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월요일, 줌으로 보늬샘 9월 모임을 했습니다. 두 차례 전쟁을 겪고 여러 번 결혼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군인과 가정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을 거침없이 죽여버린, 102세 할머니가 털어놓는 인생이야기입니다.
폭력과 성적인 묘사가 많아 과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이야기 인데요, 그렇다면 불편하게 느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주인공이 남자로 설정되어 있으면 별 생각없이 읽었거라는 말씀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남성의 폭력은 당연시하는 것, 나아가 여성의 성, 여성의 행동에 씌워지는 프레임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게 되었습니다. 또 김○경 선생님이, 어떤 성장과정과 경험이 있길래 남자인 저자는 이런 내용의 글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을 해주셨는데, 토론의 뒤로 갈수록 저또한 그 부분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한 독자의 후기중에 "마초 사회에서 희생되지 않고 자기의 권리를 행사하면서 살아왔다"는 표현이 있었어요. 베르트는 희생자가 아닌 죽지 않고 살아 남은 생존자입니다. 죽긴 왜죽어. 살아야지.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같이 이야기를 하다보니 혼자 읽었을 때의 느낌을 넘어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게 된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다음 토론할 책은 제비뽑기입니다.
책소개
루거 총을 든 할머니 - 브누아 필리퐁 지음, 장소미 옮김/위즈덤하우스 |
102세의 베르트는 경찰에 구금됩니다. 그리고 벤투라 경감이 심문을 시작합니다. 102세의 노인인 베르트의 지하실에서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베르트는 자신의 어린 시절, 할머니와의 삶, 결혼 생활, 위대한 사랑 등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데요, 이 이야기에는 베르트의 남편들 몇 명을 포함해서 ^^ 약 10명의 남자들이 등장합니다. 슬픔, 드라마, 유머, 웃음 등과 함께 이 이야기는 여성에 대한 배려, 여성에 대한 폭력, 인종 차별, 낙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베르트는 용기, 결단력, 정의감을 지닌 여성으로 마초 사회에서 평생에 걸쳐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면서 살아 왔습니다. 여기에는 폭력과 성에 관련된 내용이 많이 등장해서 독자에 따라서는 과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 전반에 걸쳐 우리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아니면 읽기를 포기해야 할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목차
[1] 책 읽은 소감
[2] 어떤 남자가 가장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는지?
[3] 이 작품에 등장하는 폭력, 성적 묘사에 거부감이 든다면 왜 그럴 것 같은지?
● 엘레나 페란테 칼럼
저는 이야기를 다시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 남자와 여자를 바꾸어 이야기를 다시 써봅니다. 그러나 그것이 항상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여성은 거의 돌아서지 않는 반면, 남성은 일반적으로 특정 시점에 이타카가 필요합니다
나는 가끔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내가 많이 좋아하는 유명한 이야기)를 가지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게임을 하기도 한다. 만약 주인공이 여자였다면 이야기가 될까? 예를 들어 멜빌의 바틀비가 여성일 수 있을까? 아니면 스티븐슨의 지킬? 이탈로 스베보의 제노? 칼비노의 나무 위의 남작?
이 게임은 수년 동안 이주로 나다니엘 호돈의 단편 소설인 웨이크필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웨이크필드는 19기 복잡한 런던에 사는 남자이다. 어느 날 아침, 그는 아내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간다. 그는 원래 며칠 동안 자리를 비울 예정이었다.하지만 그는 도시를 떠나지 않고 아무 이유도 계획도 없이 같은 충동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집 근처에서 20년 동안 아내에게 돌아갈 때까지 자신을 가둔다. 자신의 부재를 지켜보는 이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고 많이 연구되었다.
만일 웨이크필드가 남자가 아닌 여자, 남편이 아닌 아내라면 어떨까? 한번은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다시 써서 호손의 작품을 망치려고 해보았지만 이내 탁 막히게 되었다. 뭔가 작동하지 않았다. 문제가 뭔지 잘 이해할수 없었다. 하지만 사실이든 허구이든 갑자기 집을 떠나면서 모든 것을 버린 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있다. 분명히 문제는 그게 아니다. 그리고 여성이 집으로 돌아간다는 설정도 맞지 않은 것 같다. 나의 경험에 따르면 모든 것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여성은 거의 돌아오지 않지만 남성은 일반적으로 특정 시점에 이타카(오딧세우스가 돌아가는 자신의 고향)를 필요로 한다. (10년 또는 심지어 20년 후에 다시 결합한 커플을 많이 알고 있는데, 특히 질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노년기가 슬쩍 보일 때, 그리고 다시 만나기를 제안하는 사람은 남자다. ), 여성으로 설정한 웨크필드는 가장 어둡고, 신비로운 순간 그리고 최고의 순간에 흔들린다.
가족과 함께 살다가 아무 이유 없이 모든 것을 버리고 길거리에서 고통받는 가족의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여자를 상상해야 할 때, 이야기는 무기력하게 허우적 된다. 나는 한가한 신처럼 존재하기도 하고 부재하기도 하며, 개입하지 않고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웨이크필드는 필연적으로 남성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손이 전개한 상황, 즉 냉담한 감시와 가까이에서 있으면서도 무관한심한 설정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나는 특정 행동을 본질적으로 남성적이라고 여기는 것은 여성성에 대한 진부한 표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여성 웨이크필드는 남성 웨이크필드보다 더 나아갈 수도 있다. 아마도 그녀는 부재하는 동시에 현존하는 것의 부조리함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모순, 즉 타인을 필요로 하는 것과 동시에 타인으부터 분리되어야 할 필요성을 더 깊이 파헤칠 것이다.
https://www.theguardian.com/lifeandstyle/2018/dec/08/elena-ferrante-rewrite-other-peoples-stories
● 브느와 필리퐁 인터뷰 2021. 9. 10.
서울국제도서전 장르포커스 일환으로 진행되는 KBS World Radio 이슬아 기자의 브누아 필리퐁 작가 특별 인터뷰
- 이 작품은 현실적 리얼리즘이 아니고 우화적, 환영적 , 현실을 비튼 것
-그러나 현실성밖에 위치하지만 최소한의 사실성을 확보하려 했슴
- 여성에대한 폭력 남성의 지배양상을 고발하고 싶읐다.
- 작은 오두막집에 사는 여성의 눈으로 낙태, 피임 등의 여성해방의 다양한 순간을 따라가려 했다.
- 작가에게는 96세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있는데 그 나이때의 사람들은 필터없이 거침없이 말을 한다.
불경함과 지혜가 공존한다고 볼수 있다. ㅎㅎ
코로나에 대해서 이야기 하신 것도 있는데 전쟁이나 나치의 포로가되었을 때도(나치가 나쁘지 않다는게 아니고) 이렇게 갇혀산적이 없었다고 하셨다.
- 베르트는 폭력에 맞써 스스로를 보호하면서 살아왔는데 그녀에게 가장 큰 폭력은 남편이었다.
- 102세의 여성이 이야기하므로 살아남았다는것을 알고 있으니 비애감을 멀리하고 귀기울여 듣게 되는 효과가 있다.
- 여성에 대한 폭력을 말하는 이런 투쟁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싶었다.
와인스타인 사건이 크게 거론되던 시기에 썼다.
‘미투 촉발’ 71세 와인스타인, 징역 늘어 110세까지 복역
전 세계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할리우드 영화계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71)이 성폭행 혐의로 로스앤젤레스(LA) 법원에서 징역 16년 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그는 앞서 뉴욕에서도 이미 23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에 있다.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02241556001#c2b
- 이 책을 쓸 때 소셜미디어에는 두가지 흐름이 있었는데 이문제에 대해서 남자들은 그만 말하라는 흐름이 있었다.
- 본인은 여성폭력에 대해서 침묵을 지키고 싶지 않고 감수성과 지성을 가지고 참여하고자 했으며
여성폭력에 대해 말하기는 남성들 편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페미니즘은 경멸적인 단어가 되어가고 있는데, 인종차별금지가 사회적 코드로 들어온 것과 대조된다.가부장적 계급은 권력이 재분배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에 그런 현상이 벌어진다.
-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남성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사회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 비극과 희극의 균형잡기는 영화에서 많이 배웠는데 챕터분량을 일정하게 하고
영화편집에서 두 장면사이에 다른 장면을 끼워넣어 보아 사람이 기다리게 만드는 기법을 활용한다.
유머가 지나치면 상스러워진지하지 못하고, 심각한게 많으면 어두워지게 되며, 이야기가 너무 심각해지면 안되니 베르트같은 인물이 필요하다. 농담을 통해 긴장감을 해소시킨다.
https://youtu.be/v1eAlHzai7s?si=O0GAPoR761sOfIWD&t=715
다음 토론책입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316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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