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믜리도 괴리도 업시
성석제 소설집.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집필한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책이자,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작가 성석제는 성실한 농부처럼 끊임없이 소설을 써왔다. 문학동네는 성석제 신작 소설집 『믜리도 괴리도 업시』와 더불어 성석제의 초기 단편들을 가려 뽑은 성석제 걸작 단편선집 『첫사랑』을 동시에 출간한다.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하는 그 화려한 입담과 세상만물에 입과 사연을 만들어주는 솜씨는 여전하되, 그의 신작 소설은 동성애, 간첩 조작 사건, 멘토, 스마트폰 중독 등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뜨거운 현실을 끌어안고 더 가까이서 독자들을 매혹한다.
![]() | 믜리도 괴리도 업시 - ![]() 성석제 지음/문학동네 |
[1] 어른 없는 사회
![]() | 어른 없는 사회 -
이제 내가 하면 됩니다. 할머니가 짐을 들고 전철을 타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벌떡 일어서서 “그 짐, 이리 주세요” 하며 서로 짐을 들려고 하는 풍경을 만들자는 게 아닙니다. 그냥 한 사람만 있으면 됩니다. 할머니가 짐을 들고 타는 것을 모두가 멀뚱히 쳐다보고 있을 때, 그 중 한 명이 ‘음, 내가 가장 가까이 있는 건가’ 하면서 벌떡 일어나 “그 짐 이리 주세요. 제가 들어 드릴게요” 하고 말하면 그걸 본 주위 사람들은 마음을 놓는, 그 정도면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른이란 무엇인지를 교육하려면 그 정도의 사람만 있어도 됩니다. 전철 한 칸에 두어 사람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
현대사회 아이와 약자들이 처한 위기의 매카니즘을 분석하고
개별화된 개인이 서로 돕는 공동체를 만들어 위기를 헤쳐나갈 것을 역설합니다.
국내에 번역된 저서로는
▶'스승은 없다'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 - 밥을 나누는 약자들의 생존술에서 배우다.
▶일본변경론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 교양인을 위한 구조주의 강의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 마르크스에게서 20대의 열정을 배우다 등이 있습니다.
[2] 동네 걷기 동네 계획
지금까지 이야기되어 온 도시라는 거대 담론이 아닌, '동네'라는 일상을 이야기한다. 특히 동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30대, 40대 전업주부들의 보행행태와 동선을 GPS로 추적해 얻은 일상생활 보행데이터를 구축하여 막연하게 비판해오던 도시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견해들을 바로잡고 새로운 동네 설계로 연계한다.
![]() | 동네 걷기 동네 계획 - ![]() 박소현.최이명.서한림 지음/공간서가 |
우리가 늘 그렇게 최단거리로 종종걸음을 택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때로 기꺼이 조금 돌아가는 길을 선택할 때도 있고, 길을 가다 만난 누군가와 안부를 나누기 위해 멈추어 서기도 한다. 동네 걷기는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 또 다른 이유와 의미를 함께 갖는다."- 동네 길, 돌아가기와 머무르기
서울의 경우, 주거밀도, 혼합용도, 대중교통서비스 수준 등 소위 보행환경에 필요한 기반이 미국의 용도분리 도시들보다 월등히 높다. 비교의 한 단면으로 여길 수 있는 우리 연구의 결과, 즉, 서울 가회, 상계의 주부가 하루 평균 2.69km(약 39분) 걷는데, 시애틀의 한국계 주부가 하루 평균 400m(약 6분)을 동네에서 걷는다는 이 결과로도 극명한 차이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식의 흐름 방향은 여전히 북미에서 우리에게로 수입되는 일방적인 형국이다. 이게 불편하다. - 나오는 글
조한혜정교수의 추천의 글
http://chohanlab.net/?mid=theory_and_practice_writing&document_srl=257167
[3]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문명이 발달하기 이전 인간들은 필요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이 불가능해졌다. 오늘날 욕구 충족은 ‘상품의 소비’로만 가능하다. 상품이 인간에게 욕구를 만들어주고 필요를 강요하는 꼴이라서 ‘필요’와 ‘욕구’는 늘 충족되지 못한 상태에 있다. 새로운 필요와 욕구를 기업이 끊임없이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과거의 ‘동사적 삶’은 오늘날에 ‘명사적 삶’으로 바뀌었다. ‘배우다'가 ‘교육’으로, ‘낫는다’가 ‘건강 관리’로, ‘움직이다’가 ‘교통’으로 ‘놀다’가 텔레비전’ 등으로.
스스로 깨우치거나 서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것도 교육전문가나 교육공학자들의 전유물이 되었고놀이까지도 놀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지극히 하찮은 것들까지 의료 전문가의 손을 빌어야 하는 형국이 되었다. ... 결국 인간을 위한 상품, 인간을 위한 전문가가 아니라 그들 모두는 인간 능력의 약탈자였던 것이다.
![]() |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 이반 일리치 지음, 허택 옮김/느린걸음 145쪽 |
인간 조건에 대한 깊은 통찰 위에서 성장주의에 빠진 현대 문명과 자본주의 사회를 뿌리부터 비판하는 책들로 사회, 경제, 역사, 철학, 언어, 여성문제 등 서구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통찰을 남겼다.
『그림자 노동』 『학교 없는 사회』 『공생공락을 위한 도구』 『에너지와 형평성』 『의료의 한계』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H20와 망각의 강』 『ABC, 민중의 마음이 문자가 되다』 『글월의 포도밭에서?위그의 ‘디다스칼리콘’주해』 『성별』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 등이 있다.
[4] 노오력의 배신
지금 한국의 대다수 청년들은 노력과 노오력이 다르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노력'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개인의 의지라면, 노오력은 도달하기 힘든 목표를 초과달성하기 위해 합법과 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용 자원 이상의 것들을 쏟아부으라는 사회의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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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이 책에서 청년들이 조용하고 무기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의 뜨거운 목소리를 직접 전하는 방식으로 분명하게 밝힌다. 과거처럼 깃발을 들고 거리에 나오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깊이 그리고 정확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있으며,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례로 ‘노답 사회’라는 말은 적당한 해법으로는 한국 사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한국 정치와 기성세대 및 조직은 문제 해결 능력도 의사도 없음을 간파한 단어이며(「사회로부터 멀어지는 청년들」 참조), 이런 상황에서도 청년들은 해방구이자 놀이터, 일터, 삶터가 되는 공간들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본문 211~214면 참조). 거대한 물밑에서 다른 어느 때보다, 다른 어떤 사회보다 더 과격하게 부글부글 끓고 있는 청년들의 마음을 확인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고자 한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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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찾은 결론은 분명하다. 청년문제를 청년만의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한국 사회의 기본 설계에 대한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국가와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한 질문은 접어둔 채, 경제성장을 위해 무성찰적으로 질주”해왔음을 인정하고, 그 결과로서 오늘날의 청년문제가 비롯되었음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미이다.
![]() | 노오력의 배신 - 청년을 거부하는 국가 사회를 거부하는 청년 조한혜정.엄기호 외 지음/창비 |
![]() | 사회를 바꾸려면 - ![]() 오구마 에이지 지음, 전형배 옮김/동아시아 |
제1장 우리 사회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제2장 사회운동의 변천
제3장 민주주의란?
제4장 근대 자유민주주의와 그 한계
제5장 또 다른 세계를 향한 사색
제6장 일본 사회문제의 상징, 원자력발전
제7장 전후 일본의 사회운동
제8장 사회를 바꾸려면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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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학당 의 사회과학책 읽기 내용 참고
도서 |
<나와 너의 사회과학>(우석훈) |
<사회학의 쓸모>(지그문트 바우만) |
<단속사회>(엄기호) |
<전문가들의 사회>(이반 일리치 외) |
<국가란 무엇인가>(유시민) |
<사회를 바꾸려면>(오구마 에이지) |
![]() | 나와 너의 사회과학 - ![]() 우석훈 지음/김영사 |
![]() | 사회학의 쓸모 - ![]() 지그문트 바우만.미켈 H. 야콥슨.키스 테스터 지음, 노명우 옮김/서해문집 무엇보다 사회학자는 자신을 과학이라는 세계의 가치중립적인 기술자가 아니라, 자신 또한 세계에 관여하는 행위의 주체임을 인정해야 한다. 바우만은 무엇보다 우리가 온전히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사회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이 펼쳐지는 동시대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회학의 책무이며, 나아가 사회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인간의 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키려는 포부를 품고 있다. 그렇기에 바우만은 인간 경험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깨어있음'을 통해, 우리의 일상생활 속 상식을 의문시하라고 호소한다. 구체적인 사람들의 경험으로 이뤄진 '당대'에 천착한 설명을 내놓을 수 있을 때, 사회학은 쓸모 있다. 반면 그저 정보를 제공하고 권력에 기꺼이 팔려갈 때, 사회학은 쓸모없는 것이 된다. 그리고 세상의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 속에서 그들 자신의 삶을 바꿔내는 데 도구가 될 수 있다면 사회학은 뭔가 해낸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회학의 궁극적 목표이며, 사회학의 쓸모란 결국 이런 것이라고 바우만은 말하고 있다. |
![]() | 전문가들의 사회 - ![]() 이반 일리치 외 지음, 신수열 옮김/사월의책 |
![]() |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 ![]() 우치다 타츠루 지음, 이경덕 옮김/갈라파고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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