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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학교로, 그리고 학교에서 마을로

by 책이랑 2017. 5. 9.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삶을 익히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는 역군

 결과 한국은 과다 경쟁과 과잉 학력 사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시장에 필요한 대졸 인력은 30퍼센트밖에 되지 않습

 어떻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긴 삶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아무데서도 배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제대로 먹고사는 안정된 삶을 살지 못할까봐 불안해하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인간은 독립된 개인으로 월급을 받고 소비만 하면서 살 수 없습니다. 인간은 서로 도우는  집단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서로 지혜를 나누고 협동하며 살아왔기에 만물의 영장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이긴 자만이 살아남은 ‘승자독식 사회

그래서 어떻게 하면 사회적, 협동적 존재로의 회복이 가능할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때까지 해왔던 상식적인 전제들을 향해 새롭게 질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항상 풍성한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저는 요즘 “결핍이 축복이다”고 말합니다. 나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를 찾고 관계를 맺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결핍이 없으면 문제 해결을 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의 경험이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능력들을 키워주는데 말입니다. 지금과 같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에서 어려서부터 과도한 관심과 풍요 속에 자란 아이는 사실 잘 자라기가 어렵습니다. 온실 속에서 자라면서 점점 자신감이 없는 존재로 성장하지요. 부족하기 때문에 어울리게 되는 아이들, 스스로의 힘을 키우게 되는  아이의 미래가 훨씬 밝을 것입니다. 특히 타인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기 힘든 오늘날의 입시 교육 위주의 학교에서는 더더욱 아이들이 잘 자라기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가정에서 학교로, 그리고 학교에서 마을로”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지금은 마을이 아이들을 키울 때’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바로 지나치게 아이들을 사육하는 ‘부모와 시장’으로부터 아이들을 자유롭게 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제 가정도 학교도 아이들을 키워내지 못합니다. 멋진 아파트도, 고액의 입시학원도, 보험도 아이들의 삶에 핵심이 아닙니다. 관계를 맺어가는 소통 능력, 신뢰하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런 사고방식의 전환은 단순한 전환이 아니라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과 같은 근본적인 변화입니다. 화폐 경제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회적 경제라든가 상부상조하는 구조의 새로운 관계망을 맺을 때 우리는 비로소 나비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나아지는 게 아니고 전혀 다른 차원의 존재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천천히 생각하고 기다릴 줄 아는 여유, 그리고 지속적인 관계와 그것을 함께 이루어나갈 멈추어 있는 장소가 필요합니다. 



출처: http://myreading2016.tistory.com/20 [독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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