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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4장 소설 읽기의 장기적 효과(133~138)

by 책이랑 2023. 8. 2.

소설 읽기의 장기적 효과어린 시절 레이먼드는 독서에 집착했다. 그러나 독서가 우리의사고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은 대학원생이 될 때까지도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멘토였던 키스 오틀리 Keith Oatley 교수가 그에게 생각 하나를 심어주었다. 우리는 소설을 읽을 때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경험에 푹 빠져든다. 사회적 상황을 그려보고, 깊고 복잡하게타인과 그들의 경험을 상상한다. 키스 오틀리 교수는 그러므로 소설을 많이 읽으면 책 밖에서도 실제로 타인을 더욱 잘 이해할 수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어쩌면 소설은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우리가 가진 가장 풍성하고 귀중한 형태의 집중)을 키워주는 일종의 공감체육관일지 모른다. 두 사람은 이 문제를 함께 과학적으로 연구해보기로 했다.


이 주제는 연구하기가 까다롭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에게 읽을거리를 준 다음 바로 그들의 공감 능력을 검사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그러나 레이먼드가 보기에 이 기법에는 결함이 있었다. 독서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더 오랜 기간에 걸쳐 우리를 바꿔놓을 것이다. 환각제처럼 삼키면 바로 몇 시간 동안 그 효과를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


레이먼드는 동료들과 함께 독서의 장기적 효과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발한 3단계 실험을 고안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연구실로 이동해 여러 이름으로 된 목록을 보았다. 이름 중 일부는 유명한 소설가였고 일부는 유명한 비소설 작가였으며, 일부는 작가가 아닌 무작위 인물이었다. 참가자들은 먼저 소설가의 이름에 동그라미를 친 다음, 비소설 작가의 이름에 동그라미를 쳤다. 레이먼드는 살면서 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은 소설가의 이름을 더 많이알 거라고 판단했다. 또한 이제 그에게는 비소설을 즐겨 읽는 사람들로 구성된 흥미로운 비교군이 있었다.


레이먼드는 모두에게 두 가지 검사를 실시했다. 그가 처음 사용한 기법은 때때로 자폐를 진단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참가자들은 사람들의 눈 주변을 찍은 사진을 보고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하고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는 타인의 감정 상태를 드러내는 미묘한 신호를 얼마나 잘 읽는지 측정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검사에서 참가자들은 자리에 앉아 실제 상황에 있는 실제 인물들의 영상을 시청했다. 예를 들어 방금 스쿼시를 친 남자 두명이 대회를 나누는 영상을 본 참가자들은 다음 질문에 답해야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누가 시합에서 이겼나요? 두 사람은 어떤 관계인가요? 두 사람은 어떤 감정 상태인가요? 레이먼드와 다른 연구원들은 정답을 알고 있었기에 참가자 중 누가 사회적 신호를 가장 잘 읽고 파악하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실험 결과는 명확했다. 소설을 많이 읽을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냈다. 막대한 영향이었다. 이것은 그저 교육을 잘 받았다는 증거가 아니었다. 비소설 독서는 공간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못했기 때문이다.


레이먼드에게 물었다. 이유가 뭐죠? 그는 독서가 "독특한 의식형태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종이 위의단어를 향해 관심을 바깥으로 돌립니다. 동시에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내면을 향해 엄청난 주의를 받습니다." 눈을 감고 아무거나 상상하려고 애쓰는 행동과는 다르다. "그때 사람들의 관심은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바깥으로 기울었다가, 그 단어의 의미를 향해 내면으로 기우는 것을 오가는 매우 독특한 상태에 있지요."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이다. 특히 소설을 읽을 때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한다. 레이먼드는 그때 우리가 "다양한 인물과 그들의 동기, 목표를 이해하려 애쓰고, 그런 다양한요소를 따라가려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일종의 연습입니다. 그때 아마 사람들은 현실에서 실제 인물을 이해하려 할 때와 똑같은 인지 과정을 사용할 겁니다." 소설을 읽을 때 우리가 다른인물을 어찌나 잘 가장하는지, 현재 가상현실 시뮬레이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기기보다 소설이 훨씬 나을 정도다.


레이먼드는 우리 각자가 오늘날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작은 일부만을 경험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 경험은 소설을 내려놓은 뒤에도사라지지 않는다. 나중에 현실에서 사람을 만나면 그들의 삶을 더욱 잘 상상할 수 있다. 사실 정보를 읽으면 아마 더 박해지겠지만, 이처럼 공감능력이 길러지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수십 가지의 다른 연구가 레이먼드가 발견한 핵심 효과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레이먼드에게 그의 연구에서 드러난 소설의 영향만큼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약물이 개발된다면 어떨지물었다. 그는 말했다. "부작용이 없다면 상당히 인기 있는 약이 될것 같은데요." 

그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공감은 사람이 가진 가장복잡한 형태의 주목이자 가장 소중한 주의력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전 중 다수가 곧 공감 능력의 발전이었다. 다른 인종 집단도 자신들처럼 감정과 능력, 꿈이있다는, 적어도 일부 백인의 깨달음. 그동안 자신들이 여성에게행사한 권력이 불합리하고 심각한 고통을 낳는다는 일부 남성의깨달음. 동성애가 이성애와 다르지 않다는 많은 이성애자의 깨달음. 공감은 발전을 가능케 하고, 인간적인 공감의 폭을 넓힐 때마다 우리는 우주를 조금씩 더 열어젖히게 된다.


그러나 레이먼드가 누구보다 먼저 지적하듯이, 이 결과는 매우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소설 읽기가 오랜 기간에 걸쳐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미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소설 읽기에 더 끌리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그의 연구는 논란과 반박이 많다. 레이먼드는 소설 읽기가 공감 능력을 강화한다는 점과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소설 읽기에끌린다는 점이 둘 다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설 읽기가 실제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단서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한 연구에서 동화책을 많이 읽는 아이(아이보다는 부모의 선택이다)가 타인의 감정을 더 잘 읽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13이 결과는 이야기 경험이 실제로 공감 능력을 확장한다는 것을암시한다.


소설 읽기가 공감력을 강화한다고 믿을 근거가 있다면, 오늘날 소셜미디어처럼 소설을 크게 대체하고 있는 형식이 우리에게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려져 있을까? 레이먼드는 잘난 체하며 소셜미디어를 비웃고 도덕적 공황 상태 (어떤 유해한 요소가 사회의 가치와 안녕을 위협한다는 믿음 때문에 사회 전반이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 - 옮긴이)에 빠지기 쉽지만, 자신은 그러한 사고방식을 어리석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셜미디어에도 장점이 많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설명하는 효과가 종이책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를 모방한 복잡한 서사에 몰입하는 경험과 관련이있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는 긴 텔레비전 시리즈 또한 종이책만큼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가하나 있다. 또 다른 그의 연구는 동화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아이들이 공감 능력이 더 좋지만, 길이가 짧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보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다." 

내가 보기에 이연구 결과는 우리가 소셜미디어에서 목격하는 현상과 일치하는 듯보인다. 토막 난 파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때는 무언가에 오랜시간 집중할 때만큼 공감이 나타나지 않는다.
'레이먼드와 대화를 나누며 생각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노출되는 목소리의 결을 내면화한다. 타인의 내면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이 이야기가 우리의 의식 패턴을 다시 형성한다. 우리는 더욱 통찰력 있고 개방적이고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반면 소설미디어를 장악한 단절된 비명과 분노의파편에 하루에 몇 시간씩 노출되면 우리의 사고 역시 그렇게 될것이다. 내면의 목소리는 더 상스럽고 시끄리워질 것이며, 부드럽고 온화한 생각에 전만큼 귀 기울이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사용하는 기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의식이 그 기술의 모습으로 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레이먼드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기 전에, 소설 읽기가 인간의 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왜 그렇게 긴 시간을 들여 연구했는지 물었다. 이 질문을 하기 전까지 그는 자기 연구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는 데이터 걱geck 이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할 때는 그의 얼굴에서 딱딱함이 사라졌다. "우리는 모두 파국적 종말로 향하고 있는물과 진흙으로 된 행성에 살고 있잖아요. 이 문제들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어요." 그가 말했다. "이게 제가 공감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예요."

 

소설을 많이 읽을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냈다. 막대한 영향이었다. 이것은 그저 교육을 잘 받았다는 증거가 아니었다 사회를 모방한 복잡한 서사에 몰입하는 경험
소셜미디어에서 목격하는 현상과 일치하는 듯보인다. 토막 난 파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때는 무언가에 

"우리는 모두 파국적 종말로 향하고 있는 물과 진흙으로 된 행성에 살고 있잖아요. 이 문제들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어요." 그가 말했다. "이게 제가 공감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예요.

"오랜시간 집중할 때만큼 공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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