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독토 18기 〈떨림과 울림〉
(‘19.9.7)
(김상욱 / 동아시아)
■ 자유 논제
1. 물리라는 인식의 틀을 통해 바라본 존재와 세계에 대한 생각을 담은 이 책에 대한 소감은?
▶ 4.7이다. 도서전에서 저자의 강의를 전율을 느끼며 들었었다.
"내가 먹은 음식은 나의 몸이 되고 내가 읽은 책은 나의 정신이 된다."는 말이 기억난다.
- 과학은 유전자, 원자 등의 연구를 통해 모든 인간의 토대가 동일하다는 것을 밝혀 평등에 기여한다.
- 이과생으로서 다시 한 번 탐구하는 시간이었다.
▶ 재미있게 읽었다. 고등학교때 물리들 생각하면 운동관련 공식만 생각난다.
만일 이렇게 근본적인 이치 + 확장설명 이런 식의 배움이었으면 잘 배웠을 것 같다.
- 부처님이 자신의 발견을 그 시대의 정신에 맞추어 설법했던 거라면
지금 과학자는 부처와 동일한 것을 말하되 거기서 감정, 생각을 빼고 이치만을 얘기하는 것 같다. 과학자가 설명하지 않는 나머지는 불교가 설명~~~~
- 뒷부분으로 가면서 저자의 사고가 확산되어가는데 과학이라는 영역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 보는 시간이었다,
▶ 연계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 많은 책이다.
-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와
전 물리학과 교수인 김성구 교수의 <아인슈타인과 우주적 종교>와 같이 읽어서
이 책 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을 보충하며 읽었다.
![]() | 부분과 전체 - ![]()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김재영 감수/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10. 양자역학과 칸트철학(1930~1932)
11 .언어에 대한 대화(1933)
▶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빼고 끝까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견지하다가
마지막 단락에서 인간에 대해 얘기하는데 이 부분이 인상깊다.
지금까지 우리는 기본입자에서 분자, 인간을 거쳐 태양과 은하에 이르는 우주의 모든 존재와 사건을 훑어봤다. 결국 물리학이 우주에 대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걸까? 물리는 한마디로 우주에 의미가 없다고 이야기해준다. 우주는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뜻하지 않은 복잡성이 운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거기에 어떤 의도나 목적은 없다. 생명체는 정교한 분자화학기계에 불과하다. 초기에 어떤 조건이 주어졌는지는 우연이다. 하루가 24시간이거나 1년이 365일인 것은 우연이다.
(...)
그렇지만 인간은 의미 없는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는 존재다. 비록 그 의미라는 것이 상상의 산물에 불과할지라도 그렇게 사는 게 인간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게 인간이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상상의 체계 속에서 자신이 만든 행복이라는 상상을 누리며 의미 없는 우주를 행복하게 산다. 그래서 우주보다 인간이 경이롭다. (p.250-251)
▶ 글을 잘 쓰는 과학자다. 물리학책인데 시같은 느낌이 나게 썼다.
-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사랑, 인간 관계까지 확장 하는 느낌이 든다. 논리적이고 차분해서 차가운 느낌이지만 그 안에 인간과 진보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 무언가를 확신하는 순간 과학은 더이상 과학이 아니라는 구절이 인상깊다.
“필자가 과학자로 훈련을 받는 동안, 뼈에 사무치게 배운 것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태도였다. 모를 때 아는 체하는 것은 금기 중의 금기다. 또한 내가 안다고 할 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질적 증거를 들어가며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 우리는 이것을 과학적 태도라고 부른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은 지식의 집합체가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자 사고방식이다.”
▶ 이과생으로서 공업수학, 정역학, 동역학, 유체역학등을 좋아한다. 그러나 여름방학을 끝내고 난 지금은 '관계'보다 '고립'이 더 끌린다.
- 다양한 분야에 대한 내용을 한책에 넣은 저자의 능력이 탁월하다고 느꼈고
인간과 세계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고 느꼈다.
- 다만 모든 부분들이 '깨달음을 얻으라' 라는 것에 강하게 집중되는 느낌...이다.
▶ 과학적인 부분을 인간사와 맞물려 이야기한다.
내 생애에는 어떤 떨림과 울림이 있었는지를 생각해봤다.
▶ 강연을 듣고 저자의 팬이 되었다.
그것을 계기로 물리책 여러 권을 집중적으로 읽었었다.
3. "인간은 울림이고 떨림" 이라는 말에 대한 생각은 ?
<죽음 앞둔 최민수가 박상원에 남긴 마지막 말
~ “나 떨고 있냐”. 1995.02.16(목) 방송>
태수 : "우석아..미안하다 여기까지 오게해서"
우석 : "금방..끝날거야"
태수 : "나..떨고 있냐"
우석 : "아니."
태수 : "그게 겁나..내가 겁낼까봐."
우석 : "너..괜찮아."
태수 : "그래."
▶ 자연계에는 공명(공진)현상(resonance)이 있다.
강제진동의 진동수(Forced frequency)와 물체의 고유 진동수(natural frequency)가 일치할 때 진폭이 점점 커지는 현상을 말하며 대표적으로는 미국 타코마 다리 붕괴현상이 있다.
▶ 드러나지 않은 화학제품의 피해가 많다. 세대를 지나면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을 수 있다.
▶ 5G 기술의 경우 한국은 5G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 벨기에 정부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5G의 시험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에서는 중단한 기술이 어떤 나라에서는 아무런 비판을 받지 않고 있고, 더 강화하려 하고 있다.
"저는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전자파 기준이 충족되지 않으면 5G이든 아니든 그러한 기술을 환영할 수 없다. 브뤼셀의 사람들은 우리가 수익을 위해 팔 수 있는 실험 대상이 아닙니다. 어떤 의문도 남겨서는 안된다" - 벨기에 환경장관
vs.
"우리는 현재 점점 더 많은 타워를 세워야 하고 사업자들은 그걸 통해 지구의 어느 곳에서나 5G가 이용 가능하도록 하기를 원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다. 과거에는 논문이 더 많았고, 우려도 더 컸다. 차이점이라고는 사람들이 전화기에 중독된 것 뿐"
- 물티슈는 싼값에 살 수 있게 되었는데 몸에 묻어나는 미세플레스틱 문제가 있다.
▶과학을 얘기할 때 잠재적 위험보다는 혜택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회적 영향 등을 생각해야 한다. 과학에 대한 비판적 사고인 과학철학을 전공하는 교수들이 있어서 반가웠다.
- 전문가 집단 내에서는 그 전문 분야에 대해서 객관적이거나 비판적인 시각을 갖기 힘들다. .... 과학의 권위와 힘이 커질수록 역설적으로 과학철학의 역할은 더욱 요청된다.
과연 과학자와 과학철학자의 생각은 어떻게 같고 다른지,
초월하려는 ‘과학’을 향해 vs. 반성하는 ‘철학’이 어떻게 문제 제기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자.
![]() | 미래는 오지 않는다 - ![]() 전치형.홍성욱 지음/문학과지성사 |
▶그러나 우리 교육은 순응하는 능력, 불의를 보고 참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의심하는 태도는 길러주지 않는다.
▶ 벨기에 는 5G기술이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회사가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압력이 사회에 존재해야 한다.
1.누군가의 죽음으로 너무 슬플 때는 우리 존재가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이며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떠올려 보라는 말에 대해
- 공감한다.
- 공감하기 어렵다.
▶ 공감하기 어렵다.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인데
이 내용만으로는 수용하기 어렵다. 뭔가가 더 필요하다.
▶ 공감하기 어렵다. 저자가 생각하는 원자에 대한 개념과 의미가 나와는 다른 것 같다.
저자는= 원자가 되는 것이 우주의 시작으로 돌아가고 세계의 일부가 되는 것으로 멋지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이 말은 '재료'가 된다는 것으로 다가오며, 따라서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 사피엔스를 읽을 때 남겨 놓았던 메모가 떠올랐다.
“우리가 아는 한, 순수한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삶은 절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류는 목적이나 의도 같은 것 없이 진행되는 눈먼 진화과정의 산물이다. 우리의 행동은 뭔가 신성한 우주적 계획의 일부가 아니다. 내일 아침 지구라는 행성이 터져버린다고 해도 우주는 아마도 보통 때와 다름없이 운행될 것이다. 그 시점에서 우리가 아는 바로는 인간의 주관성을 그리워하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부여하는 가치는 그것이 무엇이든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552~553
▶ 그러나 그것뿐이라면 너무 하는 것 같다.
나쁜 사람들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벌주는 원귀가 되고 싶다.
■ 토론소감, 기억에 남는 한 마디
▶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았다. 재미있는 토론이었다.
▶사유하는 과학자로서 저자의 확장된 생각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관심 있었으나 연결하고 있지 못한 것들에 대해 다리역할을 해주었다. 이 책이 보태져서 증폭될 것이다. 사실 내 평점은 5.0이었다. ㅎㅎ
▶ 다시 읽어보고 싶다.
▶<떨림과 울림>이라는 제목이 더 다가온다.
내것을 크게 보는 시각이었다면 마음은 따뜻하게 주변에 반응하며 미세한 떨림에 더 예민해지고 싶다.
▶ 지난주 조정래 작가 북토크에서 저자의 단호한 결기와 울림을 느꼈다.
나 역시 울림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자한다.
▶생각의 스파크를 경험한 책이었다.
저자가 추천한 책들을 이어 읽으려 한다.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Knocking on Heaven's Door: How Physics and Scientific Thinking Illuminate the Universe and the Modern World (2012년)
![]() |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 ![]() 리사 랜들 지음, 이강영 옮김/사이언스북스 |
그러나 오늘은 물리책을 통해 흥미로운 토론을 해 보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