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에 토론을 시작했습니다.맨처음으로 작품을 읽은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모든 참여자가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엄청나게 강렬한데 대해 놀랐다고 했고요, 부담스러웠다, 이렇게까지 강렬한 이유가 궁금했다는 말씀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알제리 전쟁, 연합군의 독일여성강간 등 일어났다는 것 자체를 인정받지 못한 많은 참상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개인적으로 실비 제르맹이 참상을 겪은 사람들의 고통을 말하게 하고, 고통에서 풀려나게 하려는 큰 무당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통을 정면으로 다룸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우리역사에서 역시 한국전쟁 중의 남한과 북한에 의해 저질러 졌던 보복학살, 미군의 민간인학살, 4.3 제주 민간인 학살 등, 발생했다는 것 조차 언급되지 않는 참상이 아직 많다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인상깊은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봄부터 지금까지 환상문학으로 분류되는 작품들을 세번에 걸쳐 토론했는데요, 환상문학의 파워에 대해서 실감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는 젊은 작가상 수상집으로 토론하기로 하였고요,
모든 작품을 다 토론하기 어려우니 앞의 두 작품을 토론하기로 했습니다.
추워지는 날씨 속에 따뜻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음번 토론은 11월 15일(월) 저녁 7시입니다~.♥
목차
[1] <호박색 밤> 작품소개
(1) 작품의 역사적 배경 - 알제리 학살
작품속에서 알제리 전쟁을 제대로 경험한 사람은 '애끓는 심정'이다.
다음은 애끓는 심정이 참전한 알제리 독립전쟁 관련 기사이다.
1945년 5월은 알제리인들에게 해방의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학살의 나날들이었다. 반면 1945년 5월 프랑스는 반파시즘 전쟁의 승리를 축하하며 몸으로 춤을 만들었지만 동시에 식민지에서 해방 요구를 짓밟으며 피로 강을 만들었다. 나치즘의 만행에 서구 세계는 치를 떨었지만, 그 ‘해방’의 날에 자행된 연합국의 일원 프랑스의 세디프 학살은 프랑스인들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인들의 기억에도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1962년까지 지속된 알제리의 민족해방 투쟁에서 서독과 미국 등은 프랑스를 지원했고 식민지인들의 고통에는 어떤 관심도 갖지 않았다.
피해 여성들은 자신의 폭력 경험을 말하지 못한 채 전후 전범국가 독일의 ‘정상화’를 위해 ‘사적 불행’으로 여기며 감내해야 했다.
이 피해 여성들에게 1945년 5월8일이 ‘해방’이 아니었음은 당연하다. ‘해방군’에게 당한 폭력 경험은 그 ‘해방’의 더 큰 역사적 의미에 묻혀 갈 곳을 잃었다. 아울러 그것은 자칫 극우 정치집단의 선전 이데올로기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에 역사가나 정치가들에게도 사실상 금기 사항이었다. 동독 지역은 소련의 지배가 관철되었고 서독 지역은 미국의 영향이 압도적이었기에 동·서독 양쪽에서 모두 잊힌 역사가 되었다.
■ 관련도서: 알제리전쟁 1954~1962
“프랑스는 알제리인이 프랑스인이라 했지만, 알제리인은 아니라고 거부했다. 타자가 아니라는데, 왜 계속 ’너는 나다’는 동일성을 강요하는가?” 이 책을 관통하는 질문이다. 프랑스와 알제리의 지식인과 민중들이 현실과 당위, 이익과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한 알제리전쟁에 어떻게 대처했는가를 보여준다. 서구 식민주의와 제국주의를 결산한 사건인 알제리전쟁의 배경과 전개과정을 세밀하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이 전쟁을 둘러싼 서방과 제3세계의 지식인과 민중의 정신적 심연을 파헤친다.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816238.html
나무위키 알제리 전쟁
(2) in 알라딘
호박색 밤을 비롯해 이 소설에 등장하는 기이하고도 원초적인 인물들은 어린 시절에 겪은 배신을 비롯해 삶과 역사가 가해온 상처, 잃어버린 낙원에 대한 그리움에 사로잡혀 산산조각이 나 있다. 그들은 현대사회에 고분고분하게 적응하여 개성을 상실한 인간 군상이 아니라, 마치 신화의 신들처럼 감정의 극을 향해 치달리다 파멸하는 비극적인 인간들이기도 하다.(옮긴이의 말)
아들의 죽음을 목도한 폴린이 내지르는 절규로 시작되는 『호박색 밤』을 두고 문학평론가이자 『밤의 책』의 역자인 김화영은 옮긴이의 말을 통해 “실비 제르맹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바로 원초적 외침(절규)의 다양한 변형”이고, 결국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참화의 고통과 비탄을 이기지 못하여 토해내는 절규”이자 “누대에 걸친 악과 고통의 진원”이라고 설명했다. 제르맹은 『호박색 밤』의 제사題辭로 프랑스 시인 에드몽 자베스의 말(“이 문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 한 책의 책장이 넘겨지고 있다. / 이 책의 줄거리는 무엇인가? / 어떤 절규에 대한 인식.”)을 인용하기도 했다. 소설 속에 알제리전쟁부터 프랑스 68혁명을 묘사하며 망각 속 역사를 복원해내고 침묵 속 이름들을 되살려내려는 시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3) < 호박샘 밤>표지들
갈리마르 출판사의 블랑슈컬렉션으로 출판된 <호박색 밤>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통과한 책만을 출판하는 폴리오 시리즈의 <호박색 밤>
Nuit D Ambre (Folio) Pocket Book – September 1, 1989
프랑스인에게 폴리오 컬렉션이 갖는 의미는 크다. 매년 발행되는 수많은 책 중 갈리마르의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통과한 작품만 수록되기 때문이다. 보통 블랑슈 컬렉션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책을 폴리오 컬렉션으로 펴내는데, 많은 프랑스인들이 이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거나 주머니에 꽂고 다닌다. 작고 가볍고 평균 6-7유로 선으로 가격도 저렴한 이 문고본이 프랑스 문학의 대중화에 기여했음은 의심할 것 없는 사실이다. https://brunch.co.kr/@vivre-sa-vie/11
[2] 작가: 실비 제르맹
Sylvie Germain은 현대 프랑스 소설가, 수필가 및 극작가이다. 1970년대에 Sylvie Germain은 그녀가 존경하는 교수인 Emmanuel Lévinas에게 철학을 공부했다. 그의 석사 논문의 촛점은 기독교 신비주의의 금욕주의 개념이었고, 그의 박사 논문은 인간의 얼굴에 관한 것이다.
이때 그녀는 이야기와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어 동방 국가를 여행하며 체코슬로바키아와 사랑에 빠졌다. 프랑스로 돌아와 문화부에서 일하면서 작가인 Roger Grenier에게 원고를 보냈다. 그는 그녀가 글을 쓸것을 격려했고 그녀는 그의 조언을 따랐다. 1984년에 6개의 문학상을 수상한 700페이지 분량의 장편 소설 "밤의 책Le Livre des Nuits"을 출판했습니다.
1986년 첫 소설의 성공에 이어 프라하로 이주하여 프랑스 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다. 프라하의 해는 1989년 "분노의 날"의 집필 및 출판을 위한 계기가 되었다.
2000년에 그녀는 여행기, 영적 에세이, 사진 앨범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여러 권 출판했다. 2002년에 새로운 소설 "La Chanson des Mal-magnants"가 등장했다.
2005년에 출판된 "Magnus"는 대중의 열렬한 환영과 고등학생들로부터 공쿠르상을 받았다.
[3] 책읽은 소감
▶기승전결이 분명하기 보다는 신화나 묵시록 처럼 느껴졌다.
▶ 종교가 있는 분든 야곱이 천사랑 싸우는 장면 등을 보면서 종교적 해석을 하는 것을 보았다.
* 성경에서 야곱은 형에게 주는 축복을 훔치고 다른 곳에서 자라게 되고 나중에 고향에 자기보다 선물과 가족을 먼저 보내고 천사와 씨름을 하게 된다.
종교가 없는 나에게는 알제리전챙, 68혁명 등의 역사적 사실과 연결지어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 프랑스를 생각하면 프랑스 혁명- 자유, 박애, 사랑 등 긍정적인 이미지로 이어졌는데 그런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 P. 178~179가 인상깊다. 이 책의 내용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노아가 방주에 실은 동물들처럼 자신들의 땅을 떠나 바다를 건넜다. 그러나 홍수 이후 땅 위의 모든 생명과 신 사이의 계약이 갱신될 수 있도록 폭력을 피해 달아난 노아와 반대로,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 그곳에 온 것이었다. 스스로 원치도 않았고 깨달을 겨를도 없이 그들은 그곳에 와 계약의 불이행과 절대적인 형제애의 상실이 불러온 결과를 감당해야했다. 너희 생명인 피를 흘리게 하는 자에게 나는 책임을 추궁할 것이다. 어떤 짐승에게도 책임을 추궁할 것이다. 사람이 같은사람의 피를 흘리면, 인간 영혼에 대한 책임을 추궁할 것이다.
전쟁이 아무리 장소와 형태를, 무기와 군인들을 바꿀지라도, 그 쟁점은 영원토록 변함이 없었다. 다른 사람을 피 흘리게 한 자에게는 반드시 인간 영혼에 대한 책임이 추궁된다는 것.
▶ 읽으면서 감정소모, 체력소모가 많았다. 그러면서도 빨려들어가 계속 읽게 되었다. 그렇지만 주인공이 5세 어린아이인데 감정이 그렇게 까지 처절한가? 의문이 들었다.
▶전쟁은 그동안 승자의 논리로 이야기 되어 왔으며 가장 큰 피해자인 여성과 아이들이 입은 피해는 묻혀왔다. 작가는 알제리 전쟁, 그로 인해 벌어졌던 고문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한다.
▶ 전쟁에 대해 쓰다가 저자는 주인공, 인간 내면의 악마적 요소에 대해서 쓰게 된다.
호박색 밤은 이례적으로 빵집조수인 로슬랭에게 끌리는 것으로 나온다. 로슬랭은 호박색 밤의 분신과 같은 인물로서 비슷한 조건에서도 선함과 순종을 유지한 인물이다.
이 대목에서 먼저 읽었던 반쪼가리 남작의 설정이 생각났다.
▶ 알제리전쟁이 전면적으로 이야기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다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참상역시 전면화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의 외할머니가 한밤중에 학살당하고 버려진 남편의 시체를 찾으러 갔다고 하셨는데, 그얘기를 드러내 놓고 하지도 못하신다고 들었다.
▶ 한국전쟁 당시의 보복학살, 해방이후의 시간에서 벌어졌던 사건들, 제주 4.3 사건 등 우리에게도 풀어야 할 많은 사건들이 있다.
[4] 인상깊은 구절
▶ p.298에는 레몬 파는 노파가 나오는데 호박색 밤이 변화의 계기가 된다고 생각했다. p.300에서 호박색밤은 레몬파는 노파를 만나면서 유년의 기억이 살아난다. 이는 p. 314에서 호박색 밤이 '또다시 이 기억의 상처를 건드리는 자가 있으면 죽여버리겠어!'라고 결심할 만큼 고통스러운 기억이다. p.316에서 그리고 그 기억을 끝장 내려기위해 살인을 하기로 결심한다.
▶ 페니엘가에서 셉탕브르와 옥토브르가 태어나는데 이 둘도 매우 대조적이다.
(이 작품에는 쌍둥이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그들의 행동은 대조적이다.)
그리고 옥토브르는 일년에 한번 그를 사로잡는 목소리가 들리면 극도의 공포를 느낀다.
셉탕브르와 두스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은 메르베유로 경이로움이라는 뜻이다.
이 아이가 태어나면서 변화의 전기가 마련된다.
▶ 상드르: 재라는 뜻
- " 그리고 예수님의 공생활 준비처럼 40일 동안의 정화와 보속 기간을 정하는데, 일요일은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므로 제외되어 부활절 46일 전, 수요일이 사순절의 시작이 되었다. 재의 수요일은 말 그대로 참회와 보속의 표시인 재를 받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재의 수요일에 사제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하며 신자들의 머리에 재로 십자가를 표시한다. 무거운 죄를 진 사람들은 참회복을 입고 재를 뿌려 공개적으로 참회자의 위치에 서게 했던 초기 교회의 의식에서 비롯된다. 이들은 푸른 목요일(녹색의 목요일)이라 하는 성 목요일에 다시 교회공동체에 받아들여진다. 옛 그리스도교 속죄 형태가 점차 지배적 참회의 형태가 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재의 수요일 외에는 고백성사의 형태가 더 빈번히 교회의 참회와 보속행위로 대치되었다. 성전에서 재는 세속의 욕망과 대조된 입장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다
출처: https://maria.catholic.or.kr/news/articleView.html?idxno=17632
[5] 작품의 맨 끝
"이제부터 이 페이지에는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는다."
생존 페르스의 <눈> IV
Saint John Perse dans le recueil « Neige »
[6] 다음토론:2021 제12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다음번에는 젊은 작가상 수상집으로 토론하기로 하였고요,모든 작품을 다 토론하기 어려우니 앞의 두 작품을 토론하기로 했습니다.추워지는 날씨 속에 따뜻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다음번 토론은 11월 15일(월) 저녁 7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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