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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토론후기

by 책이랑 2017. 3. 10.

저는 이 책 <동물농장>을 작년에서야 처음 읽었고, 이번에 두번째 읽었습니다. 미국에서 이 책이 반공서적으로 널리 읽혔으며, 그런 미국의 지원을 받아, 그때 당시 갓 정부를 수립한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동물농장>을 영어가 아닌 언어로 번역했다는데도요. 과서를 얼마나 잘 외우는지를 기준으로 대학에 입학하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에 대한 기초교양이 없어도 대학을 졸업 할수 있기 때문에 이책을 읽지 않고 지금까지 있을 수 있었던 거겠지요?

삼십년전에 읽었어야 할 책을 이제야 읽으면서 아, 그럼 메이저는 마르크스, 나폴레옹은 스탈린 , 복서는 프롤레타리아 노동자, 스퀼러는 공산당기관지 프라우다..풍차는 경제개발5개년계획인거구나......국어참고서를 읽둣이  실제 사건과 소설속 내용을 대조를 해가며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든 의문과 이에 대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부당함이 이렇게 차고 넘치는데도 사람들은 왜 가만히 있게 될까?
그렇다면 언제 사람들은 나서게 되는 걸까?
 
- 공포심이 반항을 가로막는다. 그러나 뭉치면 강하다.

'동물혁명' 후  정한 7계명이 차례차례 무너지고 있는데도 말 도살장에 끌려갈 때까지 아무 의문도 제기하지 안고, 죽어라 일만 하는 복서 진짜로 복장을 터지게 하는 인물이었죠. 고구마 만개는 먹은 듯한 답답함입니다. 하지만 우리 토론에서 나온 말대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복서같이 살아왔죠. 비정규직. 양극화. 우리의 헌법이 동물 7계명이라면 선언되었을 뿐 지켜지지 않았다는건 동물농장과 똑같았는데요. 작년 11월 촛불집회 전까지 모른척, 아닌척 했었어요.


부당함이 이렇게 차고 넘치는데도 사람들은 왜 가만히 있게 될까? 언제 사람들은 나서게 되는 걸까? 의문이 들었어요. 여러가지 말중에 와 닿은 것은 "공포"였습니다. 사람들은 공포가 지속되면 그걸 오히려 존경, 숭배로 바꾸어 내면화하게 된다는 말이 있었어요. 그래서 책 내용중에도 뒷부분에  나폴레옹이 Pinchfield(핀치필드: 독일) 농장주인 Frederick(프레데릭)과 Foxwood(폭스우드: 영국)의 농장주인 Pilkington(필킹톤)과 비밀 거래를 하다가 이들로부터 배신당하고 되어 수많은 동물들이 죽고 다치고 풍차마저 완전히 파괴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그들은 "나폴레옹 동무의 지도로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다"는 식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이 군대,경찰 등을 무력을 소유하고 있고,  자본가들이 먹고 살기에 대한 권력을 쥐고 있죠. 그런 권력이 없는 사람들은 권력을 쥔사람에게 저항할 경우 직접 죽임을 당하는 공포, 굶어서 결국 죽는데 대한 공포가 있겠지요. 그러니 "저항하면 죽지만, 저항 안해도 죽는다"라는 선에 갈때까지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러면 작년의 촛불집회는 어떻게 시작이 가능했을까. 어떤 사람은 2008년 소고기 집회 때부터 쌓였던 민심이 세월호 사건까지 차곡차곡 쌓이다가 그동안의 모든 소문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이르러 폭발했기에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위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이것 역시 광장에 나오는 것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나도 못참겠지만 내옆에 사람도 이건 못참고 있구나. 다같이 나가자. 

우리가 빵과 장미 토론을 했을 때, 약자와 강자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는데...우리는 노동자가 약자이고 자본가는 강자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노동자는 자본가를 먹여살리고 있는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지요. 오히려 강자라고요. 빵과 장미의 로사 엄마가 말했듯이  소리가 없으면 이윤도 없고.  기계는 혼자 돌아가지 않기에 공장이 소음을 내지 않으면 주머니 속에서 돈이 짤랑거리지 않는다는 걸  자본가들도 잘 알고 있지요. (빵과 장미 p.179)  "

하지만 노동자가  개인으로 있으면 어디까지나 약자인 것이기에  노동자가 뭉칠거라 생각하기 전까지는 약자로 남아 있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아주  여러번 학습되어서 다음번에 일이 시작되기 전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생각이 저절로 날때까지는 계속 반복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오리오니가 쓴 <으뜸헤엄이> 에서 처럼 작은 물고기들이 합쳐서 큰물고기를 만들어 적을 물리치는 것 처럼요. 작은 물고기들이 생존할 수 있는 방식은 이것밖에 없는 데, 이걸 자꾸 잊어버립니다.


2. 복서의  삶을 어떻게 평가 할 것인가?- 무엇이든 구조를 알아야 한다.

노예처럼 이용당하기만 하고 도살장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복서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중에 노예처럼 일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고 하지만  그의 행동이 과연 무가치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는 말이 나왔었지요. 자기나름의 성취감이 있지 않았을까? 라는 말도 있었고요  

그 말에 대해서 든 생각은 " 무엇이든 구조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학습법에 보면 메타인지를  강조합니다. 내가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아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거죠. 인생이라는 걸 예로 들면 인생은 생노병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사람은 반드시 죽는거라면, 그래서 나도 반드시 죽는 걸 분명히 안다면 어떤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살것인가가 정해지고  그 가치를 따라 행동할 때 후회를 줄일 수 있다는 거겠죠.. 토론시간에 말이 나왔던 생활의 달인들도 모두 일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이일을 잘 할 수 있을지 궁리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다만 그 궁리를 눈앞에 하는 하는 일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체", 과정으로까지 범위를 넓혀야 하는 것이겠지요.


3.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것은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우리나라는 일제로부터 해방이 되었다.


전쟁이후에도 타국의 지배를 벗어나지 못한 나라가 있었으며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저항하지 않으면 벤자민이 복서를 잃었듯이 

희생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4. 공동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소중하게 나눠주신 황경희 선생님의 경험도 이런 생각의 직접적인 본보기로 와닸았어요.

우리 모두가  '공동체'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나서야만 하고 오히려 평범한 주민만이 나선다는 것 역시 토론자리에  나왔기에 듣게 된 말이었어요.



5. 오웰의 리스트 - 오웰은 변절자인가? 
자료를 읽다가 오웰이 말년에  1949년 3월,  영국첩보기관인 ML6 노동당 정부에게 가 정보검색부 등을 통해서 친공(친소)적인 영어권 작가들에 대한 리스트를 한때 청혼했던 여성인 실리아 커원(Celia Kirwan)에게 넘긴 적이 있다는 것이지요. 
"윤동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던 마광수 교수가 윤동주도 "요절하지 않았다면 변절했을지도 모른다"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서 충격이었어요. 토론이 끝난 후 찾아보니 마광수 교수는 문학적인 성과를 기준삼아야 하는데, 패거리를 짓는 것으로 권력을 나눠가지는 한국문단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는 것이네요. 일제시대의 많은 문학가들을 연구하면서 일제시대 말기, 또 문학가의 중년, 말년에는 구역질 날만한 행동을 하는 것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다시 찬찬히 찾아보니 오웰의 리스트는  스페인 내전을 통하여 스탈린주의자들의 행태를 속속들이 알게 된 오웰이 공산전체주의는 파시즘과 같은 인류의 敵(적)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리스트는 대단한 살생부라기보다는 "이들은 친소인사이므로 대소련 선전을 위해 원고청탁이나 방송을 맡기기엔 부적합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마광수 교수의 말대로 문학가의 문학적성과와 그의 행태를 분리할 필요성과 함께  사람이 40대가 되면 (몸에 힘이 빠지면서 공포심에 사로잡혀) 젊을 때의 가진 신념을 헌신짝처럼 버린다는 것을 명심하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 하지만 사람을 또 믿으면 안된다는 (아이러니한) 말도 생각이 났습니다.

마지막에 토론소감을 나눌 때  언제나 "같이 읽고 토론을 했기에 이해가 더 깊어졌다. 토론을 안했더라면 모르고 미처 생각못했을 내용이 많았다"  라는 말이 빠지지 않지요. 이번 토론 역시 그랬지요. 그러면서 토론은 "함께 생각하기"이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나혼자 생각할때는 평면으로 보였는데 다른 쪽에서 보니까 나에게 안보이던 이쪽면도 보이고 저쪽면도 보여서 그게 입체라는 걸 알게 되는 것이 토론인거구나 라는 생각이었어요. 그야말로 입체적 사고를 할 수 있는게 토론인 거구나. ㅎ




















그래서 다음번 "호모쿵푸스"도 열심히 읽고, 재미있게 토론해보자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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