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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유식唯識 (5)

by 책이랑 2020. 8. 24.

유식에 의하면 마음은 마음의 외부에 있는 뭔가를 진실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 아니다. 마음에 대한 유식의 생각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이러하다. 마음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과 같다. 꿈속에서는 자신이 쌓아 온 무수한 경험의 단편을 소재로 그때그때 인연에 따라 온갖 장면들이 펼쳐진다.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은 꿈속의 미운 놈이 진짜 미운 놈인 줄 알지만 그것은 자신에 의해 그려진 그림일 뿐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꿈속의 장면들이며, 마음이 그리는 허구의 그림일 뿐이다.
 
따라서 유식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모든 것은 단지 마음이 만들어 낼 뿐이다.”와 통한다. “미운 놈이기 때문에 밉다.”라고 우기는 우리에게 유식은 조용히 이렇게 말한다. “미운 놈은 없습니다. 미운 놈은 당신 마음이 그리는 허구의 그림일 뿐입니다. 기쁨도, 슬픔도 마찬가지죠.”
 


공空사상과 유식사상은 모든 대승불교 교리가 기본으로 삼고 있는, 대승불교의 핵심 사상이다. 인도에서 공사상을 선양해 간 그룹을 중관파中觀派라 부르며 그 시조는 용수(龍樹, Nāgārjuna, 150-250년경)이다. 용수는 모든 것은 자성이 없는 공이요, 자성이 없기 때문에 조건에 의해 생겨날 뿐인 연기가 성립한다고 통찰했다. 즉 연기란 무자성無自性을 의미하며, 무자성인 것이 곧 공이라고 했다. 연기=무자성=공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인도의 중관파가 시종일관 모든 것은 꿈과 같아서 실재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면, 유가행파는 그 꿈을 꾸는 마음의 구조와 원리를 철저히 밝힘과 동시에 이에 근거하여 미망의 마음을 깨달음의 지혜로 전환하는 수행 체계를 완성했다. 유가행파의 사상, 즉 유식이 이러한 특색을 띠게 된 것은 유가사瑜伽師라 불린 전문 수행승들의 깊은 선정禪定ㆍ삼매三昧의 체험이 그 형성과 발전에 크게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유가사의 산스끄리뜨 원어는 요가짜라yogācāra이다. 요가짜라는 요가yoga와 아짜라ācāra의 합성어이며, 요가는 ‘선정ㆍ삼매’ 등을 의미하고 아짜라는 ‘행ㆍ실천’을 뜻한다. 따라서 요가짜라의 기본적인 의미는 ‘선정의 수행’이며, 나아가서는 ‘선정 수행자’를 뜻하기도 한다. 유가사는 이 의미 가운데 ‘선정 수행자’에 해당하는 한문 번역어이다. ‘유가瑜伽’는 산스끄리뜨 ‘요가’를 음역한 말이고, ‘사師’는 ‘아짜라’를 의역한 말이다. 부파불교 시대부터 유가사라 불리는, 선정 수행을 전문으로 하는 특정 그룹이 있었고 이들의 깊은 선정의 체험이 유식사상을 잉태한 것이다.

https://www.bulkwa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965

 

[불교를 만나다] 유식唯識 (5) - 불광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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