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문수

추천도서(2022.04)

by 책이랑 2022. 4. 25.

 

목차

     

     

    [1]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줄 알았습니다.

    사랑한다면서 망치는 사람, 인에이블러의 고백 

    앤절린 밀러 (지은이),이미애 (옮긴이)윌북2020-01-02원제 : 
    The Enabler: When Helping Hurts the Ones You Love (1988년)

    인에이블러란 ‘사랑한다면서 망치는 사람’이란 뜻의 심리학 용어로, 다른 사람의 책임을 대신 떠맡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을 말한다. 부모라면 아이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대신 해결해주며 독립적 존재가 아닌 의존적 존재로 키우는 사람을 말하며, 연인 사이라면 불완전한 상대의 빈 곳을 채운다는 명목으로 결국은 자립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사람을 말한다.

    [2]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여성의 고통을 예술로 둔갑시킨 시대에 대한 고발이자 그림 속 여성에 관한 작가의 해석

    아내, 뮤즈, 예술가이기 전 이들 여성은 가부장 사회를 받치는 ‘밑돌’로서 늘 고통받아왔다. 작가는 남성 중심 사회가 모른 척했던 여성을 향한 폭력 역시 이 책을 통해 폭로하고자 한다.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은 여성의 고통을 예술로 둔갑시킨 시대에 대한 고발이자 그림 속 여성에 관한 작가의 해석이 ‘낯섦’과 ‘신선함’이 아닌 ‘옳음’이었음을 밝히는 과정이다.

     

     

    [3] 아름다운 명화에는 비밀이 있다.

    고정관념의 역사, 특히 여자에 대한 편견의 역사적 맥락을 ‘그림’이라는 단서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냄

    사실 우리가 ‘아름다운 명화’라고 부르는 이 작품들에는 ‘아름답다’라는 수식어 하나로 넘길 수 없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사회적 함의가 다수 숨어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사회적 함의와 비밀 들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고정관념의 역사, 특히 여자에 대한 편견의 역사적 맥락을 ‘그림’이라는 단서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냄으로써, 지금 우리의 모습을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다.
    이런 사회적 분석은 물론이고, 저자는 빅토리아 시대 라파엘전파 화가들이 여자 이미지를 그리면서 예술에 대한 생각을 교차시킨 미술사적 분석 또한, 놓치지 않고 이 책에 담았다. 가정이라는 영역에 갇힌 여자들처럼 세상 안에 갇혀 자유를 꿈꾸던 예술의 위상에 대해서도 논한다.

     

    [4] 엔드오브타임-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우주의 탄생에서 시작해 ‘질서의 창조’를 탐구하고,
    먼 미래 반드시 찾아올 세상의 종말을 유추해보며,
    인간 삶의 의미까지 찾아가는 장대한 여정

    칼 세이건 이후 최고의 ‘대중 과학 전도사’로 불린 브라이언 그린이 10여 년 만에 새 책을 썼다. 미국 현지에서는 2020년 출간되어 즉각 아마존 과학 분야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미 크게 화제된 바 있다. 미래엔 와이즈베리는 카이스트 출신 과학전문 번역가 박병철 박사에게 의뢰해 장장 1년여에 걸친 고된 번역작업 끝에 한국어판 《엔드 오브 타임》을 출간했다.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왔던 인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주의 시공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방대하지만, 아주 우아하고 단순한 수학 법칙을 따른다. 그린은 이 법칙을 토대로 우주의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를 안내한다. 초기의 혼돈 속에서 생명은 어떻게 태어났으며, 단명(短命)의 운명을 깨닫게 된 인간은 어떻게 모든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는가? 저자는 수많은 이야기와 신화, 종교, 창조적 표현, 그리고 과학을 통해 진실을 찾고 영원을 향한 인간의 갈망을 분석한다. 우주 만물은 언젠가 붕괴되어 사라질 운명이지만, 우리가 겪는 경이롭고 심오한 경험과 인간 스스로 창조한 아름다움 속에 그 해답이 들어있다.

    1장. 영원함의 매력 - 시작과 끝, 그리고 그 너머
    2장. 시간의 언어 - 과거와 미래, 그리고 변화
    3장. 기원과 엔트로피 - 창조에서 구조체로
    4장. 정보와 생명 - 구조체에서 생명으로
    5장. 입자와 의식 - 생명에서 마음으로
    6장. 언어와 이야기 - 마음에서 상상으로
    7장. 두뇌와 믿음 - 상상에서 신성(神聖)으로
    8장. 본능과 창조력 - 신성함에서 숭고함으로
    9장. 지속과 무상함 - 숭고함에서 최후의 생각으로
    10장. 시간의 황혼 - 양자, 개연성, 그리고 영원
    11장. 존재의 고귀함 - 마음, 물질, 그리고 의미

     

    [5] 부끄러움

    일인칭을 넘어 어떤 과거 윤색이나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에르노의 ‘자전적 글쓰기’

    “나는 항상 타인의 시선을 견딜 수 없는 책을 쓰고 싶었다”는 에르노는 “칼 같은 각오”로 자신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드러내 보인 것이다. 이후 낙태, 실연, 질투 등 경험담의 단순 서술을 넘어 내면 깊숙이 자리한 감정을 담아낸 책을 연달아 발표했다.

    현대문학에서 에르노의 글쓰기가 차지하는 위치는 독보적이다. 주체의 죽음이라는 거대 담론에 맞서 일인칭 글쓰기를 통해 주체의 귀환을 외친 당시 프랑스 문단에서, 일인칭을 넘어 어떤 과거 윤색이나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에르노의 ‘자전적 글쓰기’는 단연 돋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자전적’이라는 특성은 양날의 검이 되기도 했다.

     자전적 글쓰기의 한계를 단칼에 거부한 전환점이자 작품세계의 근간으로서 각인된 기억, 그 원체험에 담긴 존재의 불편함을 정면으로 응시한, 에르노의 모든 것이 담긴, 가장 ‘아니 에르노’다운 자전적 글쓰기이다. 

     

    [6] 클라라와 태양

    우리는 과연 ‘인간됨’이란 무엇인지, 무엇이 인간 개개인을 고유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고찰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소녀형 AF인 클라라. 오늘도 클라라는 AF 매장 쇼윈도에서 자신을 데려갈 아이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클라라는 갓 출시된 최신형 모델은 아니지만 매우 특별한 점이 있다. 유난히 인간을 열심히 관찰하고 그들의 감정과 소통방식을 익히는 데 관심이 많은 것이다. 클라라는 매장 쇼윈도에 앉아 지나는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하고, 그 감정에 자신을 대입하고 상상한다. 하지만 다른 AF들은 그런 일에 거의 관심이 없다.어느 날, 자신을 데려갈 아이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기다리던 클라라 앞에 한 소녀가 다가온다. 조시라는 이름의 소녀는 걸음걸이가 불편하고 몹시 야윈 것이, 한눈에 봐도 건강에 이상이 있다. 클라라와 조시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둘은 서로에게 끌린다. 조시는 클라라를 꼭 데려가겠다고 굳게 약속하고, 클라라 역시 다른 아이의 간택마저 거부하며 조시가 자신을 데려갈 그날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린다.

    인간이 아닌 존재인 클라라의 인간에 대한 한결 같은 헌신이 실현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과연 ‘인간됨’이란 무엇인지, 무엇이 인간 개개인을 고유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고찰하고 생각하게 된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을 사랑하는 방식, 그것은 인간이 서로 사랑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이 지극함이 사랑이 아니라면, 과연 무엇이 사랑이란 말인가. 이것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후 작가가 처음으로 발표한 신작 『클라라와 태양』의 테마다. 전 세계가 질병과 차별과 갈등으로 고통 받는 시기, 이제 그 질문과 마주할 때가 되었다. 

    [7] 필경사 바틀비

     근대의 합리성,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과 노동, 작가의 창조적 자유와 권리 등 에 대한 문제의식

    소극적이지만 치명적인,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주인공 바틀비는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외에 다른 말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을 거부한다. 미국 최고 갑부 존 제이컵 애스터-변호사-필경사로 이어지는 권력과 고용의 사슬을 거부하고, 계약에 기초한 사회질서를 거부하고, 해고된 뒤에도 사무실에서 나가지 않음으로써 사적 소유를 거부하고, 심지어 밥 먹는 것조차 거부한다. 그런데 그 방식이 소극적이다. 그저 자기에게 요구되는 것을 “안 하는 편을 택”할 뿐이다. 왜 그러는지는 끝내 알 수 없다.

    그는 “석고상”이나 “유령” 또는 “주검” 같고 “정상적으로 인간다운 데가” 없는, 불가해한 타자일 뿐이다. 그런데 이 불가해함이 작품 속 다른 인물이나 독자에게 미치는 파장은 “왜?”라는 질문이 거듭될수록 위력을 더한다.바틀비가 무언가를 “안 하는 편을 택”할 때마다 그 무언가를 하는 걸 당연시하며 살아온 이들은 자신의 존재 방식에 의문을 갖게 된다. 화자인 변호사는 여기에 위협을 느끼고 도망친다. 바틀비의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의 대상은 근대의 합리성,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과 노동, 작가의 창조적 자유와 권리 등 무한히 확장될 수 있고, 어떠한 문제의식으로 읽든 우리는 근대사회의 작동 원리를 내면화한 현대인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