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두를 든다는 것
덴마크의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1813-1855)는 이런 실제 사례를 말한 적이 있다.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훌륭한 책을 낸 사람이 있었다. 그의 명성은 매우 높았다. 하지만 그는 매우 힘든 시련을 겪게 되었으며 깊은 의혹 속을 헤맨 끝에 목사 한 분을 찾아가 가르침을 청했다. 목사는 그가 누구인지 몰랐다. 그의 하소연을 다 듣고 목사는 책 한 권을 권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 책을 읽고도 구원을 얻을 수 없다면 당신은 구원될 길이 없는가 봅니다.” 목사가 권한 책은 목사에게 가르침을 청한 바로 그 사람이 저술한 책이었다.
...
구원에 관한 저명한 책을 쓸 정도로 구원에 해박한 사람도 결국 구원을 얻을 수 없었다. 우리가 대학 강단을 떠나 오곡도로 들어온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방식대로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듣고 분석ㆍ정리하여 색즉시공을 이해했다고 해서 색즉시공의 경지 그대로 살 수 있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이해가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해는 이해일 뿐임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
화두는 분석가의 입장이나 기존의 결론과 견해로는 통과할 수 없는 관문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1925-1995)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생각하는 일은 좀처럼 없다. 인간이 생각을 하는 것은, 생각하고자 하는 의욕이 고양되었기 때문이라기보다 차라리 쇼크 때문이다.” 그는 사람이 진실한 의미에서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은 종전의 경험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누구를 만나는가?
공즉시색을 말하기 전에 영애와 순이의 이야기로 되돌아가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우리는 가정과 직장에서 숱한 사람을 만난다. 그런데 사실은 누구를 만나고 있을까? 앞에는 배우자가 있고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때 눈앞의 배우자를 만나고 있을까, 배우자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만나고 있을까? 진정 그를 만난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그것은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https://www.bulkw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353
[불교를 만나다] 공空(10) - 불광미디어
세속의 많은 인연들과 연락이 끊긴 지도 10여 년. 어떻게 연락처를 알았는지 (김사업의) 고등학교 동기생에게서 뜬금없이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 내용은 이랬다. 나와 고등학교 때 친했
www.bulkwang.co.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