- 정유정 작가는 시간과 공을 들여 차곡차곡 쌓은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이야기 장인인 것 같다.

책 문장이 짧고 스토리 전개가 빠르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덩어리째 제시하기에
 
젊은세대, 
살기 바쁜 현대인에게 메시지가 오해없이 전달된다. 
(문장단위로 잘게 쪼개어 배치하거나 기교를 사용하지 않는 성향이다.)
- 인류라는 종이 삶과 죽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해 썼다.




.3.. 민주는 민간인 출입 금지 구역에서 노숙을 다가와 진이와 장교수를 구하려 하는데 자신이 경찰에게 발각될 위험을 감수하고 도와주려한 민주의 결정을 어떻게 보셨는지? 연민은 자기기만, 

▶왜 자기를 버려야 할지 말지, 선택상황에 놓이는 등장인믈들은 잃을게 없는 '루저',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인 걸까?  이미 그들은 더 이상 인생이 더 이상 전복될 수 있나? 싶은 사람들이다.

▶ 과거에 어려움이 있고 하더라도  '위너'가 되면 그 기억을 잊어버리는게 사람이라고 한다.
잃을게 있어지면 공감능력이 없어지기 마련.....
 
▶ 민주가 과거에 해병대 노인을 지나친 것이 그렇게  큰트라우마일런지 나는 좀 의문이다.

'민주'가 소리를 잘듣는다는 것은 사실자체가 바로 공감능력을 의미한다
귀를 기울일때 들을 수 있는 것이기에
 듣지 못했다는 것은 내면의 어떤 소리를 무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상황이 명백하지 않은 미묘한 순간에서 한 선택이 죽음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를 포착하고 있다. 그 이후의 결과를 감당할 수 있었는지 등.





4. 민주의 죽음을 두고 " 삶이 죽음의 반대말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삶은 유예된 죽음이라는 진실”라고 하는 민주의
깨우침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지.

▶  죽는 당사자와 그걸 바라보는 사람 두가지 관점이 있을 텐데
죽음에 대한 결론여부에 따라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매우 다를 것 같다. 이와 관련해서
마지막 투병 과정에서 체험한 고통과 죽음에 관한 깨달음을 기록한 최인호 작가의 <인생> 의 한 구절을 소개하고 싶다.

"병은 정신적 행복의 한 형식이다. 병은우리들의 욕망, 우리들의 불안에 확실한 한계를 설정해주기 때문이다." 

병을 통해 인간은 우리들의 욕망, 그 끝 간 데를 모르는 무자비한 욕망의 한계를 깨닫게 된다. 또한 이 지상의 그 어떤 공포도 죽음 이상의 것은 아니라는 한계를 가르쳐준다. 악마가 가진 최고의 무기는 죽음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공포와  절망인 것이다.
A. 모루아

최인호의 인생 - 10점
최인호 지음, 조금희 그림/여백(여백미디어)



▶ 비슷한 내용의 말이 <삶을 위한 죽음의  미학>이라는 책에 있다.

죽음에 대한 지식은 다시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와서 그 삶을 비유적으로 만들고, 그것이 감정을 확대시킨다. 때문에 우리 삶의 조건으로 부여된 언제나 깨어 있는 죽음에 대한 의식은 자아상승과 자아실현을 만든다. 죽음의 경험은 삶의 경험이라는 것, 결국 그것은 인간애로 승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애는 죽음과의 영적교감을 통해서 심화되고 확대된다. 뿐만 아니라 인간애는 초기의 대립적 인생관을 극복하여 대립에 지배당하지 않고 역으로 대립을 지배하며 합을 이루는 기본적인 힘이다. P. 614 

 
삶을 위한 죽음의 미학 - 10점
이창복 지음/김영사

불가사의하지만 매혹적인 죽음을 노래한 불멸의 명작을 찾아서 인생의 본질적 의미를 탐구한 대작이다. 철학 역사 종교 심리 예술을 넘나들며 죽음의 본질을 통합적으로 탐구하고 심미적인 해석을 시도한 우리 독문학계 최초의 연구서다. 

 ▶ 죽음을 맞닥뜨리면  분노 -부정을 거쳐 수용하게 된다지만 나는  사실 오래전부터 죽음은 멀리 있지 않고 항상 같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 중년이전에 죽음을 인지한 사람은 삶의 태도가 좀 다르다. 주변에 몇해 전부터 생일날을 장례식 파티로 바꾸신 분도 있다. 일상에서 죽음을 인식해야 한다.

수술전 마취가 죽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고 친구의 본인부고를 듣는 나이이기도 하다. 또 삶에는 예기치 않은 질병과 사고가 언제나 따라다닌다. 그러므로 래는 "정해져 있다."
그렇게 느낀 후
 하루를 공들여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진이는 지니의 어릴 때를 알게 되는데 인간이 자연을 착취하는 모습이 나와있다.
백인이 건강한 흑인의 몸을 착취하는 내용의 영화인 Get Out이 생각났다. 

진이는 자기의 영혼+ 지니의 몸으로 살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다른 존재를 착취하지 않는 삶을 선택했다. 

이 작품은 죽음을 직면하고, 현재 살아 있음을 느껴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삶을 중심에 두고 죽음을  그 안으로 끌어 들이는 생각이 필요하다.

판타지 작품이 다루는 것도 사실 현실이다.
판타지 작품에서 상상의 세계를 그린다지만 죽음이후를 모르기에
결국 죽음과 삶은 통합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죽는 날짜를 결정하고 역으로 
환산해서  하루하루를  생활해보고 있다.
내안에서 나오는 화가 콘트롤 되는 효과가 있다.

▶ 전에 토론한 <숨결이 바람 될 때>가 떠올랐다.

숨결이 바람 될 때 - 10점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흐름출판

이 책의 저자처럼 죽음에 의연하게 대처하리라 생각하지만
사실 맞딱드리면- 건강검진후 2차검진 해야 할때
등에는- 당황한다.

▶100세가 되신 김형석 교수의 강연을 들었는데 호흡이 전혀 안 딸려하셔서 놀랐다.
노인이 아니었다. (수영을 하신다고...)

▶일신 우일신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http://www.seniorsinm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2348


VR등을 통해 죽음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다고 한다.

막연히 두려운 생각을 하기보다 죽음을 빨리 수용하는 것이 좋다.
내가 정해놓은 75세가 빨리 되었으면  좋겠다.

▶죽음을 가까이 두면 선택이 달라진다.

- 10대의 20대에  죽음이 삶에 맞닿아 있다는 것을 느끼면  삶에 대한 설계가 달라진다.
- 삶에 각자의 몫이기에 부모의 선택, 세상의 잣대, 정해진 목표가 아닌 선택을 할 수 있다.  

죽음, 한계상황을 경험하면 관념 추상, 한계상황을 경험하고 나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섰던 순간- 5m의 파도가 치는 바다에 뛰어들었을 때, 북한산의  숨은벽 릿지 등반 후에 그랬다.



▶ 죽음을 가깝게 생각하는 것은 장년층에게 필요한 것 아닐까
젊은사람들에게 삶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는데 ...

▶ 요즘은 경험을 재단하여 제공해서 아이들에게 경험이 결핍된다.
삶과 죽음이 한통이라는 것을  알아채는 순간이 온다. - 그것을 직면하게 하는 것
삶이 얼마나 고귀한지 하는 경험이 필요
하다.


5. 혼수상태에서 사흘을 보낸 후 죽음을 맞이했던 어머니의 모습- 

▶ 저자의 경험을 살렸다고 하는데 저자가 중환자실에서 근무해왔는데도 그전에는 자각하지 못하다가 어머니의 죽음에서야 깊이 느꼈다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의료인들이 직업상 환자와  거리를 설정하게 되어서 그렇것 같다.

다른 환자와는 다른 경우이다.  어머니의 죽음은 죽음과 함께 이전의 삶이 느껴지는 죽음이다.
- 꺼내고 싶지 않아 눌러놓았던 감정은 주변환경, 비슷한 상황, 눈동자, 문장이 계기가 되어 밖으로 나온다고 한다. 저자의 경우는 "시간의 어떤 순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러셀의 한문장이었다. 

▶ 불교공부로 방향이 모아지는데 불교는 죽음과 삶을 한데 묶어 이해하는 접근을 한다.

티벳사자의 서에 보면 살아 있을 때의 업에 따라  그 이후가 달라진다고 한다.
▶진이는 죽음은 두렵지만 온전히 책임지는 삶을 살고자 했다.




1. 선한가해자의 트라우마
동네 할아버지의 구조 신호 외면, 보노보 지니를 구하지 못한 괴로움

 “바로 이 ‘트라우마 이후의 성장’이 진이와 민주를 ‘더 나은 존재’”(p.376)로 만들었다는 정여울 작가의 해설에 대해
정여울 작가의 해설에 공감한다5: 공감하기 어렵다 5

▶그런 해석에 공감한다.
트라우마 후 다시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내마음이 편해지는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 미처 알아차리지 못해서  지하철에서 임산부에게 양보를 안했던 기억이 있는 경우
그 이후에는 상황을 예민하게 살펴 보고 있다가 빨리 양보하는 등....

▶공감한다. 트라우마와 비슷한  상황을 만나는 경우가 있는데
두번째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지니를 구조하지 않았던 자기 행동에 대해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진이는 그 일을 겪지 않았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 인물인 것 같다.

▶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한 해설이 아닌 
해설을 하기 위해 이론을 끌어오고 이에 맞추어 해석을 만들어 내는 듯한 느낌이다

-공포로 인한 트라아마와 달리 도덕성, 수치심을 가지게 된 트라우마는
한번은 느끼고 각인한 시간이 있으면  그 다음에 성장을 하게 마련이다.

▶ 최재천 교수의 해설이 더 인상 깊었다.


▶ 최재천 헐리웃 영화 의식의 흐름을 쫒아가는 프랑스식 정ㄱㄱ


■ 토론소감

"공존하되 공유하지 말자"라는 문구로 정리될수 있겠다.
내 아이들과 삶을 같이 한다해도 그건 공존하는 것이지 공유할 수는 없다.는 것.
- 삶의 주체성, 착취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했다.


▶가까운 누군가가 죽으면 그사람과 더이상 나눌 것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환생을 촛불이어켜기로 설명한다는데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나의 삶의 태도가 바뀐다면 그것은 우주에 새로운 에너지를 보태는 것이고, 그 사람과의 사랑의 행위가 이어지는 것이 될수 있을 것 같다. 오늘 토론을 통해서 한발짝 나간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예상보다 삶과 죽음에 대한 많은 이야기 가 많았다.
요단강 투어를 한 느낌ㅋㅋ

침묵의 봄과 같은 책은  사회에 책임지는 나이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마음이 상대적으로 가볍기에 소설읽기가 주는 즐거움이 있었다.
유명세가 작품의 수준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상업성과 작품성은 늘 같이 하진 않는다.

▶ 표지 색깔 밝아서 예쁘다 (얼마 안 남은 삶)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 겠다

▶같이 읽고 토론해서 물과 기름과의 관계와 같은 나와 소설과의 관계가 조금 가까워졌다.
(계면활성.~..ㅎ)


▶오랫동안 못읽었던 소설을 읽어서 좋았다. 
끝까지 감성을 유지하면 읽기 위해 초반에 나온 문장에 있는 문장을 계속 염두에 두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보았다.

p35 생경한 감정이 서늘하게 몸을 휘감았다. 부럽다, 혹은 쓸쓸하다 같은 기분 .부럽다,  쓸쓸하다 같은 기분에 기반한 감정이 아니었다. 낯선  스산한 심경마저 달랐다.



▶매력적인 흡입부분 감정을 집요하게 유지하게 하는 한국작가의 책을 읽어서 좋았다.


 눈에 들어온 책의 마지막 부분의 구절을 소개하며 토론을 마치려 한다.


모든 위험을 받아들이면서 삶을 총체로서 사랑하는 것이,

인간의 유한성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단지 '무'로 만들지 않는 길이다.

그것이 죽음의 의미인 것이다.

          <죽음, 지속의 사라짐>최은주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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