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독토 15기(3)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19.4.6)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다산책방
[1] 요란하거나 극적이지 않게 담담하고 건조한 문장으로 자신의 경험을 기록한 이 작품에 대한 별점과 소감은?
▶별점 3.5/ 3.5/4.5/2.6/4/4.5/4/2.7/3.7/3.0/4.3
▶4.5 슬픈 이야기를 건조하게 전해준다. 그것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슬프지만 신파적이지 않다.
▶ 세번을 읽었는데 처음에는 줄거리를 읽었고 두번째는 서평을 읽고 서평에서 말한게 진짜 그런지를 살펴보며 읽었다. 세번째에는 나의 경험을 떠올리며 읽었는데 읽으면서 저자가 말로 서술하고 표현하고 있지만 동시에 표현하고 있지 않는 것이 더 크게 있다는 것. 회오리같은 큰 에너지가 저자의 몸을 관통하고 있는 상태라는 아직 언어화 하지 못하는 불능 상태라는 것이 느껴졌다.
▶
1) 내용을 시간, 과거-현재- 미래라는 3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 현재는= 카린의 죽음을 맞딱뜨리는 맨 앞부분,.
*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이 나오는 부분에서 +과거의 회상,
* 그리고 아이와의 미래가 끝부분에 언급된다. (짧은데
분량이 적절했다고 여겨진다.)
2) 죽음에 대한 세가지 입장이 있다.
* 죽는 당사자인 카린- 내가 카린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할까?
* 그리고 내가 카린을 지켜보는 톰의 입장이라면..
* 부모의 입장이 된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카린의 부모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3)그리고 국가의 제도- 남겨진 사람을 돌보는 상담시스템 이 눈에 들어왔다.
4)읽으면서 김훈의 작품 <화장>이 자꾸 생각났다. 남편의 죽음의 태도가 대조적이다.
(작품속 남편은 뇌종양 투병을 하는 아내의 죽음을 지겨워한다.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 )
5) 분량은 384페이지가 넘지만 짤막한 내용들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서 속도감 있게 읽었다.
슬픔의 지평을 넓혀준다.
▶ 그동안 읽었던 죽음에 대한 책들과 달랐다.
- 우선 읽으면서 (마음이) 복잡했졌다.
- 작가가 겪은 바를 밖으로 (다) 드러내는 것같았지만 동시에 뭔가를 누르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 그런 걸 글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
- 책을 읽으며 (심경이) 복잡해져서 책을 끝까지 읽기가 쉽지 않았다.
▶ 재미가 없었다. 스웨덴과 우리의 정서가 달라서 일것 같다.
- 앞부분은 속도감 있게 읽었으나 그 부분이 끝나고 일상으로 오고 시제가 뒤엉킨 때 부터 그렇게 느꼈다.
- 작품에서 부부, 부자, 시아버지- 며느리간의 사이가 좋은데 내가 보는 주변현실은 이와 다르기에 비현실적이라고 느꼈다. ^^;; 몰입하기 어려웠다.
▶소설에 1.내러티브의 재미 2. 정서의 재미라는
두가지 재미가 있다면 이 소설은 정서의 재미가 떨어졌다.공감이 잘 안되었기에
- 한편 1장과 4장은 공통되게 죽음을 서술하는데
1장에서- 카린의 죽음은 긴박하며 갑작스럽게 전개되는 반면
4장에서- 아버지의 죽음은 천천히 진행이 되어 대조적이다.
- 내용이 실화라는 것은 독자로서는 단점이기도 하다. 어디까지가 진짜인지를 가늠하면서 읽는 독자의 영역이 침해되기 때문이다.
또 저자와 친구들과의 대화 등은 작가에게는 필요했을지 모르겠으나 독자에게는 불필요한 부분이다.
▶ 모든 소설은 나에게는 도전이다. 대화가 따옴표 없이 서술이 '피곤하다'고 느꼈다.
▶ 4.8이다.
맨 앞장을 읽으며 구구절절한 러브스토리가 끝난후에는 이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펼쳐지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장이 끝나고 카린과 톰의 관계, 부모와의 관계에서 어긋남들이 기술되어 있었다. 말하자면 미스테리와 반전이다.
책을 쓰고 싶어하는 나로서는 저자가 이야기를 이런 순서대로 엮은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4.3이다.
뭉클+묵직함을 느끼며 한강작가의 작품을 읽긴 했었지만
다 읽고 한 후, 감정이 제어하지 못할 강도로 죽 밀려오는 걸 느꼈다.
이 작품을 읽었을 때도 그랬다. (흔하지 않은 일..)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 상실이라는 불행은 누구나 겪는다. 그런데 우리문화에서는 이를 어떤 행사처럼 치를 뿐, 거기에 감정을 치유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톰은 다르게 행동한다. 고통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희석해간다.
[2] 인상깊은 부분
▶ 비틀즈 햇살이 다가온다... 니나 버전.
▶<당신이 함께하신다면〉
"그럼 교회에서 연주하는 음악은 어떻게 할까? 릴레모르가 묻는다. 딱히 원하는 건 없는데요. 이메일로 보내주신 시편과 찬송가들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카린의 컴퓨터를 살펴보니올해 카린이 <당신이 함께하신다면〉을 아주 많이 들은 것 같던데요. 아, 그래? 릴레모르가 불쑥 말한다. 카린의 컴퓨터로그런 걸 알 수 있나? 스벤이 묻는다. 네, 통계가 있으니까요. 카린의 컴퓨터에 저장된 음악이 있으니, 카린이 임신 중에 즐겨들었던 노래를 포함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요? 내가 말한다. 내가 한번 들어볼 수 있을까? 자네 의견에 반대한다는 얘기는 아닐세. 스벤이 말한다. 물론이죠. 금방 들려드리겠습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나서 카린의 컴퓨터와 스피커를 연결한다. 어디서 읽었는데, 결혼식과 장례식에 둘 다 많이 쓰이는 노래라고 하더군요. 내가 말한다. 카린이 듣던 노래는 아프예 헤이니스가 부르는 당신이 함께하신다면〉이다. 스벤이 릴레모르의팔을 가볍게 두드리자 릴레모르가 일어서서 고개를 한 번 첫고는 복도로 나가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선다. 팔 모양을 보니손목으로 입을 막고 있는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DPQoYElGhuQ&feature=youtu.be
"Are you with me,
I go with joy to die and to my rest.
Oh, how happy would my end be,
it pressed your beautiful hands
my faithful eyes!"
▶p. 241 카린의 시신 상태에 대한 전화통화 부분이 인상깊다.
톰은 병원관계자와 카린의 시신 상태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부처가 제시한 깨달음의 방편중에 시신에 대해 명상이 있다는게 떠올랐다. 알아보니 이를 부정관(不淨觀)이라고 하는데 무덤가에서 시체가 부패해가는 과정을 직접 관찰한 후, 시체가 없는 곳에서도 마치 시체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명료하게 떠올려 그 부정한 모습을 관상하거나, 혹은 자신의 몸 안에 있는 똥․오줌․가래․고름 등 몸의 36가지 부정한 실상을 관찰하여 자신이나 타인의 몸에 대한 애착이나 감각적 욕망을 끊고 존재하는 것은 변한다는 것을 여실히 깨닫게 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그러나 더 읽어보니 이 명상을 과도하게 하다가 자살한 제자가 생겼기 때문에 금지시켰다고 했다. 그걸 알고 이 부분을 다시 읽으니 말로 써 있지 않지만 톰이 느꼈을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롤린스카 병원의 병리사가 군나르 크론베르그라고 자기이름을 밝힌다. 그의 말투도 장의사의 말투처럼 느릿느릿하다.
내가 전화를 건 이유를 설명하자 그가 대답한다. 무슨 말씀인지 압니다. 하지만 이미 장의사에게 말한 것처럼, 그건 별로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 아니네요. 그 얘기는 저도 들었습니다만 이유가 뭡니까? 선생님 부인은 상황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병리사가 대답한다. 카린의 상태가 어떤지는 저도 압니다. 카린이TICC에 입원했을 때도, 카린이 숨을 거둘 때도 제가 옆에 있었으니까요. 선생님이 TICC에서 보셨을 때보다 시신의 상태가 훨씬 더 좋지 않습니다. 그건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네요가
내가 대답한다. 성함이 톰, 맞습니까? 네. 톰, 제가 알기 쉽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피부의 상당 부분이 시신에서 떨어져 나왔습니다. 피와 악취를 풍기는 체액이 배어 나오고 있고요. 그러니까 시신을 감싼 비닐을 잘라서 여는 순간 위생 문제가 발생합니다. 카린을 비닐로 싸놓았다고요? 그것이 일반적인 절차입니다. 병리사가 대답한다. 시신을 냉동고에 넣어두지 않았나요? 냉동고에 있습니다만, 미생물들에 의한 부패 과정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입니다. 보기에 별로 좋지 않아요. 선생님이 기억하고 싶은 모습은 아닐 겁니다. 보기에 좋든 말든 그런 건 상관없어요. 난 그저 아내에게 작별의 키스를 하고 싶을뿐입니다. 톰, 부인에게는 이제 입술이 남아 있지 않아요.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비닐을 제거한다면 균이 퍼질 위험도 있습니다. 악취도 무시무시할 거고요. 제 경험상 에크모를 달고 있다가 숨진 환자들의 경우 미생물의 활동이 특히 활발한 것 같습니다. 카린은 이제 막 숨을 거뒀는데요. 네, 부패 과정이 아주빨리 진행됐습니다. 좋아요, 좋습니다. 이해했어요. 더 이상 귀 찮게 하지 않겠습니다.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재권의 명상심리로 풀어보는 불교교리- 40. 부정관의 의미 -불교언론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491
▶p. 268 카린을 찾는 유선전화가 온 부분
톰이 말하지는 않지만 감정들이 밀려왔을 것이고 톰은 그 감정안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우유를 먹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졸음이 밀려온다.아이가 입을 헤 벌린 채 잠든다. 나는 유선전화 벨소리에 깨어나 재빨리 수화기를 든다. 여보세요, 카린 있나요? 내가 모르는 목소리다. 젊은 여자의 목소리인데, 목소리가 아주 쾌활한것을 보니 카린의 일을 아직 모르는 어린 시절 친구나 직장 동료인 것 같다. 리비아는 계속 잠들어 있다. 나는 어깨와 귀 사이에 수화기를 끼우고 품 안의 리비아를 들어 내가 앉은 소파 옆자리에 내려놓는다. 죄송하지만 누구시라고요? 내가 묻는다. 카린 집에 있나요? 여자가 말한다. 전화 가입자 이름이 카린으로 돼 있어서 그분과 통화하고 싶은데요. 여자의 목소리는 여전히 쾌활하다. 어디서 일하시는 분입니까? 내가 묻는얘기는 카린과 하고 싶은데요. 카린은 죽었습니다. 내가 대비한다. 그렇군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나도 똑같은 상황이었던 적이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어머니 휴대폰의 약정기간이 남아서 해지전화를 해야했었다. 전화를 걸기 전, 어머니의 신분증, 사망진단서 등의 준비해야 했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했다. 통신사의 안내원도 이 책처럼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으로서는 정해진 대로 응대했고 나도 거기에 맞게 행동했지만, 전화를 끊은 후 눈물을 흐르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 p.59 톰이 의사에게 카린에 대해 숨기는 것이 없이 말해달라고 하는 부분
톰은 사실을 감당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톰은" 나는 슬프다" 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그대로 서술해서 오히려 여러개 의 슬픔이 만들어지고, 독자가 자기의 슬픔도 끄집어 내게 된다.
제가 주치의 선생님과 직접 얘기하면 좋겠다는 게 카린의 바람입니다. 내가 말한다. 하지만 장인어른이 의사라고 말하면 선생님이 더 솔직한 대답을 해줄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한 거예요.
우린 숨기는 게 없어요. 아뇨, 그런 뜻이 아닙니다. 단지 말씀을 하실 때 몹시 조심하는 것 같아서요. 이를테면 컵이 반쯤비었다고 말하는 대신, 반쯤 차 있다고 말하는 식으로요. 페르손은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복도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나는 계속 말을 잇는다. 컵에 물을 다시 채울 수 있을 때만 컵이 반쯤 차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컵 속의 액체가 모두 사라질운명이라면, 그건 컵이 반쯤 빈 거고요. 그래서….… 아뇨, 아 무것도 아닙니다. 그저 저한테 제대로 말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를 위해서 굳이 말을 바꿔서 해주실 필요는 없어요. 같은 의사를 대하듯이 제게 말씀해주세요. 제가 바라는 건 그것뿐입니다.
▶ p.223-224 카린의 장례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찾아온 목사가
자신도 아들을 잃었음을 고백하는 부분.
인생에는 죽음의 허무함이 있고, 헤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제 아들은 열두 살까지밖에 살지 못 했습니다. 저는 벽에 부딪혔고, 절친한 친구 한 명이 아예 우리집으로 들어와 살았죠. 제가 얼마나 엉망인지 알았으니까요.
친구는 제가 다시 돌아갈 힘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렇게 물었습니다. 토타, 자네가 지금 느끼는 슬픔, 그것을 평생 요하네스를 모르고 사는 삶과 바꾸겠는가? p.224
[3] 카린의 아버지인 스벤은 카린이 병실에 있었을 때 카린을 만나지 못하게 한 톰의 행동에 대해 원망하는데 톰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처음에는 이해가 안갔지만 뒷부분을 보고 이해할수 있었다.
톰의 독단적인 행동이 아니었고 부모로부터 자립하고자 하는 카린의 입장을 대변하는 측면이 컸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또 톰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카린이 톰을 선택한 이유는 그를 서포트하면서 자신이 그럴 수 있는 존재임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일거라 생각했다. 또 톰과 함께 자기의 긴 미래를 볼 수 있었기에 그를 선택했겠다고 생각했다.
▶독립성에 대해 생각을 했다.
아이를 키울 때, 경제적으로 독립하게 하는 것과, 인간으로서의 독립하게 하는 두 측면이 있다면 "나는 아이가 인간으로서 독립할 수 있게 키우고 있는가?" 자문해 보았다.
▶ 환자인 카린의 입장을 중심으로 했던 행동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5 년에 당시에 유일한 가정호스피스였던 모현호스피스의 도움을 받았을 때 환자가 가장 약자가 되기 쉬우니 환자 위주로 생각을 해보라고 했다. 그중에 하나가 환자의 침상을 안방에서 집의 한가운데인 거실로 옮기는 것이라고 들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환자는 약자로서 일상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도 뒤늦게 그렇게 했는데 잘 했던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죽는 사람이 아닌 살아있는 사람 위주의 장례문화
영화 We are Young에도 그런 모습이 있는데 한국의 장례문화는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아닌 살아남은 자 위주이다.
흔히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말들을 한다. 이 말만큼 우리 민족의 죽음관을 분명하게 드러내 주는 말도 없다. 저승이 아무리 좋아도, 또 이승의 삶이 아무리 고단해도 저승보다는 낫다는 것이다.이런 현생 중심의 사고가 지배적이었으므로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구체적인 형상화가 두드러지지 못하다. 불교의 영향으로 저승관념이 다소 강화되었으나 고등종교에서 형상화된 저승에 비하면 민간신앙에서 드러나는 저승은 지극히 소박하고 단순하다. - 문화콘텐츠닷컴 저승의 의미 중에서
[4] 카린의 부모에게 카린의 사망사실을 알리면서 톰은 의사가 말한 것을 그대로 되풀이하는데 이 장면을 어떻게 보셨는지?
▶ 현실로 와 닿았다. 오늘날 대부분의 현실에서 죽음의 순간에 있는 것은 감정이 아닌 기계음이기에.
▶ 카린과 톰은 젊고 갑작스럽게 이런 일을 겪은 경우라 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의료화' 된 죽음의 상황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정에서 호스피스를 하다가도 체인스톡호흡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두려운 마음에 구급차를 호출해서 병원으로 가고 그후 병원에서는 인공호흡기를 그렇지만 이 인공호흡기로 호흡을 하면 환자는 매우 힘들어 한다고.한다. 소생의 가능성, 또 이후 본인이 원하는 정도의 일상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는 환자에게 괴로움을 더 늘어나게 하는 일이 된다고 한다. 사전의향서 등으로 본인이 이런 상황에서의 결정을 미리 해둘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가족간의 입장차이가 있다. 대학생인 큰아이가 엄마는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본인은 인사를 할 시간이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때 죽음은 나의 일이긴 하지만 동시에 가족의 일이기도 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 연명치료후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알고 있어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전의향서의 주요 항목이 뭔지 그걸 하면 생기는 결과가 뭔지.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주요내용>
https://www.lst.go.kr/medi/medicalintent.do
출처:
연명의료 중단등결정 (항목별로 선택합니다) | [ ] 심폐소생술 | [ ] 인공호흡기 착용 |
[ ] 혈액투석 | [ ] 항암제 투여 | |
호스피스의 이용 계획 | [ ] 이용 의향이 있음 | [ ] 이용 의향이 없음 |
▶off 는 off. 죽음의 순간은 대단하지 않다.
수술전 마취를 한다. 만일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죽는 것이다.
[5] 톰이 보건당국과 세무서를 상대로 본인이 리비아의 아버지임을 입증하여야 하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셨는지?
▶ 밀란쿤데라는 소설은 관료화되는 사회의 부품이 되어가는 개인이 유일무이한 존재임을 나타내게 하는 것이라고 했는다. 이 책에 한 개인으로서의 톰과, 관료제의 마찰이 conflict가 그대로 나와서 신기했다.
그는 관료제, 학문이 발달하면서 구체적인 개인의 삶을 망각하는 흐름이 거세게 생겼는데 유럽에서 인간이 (유일무이한 특질을 가진 ) 개인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상당부분 소설 덕분이라고 말한다.
“예술을 철학이나 이론적 경향들의 한 갈래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분들을 대단히 무서워합니다. 소설은 프로이트 이전에 이미 무의식을 알았고 마르크스 이전에 이미 계급투쟁이라는 걸 알았으며 현상학자들 이전에 벌써 현상학(인간적 상황의 본질에 대한 탐구)을 실천했습니다"
▶ 개개인의 사정을 고려하기보다는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것이 조직의 원리이기에 제도에 조직내의 다수의 경험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사회에서 모성보호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고 서류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한편으로 아기인 리비아를 중심에 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미혼부를 인정하지 않아 문제가 된 일이 있었다.
가족관계등록법에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의 출생신고는 모가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혼부가 생모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모르면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따가운 시선과 탁상행정' 사각지대로 밀려난 '미혼부
https://www.nocutnews.co.kr/news/4742661
CBS노컷뉴스 2017-03-03그런데 2015년 11월 이른바 '사랑이법'으로 불리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이 시행되었다. 친모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친부가 DNA 검사확인서를 제출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으면 아이를 호적상에 올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법이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법명의 주인공인 '사랑이'의 친부 김 모(40) 씨는 "진술서에 친모 이름을 적었다는 이유로 신청이 기각된 사례가 있다"면서 "친부가 친모 이름만 알아도 직접 친모를 찾아 출생신고해야 한다는 게 여전히 법원의 해석"이라고 말했다
▶ 이는 사회내에 국가와 개인만 있다면 당연히 벌어지는 일이다. 개인과 국가사이에 지역공동체가 있어야 한다. 공동체에서 형성되는 관계, 친밀함이 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 국가가 개인의 생활에 긍정적으로 개입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와 정 반대상황이기도 하다.
<극중 다니엘은 질병 수당에 문제가 있어 고객센터에 전화하지만
전화 연결에만 1시간 48분이 걸린다.>
* 영국은 2018년 1월 체육시민사회부 장관이 ‘외로움 담당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 )’을 겸직하게 해서 외로움을 국가 정책 의제로 다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의 한 민간단체는 ‘지역에 뿌리 내린 복지 공동체’인 서클을 만들었다고 한다. 인터넷의 네트워킹 기술을 이용해서 이웃끼리 사회적 관계를 맺도록 하고, 그렇게 맺은 촘촘한 관계망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돌보도록 하는 것인데 지방정부와 노동연금부에서도 복지비용이나 건강에 드는 비용까지 고려 했을 때 이 방법이 비용이 덜 들기에 예산을 할당한다.
▶ 영국의 공동체 돌봄(커뮤니티케어) 체계 서클(Circle), 그 뒷 이야기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ycyoung0416&logNo=221443604816
■ 선택논제
[1]어머니가 아버지와 애완견을 돌봐야 해서 리비아를 데리고 집에 가겠다고 하자
톰이 리비아를 두고 가라고 하는데 이런 톰의 행동에 대해 공감하시는지?
공감한다 9: 공감하기 어렵다. 2
▶ 공감한다. 밤에 아이를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4개월 정도 되었을 때인데 그런 때인데 톰에게 주양육자로서의 책임감, 정체성이 생긴 것 같다. 한편으로 리비아가 집에 없을 때 톰이 자신을 감당 못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 공감한다. 톰은 슬픔에서 나와 미래를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 톰이 중심을 잡는 장면이다.
▶ ^^;; 톰이 어머니에 말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든다.
▶ 아기를 돌보는 것이 어려워서 도움을 많이 받고 싶은 시기이지만 애착형성에 매우 중요한 때이다. (아빠가 되고자 하는 )톰의 의지가 발휘된 부분이다.
■ 토론 소감
▶ 독립된 자아에 관해 토론한 것이 인상깊다.
책의 뒤표지에 " 죽어가는 아내와 갓 태어난 아이 둘 사이를 오가며 마지막 온기를 전하려는 한 남자" "소중한 사람에게 안부를 물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지, 우리는 모른다." 이런 말이 써 있는데 책의 마케팅 방향이 책 내용과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망치는 마케팅...
▶ 현재 시점 present tense 가 이 작품의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하던데 한국어는 과거와 현재의 구분이 시제 개념이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라 그런지 잘 모르겠다.그래서 영어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365페이지에 보면 저자가 굳건히 일어선 느낌이 든다.
너는 나를 보며 죽음 앞에 독특한 현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현실 속에서는 모든 보호막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인생과 마주할 수 밖에 없고, 어디선가 자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없다고. 나는 그때 너를 이 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이해한다. 너는 이제 세상에 없는데, 그것은 의식을 초월한 무(無),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무심히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365
▶ 토론을 하면 끝나고 나면 제한된 시간안에 읽어서인지 알아차리지 못한 것들을 알게 된다. 언제나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 역시 그렇게 하고 싶다. 좋은 토론이었다.
▶ 죽음에 대한 철학적 책을 많이 읽어왔다.
북유럽 소설에 있는 특유함이 있는데 아직 무엇이라고 설명하지는 못하겠다.
<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라는 책과 나란히 놓고 다시 읽고 싶다.
▶ 토론에서 "행복" "독립"에 대한 얘기가 나왔지만 현실에서는 반대로 만일 받을 수만 있다면 지원을 원하고 마다하지 않는것이 현실이 아닌가 한다. ^^;; 젊은이들이 "독립" 으로 떠밀려 가는 것이 현실....^^;;
▶ 따옴표 없이 작품을 쓴 주제 사마라구가 저자와 도풀갱어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토론에서 "독립"이라는 키워드가 나왔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는 자기결정력에 대해 생각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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