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상응의 도를 연마하는 요가행자에게서 불교의 교법, 즉 방편의 언어들을 다루는 노련한 장인의 솜씨를 발견할 수 있다. 이들에게
성인의 교법은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진실한 가르침이므로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방편이기 때문에 언젠가 버려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관 요가는 바로 그 두 가지 진실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말에 의지해서 말을 버리는’ 수행법이다. 요가행자들은 이름과 그 의미의 본성에 대한 통찰, 즉 ‘모든 말의 의미는 오직 관념적 산물(=영상)’이라는 언어철학적 통찰을 시종일관 밀고나감으로써, 교법에 대한 명상을 결국 모든 교법의 언어 자체와 그에 의해 알려지는 의미의 세계를 모두 해체하고 제거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만들었다.
봉사와 헌신이라는 보살의 기본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도
고원한 철학적 명상을 통해 궁극의 진리에 도달하는 유식학파의 지관 수행은 불교의 역사에서도 단연 빛나는 대목이다. 불교의 명맥은 문자에 의지하지 않는 강렬한 선(禪)적 역동성에 의해 이어지기도 하지만, 이처럼 철학의 난해한 근본 문제들에 대한 지적 탐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철학적 진지함에 의해서도 방호되고 계승된다. 불교가 외도들의 정교한 사유 체계에 맞서 오늘날까지 여전히 철학이자 종교로서 존중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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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백진순] ■ 유식학파에서 요가의 의미와 목적
유식학파에서 요가의 의미와 목적 - 해심밀경「분별유가품」을 중심으로 - 백 진순(연세대 철학연구소 연구원) ▒ 목 차 ▒ Ⅰ. 들어가는 말 Ⅱ. 광의의 요가: 상응(相應) 1. 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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