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현) 우선 어떤 생각이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자리에서 수첩이든 종이쪽지에든 반드시 적는다.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에 메모를 입력한다. 그리고 메모 원본을 전용 보관함에 항목별로 넣어 보관한다.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을 때의 느낌을 상기하기 위해서다. 주씨가 꺼내어 보여준 메모들은 가지각색이었다. 책의 제목에 대한 아이디어부터 각종 카피 글귀, 구성도 등 다양한 것들에 대한 메모가 가득했다. 사소한 자기 생각들을 챙기는 것이 바로 저술의 시작임을 보여주는 부분이다.-147쪽- 달빛푸른고개
(공병호) 하루를 오전 오후로 나누면 주말에 모두 세 개의 반일 시간이 생겨요. 주말을 그렇게 3등분해서 2등분은 내가 쓰고, 1등분은 자식과 가정에 쓰는 겁니다. 놀이공원에 가도 새벽에 가서 놀고 오후 시간을 제 것으로 확보하는 거죠. 그러지 않고는 자기를 단련할 시간을 만들 수가 없어요. 주말을 자기계발의 유일한 기회로 보고, 일주일의 일정을 주말 기준으로 생각하는 거예요."-113쪽-달빛푸른고개
글의 목표는 모두 같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정확하게, 그리고 깔끔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정민 교수는 스승 이종은 교수와 얽힌 에피소드를 먼저들려주었다. 오래전, 정교수가 한 한시를 번역할 때 이야기였다. 정교수는 이렇게 번역했다."텅 빈 산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이글을 본 이종은 교수는 "야 사내자식이 왜 이렇게 말이 많아?"라고 면박부터 줬다.
남은 문장은 "빈 산 잎 지고 비는 부슬부슬"
정교수는 이 일화를 소개하면서 불필요한 것들만 줄여도 글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21쪽- 성반
정민 교수는 ...... 불필요한 것듦나 줄여도 글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제자에게 글쓰기 조언을 할 때 "글에서 부사와 형용사를 30퍼센트 정도만 줄여보라"고 늘 말한다. 글쓰기는 전달력이 중요한데, 이 전달력은 문장을 줄일수록 늘어난다는 점이 그의 글쓰기 지론이자 글 잘 쓴다는 말을 듣는 비결이다. -22쪽- 동대장
정민교수... "'~이다' 체는 잽이에요. 툭툭 던지는 잽. '~있다' 체는 어퍼컷이나 훅이 되죠. '~것이다'체는 스트레이트에요." 그래서 정 교수는 "잽이 되는 '~이다'체가 기본"이라고 말한다. 반면 '것이다'는 결정타가 된다고 본다. 때문에 이 '것이다'를 자주 쓰면 짜증나는 글이 된다는 것이다. |
그(구본형)가 저술가로서 자신을 벼리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역시 '독서'다. 책을 쓰기 위해선 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독서의 과정은 읽은 책을 자기 것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구씨의 책 읽기 원칙을 보자.
우선 '저자 파악하기'다. 처음 접하는 저자의 책을 읽기 전에 꼭 지은이에 대해 한두 시간 검색해본다. 지은이가 어떤 경력을 지닌 사람이며, 어떤 생각을 해온 사람인지 먼지 파악한다. 이런 과정이 오독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는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저자라면'하는 생각을 수시로 하는 것이다. '내가 저자라면 이 사례를 썼을까? 이런 소제목을 달았을까?' 같은 질문들이다.
본인이 글재이여서가 아니라 가장 좋은 독서법이어서다. "책을 읽으면서 질문을 해봐야 처음에 몰랐던 고민들이 보여요. 깊이 읽기 방법이죠."
-85쪽- 동대장
임교수의 자료철학은 '눈덩이론'이다. "자료는 눈덩어리 같아서 어느 정도 규모가 되어야 굴러가요. 물론 사놓고 평생 안 볼 책도 있지요. 그런데 그걸 버리면 나머지 자료들도 같이 죽어요. 경영효율로는 설명이 안 되는데 학문적으로는 그래요. 자료가 많아지면 생각이 넓어지는 효과도 있어요. 자료가 오히려 연구주제를 넓혀주기도 하는 거죠."
사람을 만나 사람 이야기를 듣고는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되판다. 이야기꾼도 결국은 취재로구나 싶었다. 사람을 찾는 게 얼마나 힘든지는 취재해본 사람이 안다. 취재란 아주 쉽게 말하면 단 두 가지만 하면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취재하기로 하면 그쪽 바닥을 많이 아는 사람을 찾아가서 누구를 만나면 되냐고 묻는 것이 첫 번째다. 그리고 그 사람이 알려준 이들을 찾아가서 직접 물어보면 그것으로 취재는 끝이다. 문제는 이 두가지가 참 어렵다는 점이다.
그런 것을 보면 역시 팩트는 힘이 세다. 그러나 팩트 자체로는 팔리지 않는다. 팩트는 이야기가 될 때 팔린다. 이게 바로 기자는 돈을 못 벌고 작가는 돈을 버는 이유다. 미국 사람들이 하는 말 그대로 "Facts tell, stories sell"이다.-207쪽- 마노아
1분 감각 -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정 옮김/위즈덤하우스 |
49 | 화자와 청자 사이에 강이 흐르는 이미지를 그려보자. 그 강을 건너면 화자의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데 헤엄쳐 건너기에는 무리가 있다. 강을 건너려면 디딤돌이 몇 개쯤 필요한데, 그 디딤돌을 놓는 작업이 바로 말하기의 근본이다. 여기서 말하는 강은 화자와 청자 사이에 존재하는 지식의 단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땅끼리 완전히 잇닿아 있는 이야기, 즉 빤한 이야기는 들어도 재미가 없다. 쉽게 말해서 인간은 자신이 건널 수 없는 강을 디딤돌을 밟고 건너서 이제까지 몰랐던 건너편의 것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준 높은 이야기를 할 때 적당한 곳에 디딤돌을 놓지 않으면 청자는 도중에 강에 빠지고 만다. 더 심각하게는 화자가 자신과 청자 사이에 강이 있다는 암시조차 주지 못할 수도 있다. 즉 이야기의 주제가 무엇인지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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