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 공부>2018.2.3-숭례문학당 새벽독서토론
숭례문학당 새벽독서토론 8기 세번째 시간에 토론한 기록입니다.
오늘 토론할 책은 사회학자인 엄기호님의 <공부 공부>입니다. 엄기호님은 " 성장이 불가능한 시대의 페다고지를 만드는 것을 삶의 화두로 삼고" 청소년과 청년들이 학교와 사회에서 처한 현실에 대해 써 왔습니다. 교육공동체 벗에서 출간하는 <오늘의 교육>의 편집인이기도 합니다.
http://combut.maru.net/xe/journal_list
공부 공부
- '자기계발'은 자기를 파괴하며 효용을 다한 개념임
이제 자기를 배려하고 돌보는 공부로 전환 해야 할 때다.
- 저자는 ‘연속성’이라는 개념으로 인간의 성장과 공부를 연결한다.
- '성장'이란 배움이 깊어져서 아는 것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기도 하는 과정.
공부 공부 -- 자기를 돌보는 방법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엄기호 지음/따비 |
토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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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배려'하고 '돌보는 공부'를 하자고 제안하는 이 책에 대한 별점과 소감은?
◆ 별점
4.5/ 4/3/3.8/3.5/4.5/ 4
◆ 책 읽은 소감은?
▶ 앞부분으로 나누어 볼 때 앞쪽은 우리교육현장의 상황,
뒷쪽은 현실의 문제에 대한 저자 나름의 사유인 것 같다.
"연속성" "서사" 등의 개념을 조금만 더 자세히 기록했으면 좋았겠다 싶다.
하지만 '공부'에 대한 깊이 있는 저자의 사유가 담겨 있는 뒷부분이 좋았다.
그리고 나는 일본의 우치다 타츠루의 책이 생각났다.
엄기호님과 같은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분인데
조금 더 깊이 분석한 것 같고, 나름의 대안도 제시하는 것 같다.
* 아이들의 학력저하, 왜 배우려 하지 않는지를 소비주의라는 관점에서 분석했다.
하류지향 - 우치다 타츠루 지음, 김경옥 옮김/민들레 |
- 태어날 때부터 소비자인 아이들은 교육에 대해서도 ‘소비자적 마인드’로 접근하며,
자신을 변화하지 않는 존재라고 인식하는 소비자의 입장에 머무른다는 분석.
- 또한 빈부간의 '학력의 차이'는 '학력에 대한 신뢰의 차이'이며
'노력의 차이'가 아니라 '노력에 대한 동기부여의 차이'라고 말한다.
빈곤층 자녀들은 학력의 효용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 교육의 새로운 역할로서 언어 교육, 진로 교육, 영성 교육’ 등을 ‘솔루션’으로 제시한다.
우치다 타츠루 지음, 전화윤 옮김/오아시스
- 성장하고자 지나치게 애쓰는 나머지 꿈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는 사람에게 '진정한 이기주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길 권한다.
- 성장과 비교에 에너지를 쓰기보다는 자신에게 주의를 돌려 몸의 소리를 들어보자고 제안하며 '무리하지 말라', '애쓰지 말라'는 인생론을 설파한다
▶ 엄기호님의 이책이 문제제기면에서 우수하다고 느꼈다. 그러나직장인인 나는 치열한 생존경쟁때문에 이렇다할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을 위한 해결책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 책을 다 읽지 못해서 우선 3점을 줬다. 지금까지 읽은 부분 중에서는 나의 '지위'는 내가 아니고
나의 이름이 나를 대표할 수 있다고 하는 말이 인상깊었다.
(*저자는 이름은 나와 나에게 속한 것의 경계로서 나의 뿌리,관계망을 포함한 개념 이라고 말했다.)
▶ 내용이 연결되지 않고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다. (전체가 연결되어 보여지는) 큰 그림이 없다.
-저자가 재시한 '자기배려'등의 개념이 모호하고,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하는 공부의 '종류'는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또 아이들의 현실과 괴리가 있으므로, 이 책이 제시하는 바와 아이들의 생활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공부'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런데 제목이 공부+공부로 공부가 두번이나 나와서 싫었다.
(참고로 나는 ...교사이다. ^^;;)
- 책내용이 명쾌하지 않다.
- '자기를 돌보는 방법'이 제세 되어 있지 않다
- 이 책에 나온 문제는 교육현장에서 "오~만번" 제기되는 것으로
이 책 역시 문제제기 수준에 그치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현실을 직시했다는 점, 또 그 시선이 섬세하다는 점에는 좋은 평가를 주고 싶다.
▶저자 엄기호 님은 그동안 교육현장에서 치열하게 문제제기를 했던 사람이다. 구체적인 대안에 대한 내용이 적은 것은 현실을 몰라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문제제기를 해 볼만큼 해본 후, 이건 안되는 일이구나...라는 어떤 한계점을 겪은 사람이라 화두를 던지는 형식으로 하는 말이기도 하다.
▶ 현실문제를 속시원하게 터뜨린다는 점에서는 통쾌하기도 하다.
그런데 학교에 치우친 입장에서 쓴 것 같다. 교육과 관계된 각 주체들의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한다면 공허하게 느껴지지 않고 더 설득력이 있을것 같아 그 점이 아쉬웠다.
그런 부분에서 홍세화님의 공부 라는 책과 대비된다고 느꼈다.
홍세화의 공부 - 홍세화.천정환 지음/알마 |
저자 홍세화와 한국 현대문학사와 문화사를 공부한 천정환이 나눈 대화 가운데 주로 공부에 관한 것을 추려서 펼쳐냈다.
‘나를 바꾸는 공부’
‘세상을 바꾸는 공부’
‘인문학과 마음공부’라는 세 가지 주제에 대해서 얘기한다. 세상을 바꾸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공부는 바로 ‘나’를 바꾸는 공부다. 공부는 우리가 맞닥뜨려야 하는 삶의 다양한 문제들을 직시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스스로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서, 지금보다 활기차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공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 공부에 대한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는 듯하여 아쉬웠다.
그런데 군데군데 인상깊은 문구가 있어 좋았다.
[2]인상적인 부분/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p 239 이다. -능수능란함이라는 개념이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 창조는 앎의 문제에서 다룸의 문제로 공부의 초점을 이동시킨다. 아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룰 수 있을 때, 그것도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을 때 새로운 양식을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다룸이 바로 그 사람의 탁월함의 척도가 된다. 탁월함의 척도가 전환되는 것이다. 5장에서 말한 것처럼, 탁월함은 내가 물속에서 숨을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숨의 길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다룰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교육이 가진 문제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배우는 것은 많은데 다룰 수 있는 것이 없다. 배우기만 할 뿐 익히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익히는 것이라고는 문제 풀이밖에 없다. 주어진 문제만 풀 줄 알지 그 문제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업 시간에 상투적으로 하는 말도 “여러분 아시겠지요?”다. 묻는 것처럼 보이지만 질문이 아니다. 학생들 역시 상투적으로 “예.”라고 대답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익힘이 없이, 배움에서 그다음 배움으로 넘어가는 것이다.(pp.239-240) "
나는 '능수능란'함이 이 책에 저자의 생각중에 가장 독특한 개념이라 생각한다.
이 개념은, 어떤 공부를 할것인지, 얼마만큼 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 유용하고
아이들의 진로지도를 할 때에도 기준으로 쓸 수 있는 개념인 것 같다.
- 저자는 <장인>이라는 책을 인용하면서 법칙을 알고 다룸으로써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자유로운 존재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인 -
리차드 세넷 지음, 김홍식 옮김/21세기북스
문득 TV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 이 떠오르면서 ㅎㅎ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나는 P.199가 인상깊었다.
" 내 전작들에서 여러차례 강조했듯이, 성장의 핵심은 연속성이다. 경험의 갱신을 통해 삶이 연속적으로 진행될 때, 우리는 그것을 성장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삶에서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바로 삶의 연속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삶의 연속성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목적의식적인 과정이 바로 좁은 의미에서의 교육이다. 다른 말로 하면, 교육이란 자기 경험을 연속적으로 바라볼 줄 알고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성장의 기쁨은 연속성에 있다." :
서사에 대한 감각이 생겨서 자기 삶을 의도적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은 기-승-전-결이라는 서사를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구조를 지녔다.
이것이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 연속성을 지녔다는 것은 그 사회의 구성원들의 경험과 지혜가 끊임없이 갱신되면서 후대들에게 전승될 수 있음을 뜻한다
(저자의 책 <단속사회> 중에서)
단속사회 - 엄기호 지음/창비 |
▶p. 222 '무한동력'이 나오는 부분이다!
주어진 것과 주어지지 않은 것을 구분하지 못한 상태, 즉 앎이 없는 상태에서 자기를 망가뜨리는 망상과 만용이 시작된다. 열역학의 법칙만 알아도 하지 않을 것을 아직도 하고 있다. 무한동력같은 실험뿐만이 아니다. 지하철 환기구 바람으로 발전하는 장치에 투자가 이뤄질 뻔한 적도 있었다. '창의시정'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금만 생각하면 벌어지지 않을 일이었다. 안전 문제까지 무시했다는 비판이 쇄도 했고 결국 무산되었다.
- 집안 어른께서 문자 그대로 '무한동력'에 관한 실험을 몇십년동안 해 오고 계시는데
이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났다.
▶ p.207 배움의 공간에 대한 부분이다.
이런 점에서 좋은 배움의 공간이란 무지한 사람이 배움의 용기를 낼 수 있는 곳이다. 무지한 사람이 자기가 모르는 것, 할 수 없는 것, 할 줄 모르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되고, 가르치는 사람이나 함께 배우는 동료들로부터 모욕과 무시를 당한다면 그곳은 결코 좋는 배움의 공간이 아니다. 이런 배움의 공간에서는 무지한 자가 아니라 똑똑한 자만이 용기를 낼 수 있다.
- 한국의 교육공간에서는 질문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는 안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
[3] 여러분이 처음 공부의 기쁨을 느낀 때는 언제인지?
▶ 한글을 배워 처음 간판을 읽었을 때이다. '드라이클리닝'이라는 간판이었는데
처음에는 글자만 읽었다. 그런데 성장하면서 그게 기름을 쓰는 세탁방법이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아항! 물을 쓰지 않는 다는 의미로 '드라이'라는 단어를 쓰는 거로군! 이라는 식으로
한 단어에 대한 개념이 시기별로 확장되었을 때이다.
- 내가 기쁨을 느꼈던 배움의 순간들을 떠올려 보니 내가 가지고 있던 "인식의 틀"을 깨주는 순간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 예를 들자면 대학 교양국어 강사가 뒤르케임의 이론 등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알려주었을 때, 여성학 수업, 신학과 교수가 인간을 자유롭게 하지 않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라고 하던 때 등이다.
▶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라는 책에서 '소통'이라는 관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설명하는 것을 읽었을 때이다.
저자는 진시황이 책을 불태운 이유가 "소통"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우리는 결과를 가지고 파악하는 사항을 의도를 키워드로 해석하는 시각이 새로웠다.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 (보급판) - 필립 B. 멕스 지음, 황인화 옮김/미진사 |
- 선사 시대부터 21세기 디지털 혁명에 이르기까지 그래픽 디자인의 포괄적인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서술
- 각시대와 문화적 특성에 따른 그래픽 디자인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면서도 디자인 역사 전체의 흐름을 결코 잃어버리지 않고 통합된 하나의 역사로 연결시키는 그래픽 디자인의 포괄적인 개설서이자 역사적 전통을 꿰뚫는 문화와 사회 비평서
* 분서갱유: '책을 불태우고 학자들을 묻음'이라는 뜻
실용서적을 제외하고 사상서적 및 유학자를 생매장한 진시황의 탄압책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에게 폭군이라는 이미지를 준 사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봉건제적인 질서를 옹호하던 유가가 중앙집권제인 군현제를 철저히 시행하려 하던
법가 통치에 저항한 시도로 보인다.
* 또한 캉유웨이(1858~1927)의 ‘분서갱유론’은 여태까지의 시각과는 조금 다른 내용을 전한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2202031125&code=960205
진시황은 책을 불태우라고 했지만 ‘진나라의 전적과 박사관에 소장된 책, 그리고 의서와 농서 등 실용서는 제외했다’ 고 한다. 또한 그가 처단한 사람은 유학자들이 아니라 “불로장생의 선약을 구해온다며 진시황을 속이고, 돈까지 챙겨 도망간 방술사 460명을 생매장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후대에 들어 ‘분서’의 대상이 시·서경을 포함한 모든 서적으로, ‘갱유’의 대상이 방술사에서 유생으로 둔갑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 나는 내가 초등학생 때 중학생이던 언니가 새 교과서를 받아오면 국어교과서를 열심히 읽었다. 그때 "소나기"를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마도 나의 내면세계를 출렁이게 하는 짜릿함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 공부는 "향유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나기도 한다.
▶ 중학교때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한 후 도서관을 둘러싸고 있던 숲에서 풍겨나오는 아카시아 꽃냄새를 참 향기롭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다. 때 느낀 '공부의 향취'를 전달해 주고 싶어 지금 내가 독서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또 성장기에 독서에 대한 좋은 경험이 있는 사서는 그렇지 않은 분과 도서관 일에 임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결과 중심에서 '경험'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현재 세계적 교육패러다임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하고, 이를 어떻게 엮어서 독서토론활동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를 궁리하고 있다.
▶섬유미술 작업은 긴 시간동안 단순한 노가다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날 편직기 앞에 앉아 오른쪽 왼쪽으로 손을 움직이는 일을 반복하면서니트를 짜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찾아온 '무념무상' 상태가 너무도 자유롭고 좋았던 기억이 난다.
▶ 나는 남자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여자과학선생님이 너무 이뻐서 선생님께 잘 보이려고 열심히 공부했던 생각이 난다.
4.'자아실현’공부는 자신을 파괴하기에
이제는 ‘자기배려’를 위한 공부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자는 전문가란 자기 한계를 아는 사람이는 말을 하면서 "숨"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 반면, “숨의 길이를 안다.”라는 말은 비교와 극복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내가 ‘모르던 나’를 ‘알았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숨의 길이를 모른 채 물속에 뛰어들었다면, 내가 자신을 잘 몰라서 스스로를 죽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숨의 길이를 알면 나를 돌볼 수 있게 된다. 남과의 비교가 중요하지 않다. 내 안에서, 자신에 관한 모름에서 앎으로 이동한 데 초점이 맞춰진다. 아는 것이 나를 살리고 돌보게 한다. 여기서는 앎이 곧 실천이다. 알아야만 비로소 나를 보호할 수 있다. 한계를 아는 것은 자기를 살리는 실천이기 때문에 기쁜 일이다.pp.139-140"
해녀가 자기의 숨 길이를 알아야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듯이 우리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영역과 견딜 수 있는 정도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래야 그 안에서 성취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남과의 소통을 위해서라도 자신과의 소통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호흡을 살핀다는 것은 '내공부'를 한다는 의미도 있다.
▶숨이라는 개념을 말씀하시니 생각나는 것이 있다. 요가에서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평생 동안 호흡횟수가 미리 정해져 있다고 본다. 그러니 한호흡의 길이를 길게 해서 호흡 횟수가 적으면 오래 산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맨먼저 자기 호흡 길이에서 들숨과 날숨을 고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호흡이 긴 것이 좋다고 해서 무리하게 길이만 들이면 소위 말하는 '기체'현상이 생긴다고 한다.
▶ '자기' '자아' 라는 개념에 대해 다른 관점의 생각을 해보고 싶다. 부처님은 세상에는 딱히 '나'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다고 하셨다고 한다. 나라는 존재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 수많은 인연, 관계속에서 파악하는 관점이다. 이렇게 생각할 때 '나'라고 하는 '감옥'에서 해방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그런데 그런 관점은 나를 자신의 편의대로 단정짓는 사람에게 휘둘릴수 있기에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20대에 세웠던 목표에 갇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흘러서 나도 변했는데 말이다. 나라는 것을 규정짓지 말고, 내가 계속 변화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지금의 나에 맞추어 생각해야 한다.
5.원 없이 시도해보고 난 후에 자신의 재능을 알게 되며
그 과정에서 다른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나는 공감하기 어렵다. 충분히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사회는 '패자부활'의 기회가 없기에
'겪어볼 의지'를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원없이 시도해보라는 말에 공감하기 어렵다.
잘 할수 있는 것을 찾더라도 뒷받침이 따르지 않으면 시도하기 어렵다.(예를 들어 악기연주?)
또 모든 활동마다 '평가' 가 따르고 잘 나왔을 때만 진학의 자료가 되므로
결과를 생각지 않고 시도하기가 어렵다.
▶ 내 생각은 그와 좀 다르다. 나는 교육이 과거에 명사였다면 이제는 동사로 바뀌어 간다고 생각한다.
2년동안 대학신입생 입학사정관으로 일했는데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아이들의 재능이 어떤 과정을 거치며 자라나는 지를 알게 되었다. 아이의 재능은 가지 끝에 작은 새순이 나오는 것처럼 작다. 교사와 부모가 할 일은 관찰과 멘토링이다. 아이를 관찰하다가 그 성장의 끝점이 나왔을 때 이를 알아봐주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다.
▶ 나는 디자인사무실을 운영하면서 많은 직원을 채용하고 그들의 변화를 지켜봤다.
재능을 가진 사람은 환경탓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재능이 없다고 판단했던 사람이 뒤늦게 재능이 쑥 자라나는 경우를 봤고
자신의 성과물을 보고 잘해서 혹은 못해서 변화를 하는 경우 등을 목격했다.
그래서 어떻다라고 단정 짓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 찬반선택논제
[1]여러분은 빛이 되어 준 스승이 있는지?
▶ 있다.
스승이 꼭 사람이어야 하는 게 아니라면 직업을 확 전환했던 시기에
박노해 시인의 「굽이 돌아가는 길」이 스승이 되어주었다.
굽이 돌아가는 길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 신영복 선생님과 고등학교시절 은사이신 도종환 선생님이 그런 스승이다.
- 신영복 선생님이 강의에서 만난이들과의 순간을 간직하고 싶다 하시면서 강의가 끝난 후 에도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던 모습이 생각난다.
또 도종환 선생님은 전교조 일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하셨는데 나와 친구들은 고스란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런 스승은 없다.
- 스승의 개념이 너무 높은 수준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정도면 사람이 아닌 신이다.
▶대학 때 수업시간마다 시집을 가져오셔서 시를 한편 읽어주시고 수업을 시작하던 교수님이 계시다.
그 선생님께 매혹되어서 아무런 댓가 없이도 대학내내 자료조사 등 연구를 도와드렸다.
▶나는 그런 스스을 만났다. 하지만 스승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제자가 준비되면 스승은 나타난다"라는 말을 생각해 보고 싶다. (한 스승 밑에도 제자들의 배움이 각기 다른 것을 보면 스승의 문제라기보다는 제자의 문제일것 같다.)
이것은 가르치는 사람보다 배우는 사람에 촛점을 맞추는 발언이다.
우치다 타츠루는 "스승은 있다"라는 책에서 옆집 아줌마도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과연 내가 배울 준비가 되었는가이다.
스승은 있다 - 우치다 타츠루 지음, 박동섭 옮김/민들레 |
흔히 사람들은 배움을 거래로 착각한다. 선생이 지식과 기술을 제공하고 학생이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사제 관계는 그 선생으로부터 무언가를 사사 받기 전에는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배우는 자는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기술에는 끝이 없으며 이를 위해 무한한 노력과 실수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
[2]여러분은 성공과 자유중에 어떠한 것을 택할것인지?
▶ 자유를 택하겠다.
나는 성공한 후 매력이 없어진 분을 본 적이 있다.
아직 유명하지 않았을 때는 꿈과 이상을 쫒으면서 당당함이 있던 분이었는데
유명해진 후 만났을 때, 보수신문사와의 관계에서 좀 비굴하게 행동하는 것 같았다.
아쉬웠다.
▶ 나는 성공이다. 나는 성공을 남에게 기대지 않고 먹고 살 정도로 규정하고 싶다.
이상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된다면 비참할 것 같다.
▶ 나는 '자유'가 극단적으로 불평등한 현실을 외면하는 개념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득 최규석작가의 「불행한 소년」이라는 작품이 생각난다.
가난하게 태어난 소년이 어렸을 때 학교에서 놀림을 받자 천사가 나와 위로해준다.
그가 성장하면서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도 천사가 나타나 늘 위로해 주었다.
인이 되어 죽게 되었을 때, 그가 억울해하자 천사가 또 위로한다.
그런데 노인은 천사의 위로에 안도하다가 하나의 깨달음이 머리에 스치자
노인은 갑자기 천사를 손아귀에 꼭 쥐며 천사를 처치한다.
"평생동안 나를 속인 거야!"
그런 식으로 불평등한 현실을 염두에 두지 않는 그런 식의 자유는 아니어야 할 것이다.
▶ 최규석 불행한 소년
http://nury.tistory.com/105
오늘 토론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 여느 때와 다르게 토론이 끝난 후에도 책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토론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되어 좋았다.
▶ 저자가 제시하는 '자기배려'와 자아실현이
밸런스를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 공부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하다보니 또 울컥했다.
토론참가자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었다.
* 픽사 대학은 정식대학이 아니라 픽사의 교육을 담당하는 하나의 부서의 명칭이다. 참여자들이 예술 수업을 수강하게 되면 창작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작품에대해 비평을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며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고 한다.
mk MBA - [커버스토리] 사내 예술교육 고갈되지않는 창의성의 원천
http://mba.mk.co.kr/view.php?sc=51000001&cm=cover%20story&year=2011&no=811376&relatedcode=
▶ 한계에 대해서 말씀하시니 '한계'는 어쩌면 '집중'을 위한 방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집중하기가 좋을 것이고, 거기서 에너지를 얻어 자신의 한계를 깰 수 있을 것 같다.
또 토론중에 새로운 교육체계에 대해 소개한다는 EBS의 다큐멘터리를 챙겨보려 한다.
1. <4차 산업혁명, 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 - 1부 대학의 변신
http://www.ebs.co.kr/tv/show?prodId=348&lectId=10799208
- 교육의 방향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미국 올린공대: ‘전공 구분 없는 실습 위주의 공학 교육’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양성
- 16년 간 스탠퍼드대 총장을 역임한 존 헤네시 교수와 D스쿨 창립자인 래리 라이퍼 교수, 이 시대 최고의 인기 강의를 맡고 있는 하버드대 데이비드 멜런 교수가 던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에 대한 통찰이 담긴 인터뷰
- 인구 130만명의 에스토니아는 최근 스타트업 강국으로 주목
- 1990년대 중반부터 교육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
- 학교에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구축, 강단에 서는 이들 중 다수는 현직 엔지니어들
- 100개 이상의 기업과 협력 프로젝트도 진행 중
- 2011년 정부 주도의 4차 산업혁명을 진행 중인 독일 역시 기업과 대학 사이에 칸막이가 없다. TU9(독일의 9대 공대) 중 하나인 카를스루에 공대에서는 독일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와 오랜 협력을 통해 사물인터넷, 머신러닝 등의 개념이 나오기 전부터 연구를 선도해왔다
10대에는 진학, 20대에는 취업을 목표로 공부했다. 이제 50대인데
공부의 내용이 그때와 다를 것이다. 이제 이 책에서 말하는 향유하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시간에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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