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22일 줌으로 2009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올리브 키터리지>로 토론했습니다. 방역지침상 여러 명이 만날 수가 없어서 줌으로 토론했습니다.
이번에 읽은 <올리브 키터리지>는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여성을 중심으로 미국 메인 주의 작은 마을 크로스비 사람들의 이야기를 13편의 단편에 담아낸 연작소설입니다.
- 책 읽은 소감을 나누면서 나와 비슷한 면이 느껴졌다, 그래서 재미있기도, 불편하기도 했다는 말씀을 하셨고요,
- 묘사와 심리 , 여과없는 인물의 대사가 돋보인다는 소감도 있었습니다.
- 우리 나이대의 사람의 '성장소설'같다고 느꼈다. 양육에 대해서 자유로워진 순간인데 부모님들 문제로 고민하게 되는 때다. 나와는 먼 일이라고 생각했던 나이듦, 질병, 죽음이 가깝게 느껴지는 때이다. 라는 소감이 있었어요.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는 나이듦, 죽음, 관계의 변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개인적으로는 코로나로 인해 느껴지는 힘겨움에 대해 말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팔, 다리, 가슴에 놓여 있던 모래주머니에서 모래가 조금은 덜어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목차
올리브 키터리지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문학동네 |
올리브 키터리지는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다 이제는 정년퇴임한 여인이다. 거구의 이 여인은 일반적인 의미의 '좋은 사람'은 아니다. 그녀는 '결코 어떤 일에도 사과를 하지 않는' 사람이며, '크로스비 주민 가운데 걸코 우는 모습을 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되는' 사람이고, '극도로 변덕스러운' 사람이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과 연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올리브 키터리지>는 이 퉁명스럽고 무뚝뚝하며 차갑고 강인한 여인 올리브를 축으로 이 마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열세 편의 단편에 실어 전한다. 올리브는 몇몇 단편에서는 극의 중심에 전면적으로 등장하며, 몇몇 단편에서는 조연으로 나타나거나 다른 인물에 의해 잠깐 언급되는 형태로 소설 전편에 걸쳐 등장한다.
올리브 키터리지의 남편 헨리를 주인공으로 한 '약국', 어린 시절 어머니의 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는 삶과 쉽게 융화하지 못하는 케빈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밀물', 더는 예전의 다정함을 찾을 수 없는 아내에게 지쳐가는 빈둥지증후군을 앓는 노인 하먼의 이야기를 담은 '굶주림' 등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약국 / 밀물 / 피아노 연주자 / 작은 기쁨 / 굶주림 / 다른 길 / 겨울 음악회 / 튤립 / 여행 바구니 / 병 속의 배 / 불안 / 범죄자 / 강
[0] 함께 얘기해 보아요~
13편의 작품 중 약국, 굶주림,튤립,불안,강이 인상적이었다고 하시고
같이 나누고 싶다고 올려주신 질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토론 끝났는데도 대답이 탁 떠오르지 않네요. )
● 약국: 56쪽
헨리가 "올리브"라고 부르고 "당신,날 떠나지 않을거지, 그렇지?"라고 할때 헨리와 올리브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
● 굶주림 :172쪽
"나도 그래. 굶주렸지." 올리브가 말했다~ "아니면 왜 내가 눈에 보이는 도넛마다 먹어치우겠어?"
거식증에 걸린 니나에게 올리브가 한 말인 '나도 굶주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튤립 : 284 쪽
'(올리브가)라킨의 집에 갔던 일이 마음속에 퍼지며 가라앉았다. 이 일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을 해야 더러운 진창을 빼낼 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전화할 수 없는 상황 , 여러분이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요?
● 불안 : 378쪽
" 때때로, 지금 같은 때, 올리브는 세상 모든 이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걸 얻기위해 얼마나 분투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필요한 그것은 점점 더 무서워지는 삶의 바다에서 나는 안전하다는 느낌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하단 느낌을 얻기위해 여러분은 무엇을 하려고 하시나요 ? "
● 강: 479쪽
올리브가 내 아들도 나를 미워한다면서 " 같은 일도 아이가 기억하는 것하고 내가 기억하는게 달라요..."라고 합니다 기억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1] 근황, 책 읽은 소감
▶ 단편치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 책의 어떤 내용은 어머니와 전화했을 때 듣는 내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가신 후, 주변에 대한 내용이 더 풍부해지고 다양해지셨다. 그런데 타인에 대해 가차없는 평가를 하시는 것 같고, (딸들끼리도 하는 말이기도 한데) 딸에 대해 말할 때와 며느리에 대해 말할때 기준이 다르시다. ㅎ
▶단편 하나하나가 영화처럼 그려진다.
- 나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괴팍한 면, 자녀에게 강박적인 것이 그렇고 남에게 관심 있지만 정작 친절하지는 않은 것 등이 그렇다. 후속작인 <다시, 올리브>와 작가의 다른 책도 읽고 싶다. ㅎ
▶ 나 역시 읽으면서, 나랑 비슷한 면이 있다고 느꼈고, 그래서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ㅎ ~
▶ 묘사와 심리 , 여과없는 인물의 대사가 인상깊고, 평범한 표현인데 정확하게 표현한다고 느꼈다.
▶ 우리 나이대의 사람의 '성장소설'같다고 느꼈다.
- 양육에 대해서 자유로워진 순간인데 부모님들 문제로 고민하게 되는 때다. 나와는 먼 일이라고 생각했던 나이듦, 질병, 죽음이 가깝게 느껴지는 때이다.
▶ 나 역시 주인공의 나이가 많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관심이 많이 생겨 홧챠에서 드라마도 봤다. 주연배우가 판권을 사서 제작했다고 하는데 소설과 거의 비슷해서 만족스러웠다.
※ 드라마 올리브 키터리지 2014년 ‧ 드라마 ‧ 1시즌 에피소드 4
그런데 한편 바닷가 마을에서 평온하게 살 것 같은데 정신적인 짐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작가가 왜 이런데 관심을 갖는지가 궁금했다.
▶그런 고통이 잘 나와 있는 단편이 <<튤립>>인 것 같다.
한편, 그리스의 비극이 피할 수 없는 상황때문에 한순간에 지옥같은 삶이 된다면 현대는 그와는 좀 다르다.
겉으로 보기에 잘 나가고 문제 없을 것 것 같은 삶에서도 고통이 있다. 올리브의 제자였던 말린의 이야기인 <여행바구니> 가 그런내용이다. 사랑스럽고 행복하고, 남편의 죽음까지도 극복할 수 있을 것같은 말린 보니, 하지만 한순간에 사람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깊은 고통에 빠진다.
이 광경을 지켜보는 올리브는 기분이 묘하다. 질투심? 아니, 남편을 잃은 여인에게 질투를 느끼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느낌. 그래 그런 기분이었다. 통통하고 천성이 친절한 여인이 아이들과 사촌, 친구들에 둘러싸여 소파에 앉아 있다. 그런 여인은 올리브에게는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이다. 올리브는 이감정이 가져오는 낙심을 깨닫는다.
그녀는 오늘 왜 여기에 왔던가? 헨리가 에드 보니의 장례식에꼭 가보라고 했을 것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니, 그녀는 누군가의 깊은 슬픔을 보며 자신의 어두운 마음에 한 줄기 빛이 비쳐들기를 바라며 왔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들로 가득한 오래된 집은그녀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그리고 한 목소리가 다른 목리들 위로 두드러지기 시작한다. p. 310
말린이 무릎에서 한 손을 들어 초록색 꽃무늬 원피스 위에 놓은 각은 파도를드러내 보인다.
"오." 올리브가 말한다.
말린이 몸을 숙이더니 자고 있는 케리의 드러난 목을 만진다.
"이거 중요한 핏줄 아니에요?" 팔린이 묻더니 케리의 목에 대고칼을 눕히며, 심지어 그곳의 희미한 맥박을 슬며시 찌르기까지한다.
"음, 알겠는데, 좀 조심해야겠어." 올리브가 많아서 몸을 앞으로 내민다.
잠시 후, 말린이 한숨을 쉬며 뒤로 물러나 앉는다. "알겠어요.
여기요." 그리고 과도를 올리브에게 건넨다.
"베개가 더 나을 텐데." 올리브가 말한다. "목을 따면 피가 많이 나오잖아."
이윽고 나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별안간 킥킥대는 말린의웃음소리,
"베개는 생각도 못 해봤어요."
"난 베개까지 생각할 만큼 시간이 좀 있었지." 올리브가 말하지만 말린은 귀담아듣지 않는 양 공허하게 고개만 주억거린다.
[2] 인상적인 부분, 토론
▶ 맨 첫 작품이 <약국>인데 주인공인 올리브가 등장하지 않고 남편 중심의 이야기인 것이 의외였다.
▶ 마음대로 조종하려는 엄마에게 벗어나서 과감하게 선택을 하는 딸, 줄리 이야기도 인상깊다.
"나는 키터리지 선생님이 어느 날 했던 그 말이 늘 기억에 남아 있어. 배고픔을 두려워하지 마라. 배고픔을 두려워하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얼간이가 될 뿐이다." 327쪽
▶ 올리브는 다정하게 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준다.
푸우의 말대로 좋은 친구란 내가 불행했을때 위로해주는 사람~인 것같다.
진정한 친구는 애써 지은 미소 속에
가려진 눈물을 본답니다.
▶ 이 이야기들이 메인주가 아닌 SNS가 발달한 도시에서 일어났다면, 이렇게 전개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튤립>>
자기에게 위로 카드를 써준 루이즈 라킨을 만나러 갔다가, 잔인한 험담을 듣고 요양원에 들른 올리브. 주차장에서 주차로 끙끙대다가 자신이 심하게 미워하고 싫어했던 요양원 직원인 메리 블랙웰을 보면서 생각하는 장면인 인상깊다.
내가 저 여자를 무엇이라 생각했던가. 올리브는 생각했다.(그리고 또 생각했다. 나는 나를 무엇이라 생각했던가.)
▶ 결혼식날 며느리 수잔의 물건을 감추고 가져가는 것으로 '복수'하는 올리브 - <작은 기쁨>
- 수잔이 "자신에게 의구심을 갖도록" 그렇게 한다고 한다.
- 자녀가 결혼하여 생긴 자녀의 배우자와의 새로운 관계가 생기고 이미 있던 관계도 변화하는 때이다.
- 인간의 다면적인 면을 잘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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