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 금요일 7시 폭포책방에서 이진숙 연출가님께 낭독강의를 들었습니다. 서문수 회원들과 논골도서관 활동가님들이 함께 들었습니다. 작년말 서문수의 계획흘 세우면서 내년에는 낭독을 좀 배워보자고 했었지요. 그래서 올 봄에는 희곡낭독을 해보았어요. 그리고 낭독강의를 위해 낭독동아리를 하시는 어떤 분께 <북텔러리스트>책을 추천 받았고, 마.침.내. 저자이신 이진숙 선생님을 강사로 모시게 되었습니다.와~~~~~
ㅎㅎ
이날의 강의는 '말'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설명하시면서 곧 "말에는 '몸이 있다'" 라는 내용이 나오게 되었고
그 내용을 좀더 자체히 풀어 설명하며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낭독을 생각하면 말의 소리를 어떻게 내느냐에만 생각이 집중되기 쉽지만
낭독은=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말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이었어요.
말을 할때는 그 말에 어울리는 소리뿐 아니라
표정,호흡,억양,속도,몸의 자세, 행동이 함께 전해집니다.
인간은 말하면서 그 모든 요소들이 동시에 구현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가 닿기 위해 소리뿐이 아닌 온갖 요소들을
말에 쏟아붓는다고도 할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말할 때는 그렇다고 쳐도
낭독을 할 때 이 많은 요소를 어떻게 동시에+그리고 잘 구현하지?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에 몸에는 눈앞에 보여는 대상과 동기화를 할 수 있는
'거울신경'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원격접속을 통해 고객센터의 상담원의 단말기와 고객의 단말기가 동기화 되는 것처럼
거울신경이라는 창치가 장착되어 있어 두 대상의 감각의 동기화가 엄청나게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낭독을 할 때 어떤 소리, 어떤 억양? 속도? .하나 하나를 조정하려 하기보다는
텍스트의 화자에게 일어나는 감각을 떠올려 그 감각이 내몸에 재현되게 하는 것이
몇십배 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됩니다.
그 상태에서 말하기를 시도하면 다른 요소들이 쭉 딸려오게 되니까요.
북텔러리스트의 초기멤버들이 한 텍스트를 붙잡고 몇시간씩 씨름한 것도
그런 감각이 재현되는 과정이 일어나게 하느라 애썼던 것이겠지요.
"낭독에는 몸이 있다."는 말 외에 또 인상깊었던 것은 말하기에서의 '대상'이 있음과 그 중요성이었고요
주고 받고 다시 주고 받는 과정으로서의 말하기 였습니다.
너무도 연약한 존재인 인간이 생존전략으로서 택한 것은 무리의 힘을 갖추는 것이었고
개체가 무리로서의 힘을 갖추기 위해 발달해온 것이 언어입니다.
그래서 모든 말하기는 연애하는 남녀 사이의 말하기와 비슷한
'대상에 대한' 적극적인 활동이고
말하기는 단순히 소리내기라는 사건이 아니라
말을 건네고, 상대의 반응을 살피고, 그 반응까지 내가 수용하는
연속되는 흐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jyp가 맨날 케이팝스타 참가자들에게 맨날 "제발 말하듯이 노래하라"고 했었는데요,
그 말하둣이 노래하기가 사실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어려우면서도 쉬운 일이었네요.
다음 시간에는 자신이 가장 낭독하고 싶은 텍스트를 가져와서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강의 첫머리가 "~란 무엇인가"로 시작되면 언제나 참 좋은 강의였던 것 같습니다.
다음번 강의를 즐겁게 기다리며 강의 정리를 마칩니다.~
공감 낭독자 - 북텔러리스트 지음/샨티 |
말에는 몸이 있다
"말에는 몸이 있다"는 말이 무척 난해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 보자. 말을 하는 우리는 모두 '몸'을 가지고 있다. 즉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을 음미하는다섯 개의 감각으로 세상과 만나는 존재라는 뜻이다. 그래서 인간은 몸의 감각으로 지금 나에게 벌어지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내 안에 생각을 일으키면서 감정을 느끼게 되며, 그 결과로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어떤 충동이 일어나 그것들을 다시 밖으로 표현하게 된다. 그 표현이 입을 통해 나오면, 그것이 말이다. 그 과정에서 의미의 전달뿐 아니라 얼굴의 표정, 소리의 호흡, 억양, 속도 등이 형성되고 동시에 몸의 자세, 행동, 기타 등등 수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말을 완성한다.
그래서 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이 다정한지, 놀리는 건지, 화내는 건지, 웃는지, 우는지, 누워 있는지, 달리는지 다알 수 있다. 그래서 듣는 사람은 말의 기호적 의미를 이해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이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하고 싶은 그 모두를 교감하게 된다. 심지어는 말하는 사람이 현실의 내 눈앞에 있지 않고 말소리만 듣고 있는데도 말이다.
또한 말에는 반드시 대상이 있다. 말하는 '나'의 몸이 있고, 듣는 '너'의 몸이 있다. 애초에 말이 '집단 생활을 위한소통'이라는 생존 전략을 목적으로 진화했기 때문에, '너'가없으면 사람은 말할 이유를 갖지 못한다. 혼잣말도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대상으로 하며, 대상이 없는 말은 이유도 목적도 없는 공허한 말이 되어버린다. 나는 이런 말을 '미친 말'이라고 놀리곤 한다. 혼자 미쳐 달리지 말라고, 듣는 사람을 함께태우고 달리라고 그런데 낭독은 그 대상을 적극적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너'라는 존재를 느끼기 어려워져 말을 할 때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본능이 작동되지 않게 되고, 따라서기계적이고 의무적인 '소리'만 남게 된다.
북텔러리스트 pp.38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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