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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동아리/보늬샘독서동아리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2024.10.21)

by 책이랑 2024. 10. 21.

10월 21일 월요일 저녁 8시, 보늬샘 9월 모임을 했습니다.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로 토론을 했습니다. 이 책은 

 

“노동 계급의 영웅은 쓰러지지 않아”
영국 베이비부머 세대 노동 계급의 사랑과 긍지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 10점
브래디 미카코 지음, 노수경 옮김/사계절


저자: 브래디 미카코

브래디 미카코 는 출세작인 『아이들의 계급투쟁』을 비롯해 보수당 정부의 긴축 정책으로 영국의 밑바닥 사회, 노동 계급의 삶이 무너져 내린 모습을 핍진하게 묘사한 여러 권의 책을 썼다. 그 자신이 일본의 빈곤 가정 출신으로 고교 시절 교복을 입은 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담임교사에게 “요즘 일본에 그런 가난한 가정이 있을 리 없다. 노는 데 쓸 돈이 필요한 거겠지”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가난한 사람은 일본에 있지 말아야 한다. 가난한 노동자임을 당당하게 노래하는 펑크록의 나라 영국으로 가자’라고 마음먹고 1996년 영국에 정착했다. 영국에서도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뼛속까지 노동자의 정체성으로 살아온 그는 “브래디 씨, 아저씨들 이야기를 써주세요”라는 편집자의 제안에 자신의 남편을 비롯한 베이비부머 세대 노동 계급 남성들의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브래디 미카코는 폴 윌리스의 『해머타운의 녀석들』(원제 Learning to Labour: How Working Class Kids Get Working Class Jobs로 한국에는 『학교와 계급 재생산』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을 언급하며 책의 문을 연다. 1977년에 출간된 이 책은 산업도시 해머타운의 10대 소년들을 참여관찰 방식으로 조사하여 ‘노동 계급의 아이들은 반항적이며 권위에 저항하는데 왜 스스로 육체노동을 선택하여 전형적인 노동 계급의 일원이 되고 마는가’를 밝힌 작업이었다. 40여 년이 흐르는 동안, 그 소년들은 어떤 어른이 되어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마침 남편과 그 친구들이 ‘해머타운의 녀석들’과 또래인지라, 브래디 미카코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직업과 생활환경, 인생의 경로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서술하며 영국 노동 계급의 어제와 오늘을 되짚는다.

『아이들의 계급투쟁』,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등의 책을 통해 긴축 정책이 장기화된 영국 사회에서 빈곤 계층 아이들의 삶이 얼마나 적나라한 차별과 혐오 아래 놓이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 브래디 미카코가 이번에는 베이비부머 세대 노동 계급의 생활을 들여다보았다. 한국 사회에 이른바 ‘아저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하듯이 영국 사회에는 백인 노동 계급 중장년 남성에 대한 혐오와 멸시가 만연하다.

[...]

정부가 밑바닥 사회를 더 이상 책임지지 않겠다고 선언한 긴축의 시대에 노동 계급의 긍지와 자부심, 체념과 좌절을 품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세대론이나 계급론이 다 담지 못하는 생활 현장의 복잡다단한 풍경을 보여준다. 특정 세대나 집단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을 때 그 뒤에 놓인 치사회적 맥락을 살피면서도 개인의 삶을 지우지 않는 방식으로 그들을 이해해보려는 저자의 성숙한 시선이 빛을 발하는 책이다.

존 레넌, 매드니스, 루 리드, 더 후, 밥 말리……
록과 팝의 명곡들로 엮은 노동 계급의 투지와 기백

이 책의 밑바닥에는 시종일관 음악과 술이 흐른다. 브래디 미카코는 영국 음악이 좋아 이민을 결심한 사람답게 각각의 에피소드에 영미권의 록과 팝, 일본의 대중가요를 긴밀하게 엮어 글을 썼다. 영국의 록 음악이 노동 계급의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배경 음악과 글이 어우러져 일관된 정서를 만든다. 소개된 곡을 듣고 가사도 함께 살펴본다면,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인생 앞에서 보였던 투지와 기백을 한층 선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레이
1956년 런던 이스트엔드 레이턴스톤 출생. 파견직 자동차 수 리공 출신.
브렉시트
레이철
레이의 파트너. 미용실 운영, 세 명의 아이가 있다.
스티브
1958년 브라이턴 출생. 예전에 일하던 공장 터에 생긴 대형 마 트에서 일하고 있다. 고령의 어머니와 함께 산다. 매드니스의 팬이었다. 개와 책을 좋아한다.
야간순찰
중국이민자
션   
제프 1956년 레이턴스톤 출생. 암거래에 손을 댔다가 체포되어 복 역. 출소 후 도장공으로 살아간다. 20대의 태국인 아내 나타야 와 에식스주에서 생활
 
테리

1955년 런던 포레스트 게이트 출생. 불량하게 살다가 블랙캡 택시 운전기사가 된다. 은행에 근무하는 아내와 고급 주택지 에 저택을 구입함. 노동당원,
 

데이비드
로스차일드 은행에서 오래 일했다. 중상류층 부자(하지만 젊었

을 때는 스카를 좋아했다). 테리의 친구

 
사이먼
1955년 레이턴스톤 출생. 해외를 방랑하는 택배 기사. 에식스 주에 조카와 함께 산다. NHSNational Health Service(국가보건서비 스)와 노동조합의 힘을 믿는다.


 
대니
런던 이스트엔드에서 에식스주로 이주. 생전에 엄청난 미남이 었다. 아시아에 여행을 갔다가 20대 베트남 여성을 만난다. 만 1년에 암에 걸리자 이 여성이 그를 임종까지 돌봐주었다. 제마 라는 여동생이 있다.

 
로라
1961년 웨일스 출생. NHS 간호사 출신, 런던에 있는 부동산의 임대료와 연금으로 살아간다. 카누가 취미. 마이클이라는 파 트너가 있다.


 
재키싱글맘. 저자의 이웃 아마추어 건설노동자

 
도장공 아일랜드계 영국인 헤어진 파트너와의 사이에 아들
하나와 딸 둘을 두고 있다.
 

 

더보기

들어가며 – 아저씨들 아직 안 죽었거든?
주요 등장인물

1부 디스 이즈 잉글랜드 2018~2019
1. 문신과 평화

- 자동차 수리공이었던 레이와 레이철, 브렉시트에 대한 입장차이로 인한 갈등, 문신

2. 초겨울 찬 바람을 맞으며
스티브 - 순찰대 조직/운영,중국계 이민자 

3. 브라이턴의 동화
- 브렉시트로 인아일랜드인 노숙자 청년을 재워준 아일랜드 출신 션

4. 2018년의 워킹 클래스 히어로

P. 45
계급 재생산의 길을 끊으려 하는 노동 계급 아저씨들
『해머타운의 녀석들』에서 “반항적이고 권위에 저항하면서도 사회 계급의 틀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스스로 ‘육체노동’으로 살아가기를 택하여 기존의 계급 제도를 재생산한다”라고 지적된 영국의 노동 계급 아저씨들이 이 계급 재생산의 길을 드디어 끊으려 하고 있다. 나보다 출세하라면서 계급 재생산의 길을 끊어내려 한 아버지들은 이전에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그들이 하는 말에는 “이제 우리가 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라는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현실감이 있었다. 


5. 원 스텝 비욘드
6. 리얼리티 바이츠
7. 노 서렌더
8. 노 맨, 노 크라이
9. 우버와 블랙캡, 그리고 블레어의 망령
10. 언제나 인생의 밝은 면을 보기를

P. 101~102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드러난 영국인의 속마음
그때 제마가 감정을 발산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국 사람들이 평소에는 꺼내 보이지 않던, 깊은 곳에 묻어두고 있던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한 게 아닌가 싶었다. 영국 땅에서 우리가 땀 흘리며 슬픔을 안고 어렵사리 키워온 것들을 이방인이 나타나 휙 하고 수확해 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쏘냐. 이런 느낌의 분노, 아니 두려움에 가까운 어떤 감정.증오. 분명 영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은 요즘 이런 것에 과민해졌다. 그것만으로도 브렉시트 찬반 투표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유해한 것이었다. 영국 사람들의 속마음이 드러나는 바람에 우리 이민자들은 투표 이전처럼 그들을 믿어줄 수 없게 되었다.


11. 노를 저어라
12. 타올라라, 사이먼
13. 데어 제너레이션, 베이비
14. 킬링 미 소프틀리 – 우리의 NHS

P. 151~153
최후의 저항자들
“그러니까 이건 건강과 돈만의 문제가 아니야. 더 큰 거라고. 나는 대처한테도, 글로벌 자본주의한테도 질 수 없다고. 물론 가담하지도 않아.”
(…) 남편 말처럼 이는 NHS만의 문제가 아니라 더 큰 문제일지도 모른다. 대처리즘에 반대하는 것도, 글로벌리즘에 반대하는 것도, EU 탈퇴도 전부 이어져 있고 얽혀 있다. 해머타운의 아저씨 세대는 현 사회에 최후의 저항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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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진료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 예스24

“많은 의사가 더 이상 누리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인간관계다”경험과 감정으로 굽이진, 환자의 인생 전체를 따라간 궤적다큐멘터리 감독 폴리 몰랜드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자신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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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너는 나를 알아
16. 두근두근 투나잇
17. 나의 포효를 들으라
18. 슬퍼서 견딜 수가 없어
19. 베이비 메이비
20. ⟨그랜 토리노⟩를 들으며
21. 프레이즈 유 – 길고 긴 길을 함께

P. 218~219
20대 베트남 여성과 60대 영국 아저씨의 사랑
자본과 노동력이 이동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국경을 닫아두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사람들은 페이스 타임이니 스카이프니 하는 걸로 만나서 이야기하고, 사랑에 빠지고, 그렇게 되면 베트남이든 아프리카의 통북투든 날아가는 것이다. 사랑은 광기다. 사랑은 배외주의를 관통하는 최종 병기다.  

 

브래디 미카코는 책의 2부에서 이러한 현실을 설명하는 데 동원되는 영국의 세대론과 계급론을 두루 소개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속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비롯해 X세대, Z세대 등 그 앞뒤에 놓인 여러 세대의 특징을 개괄하면서 이들이 갈등을 빚는 지점과 그것을 부추긴 사회경제적 배경을 지적한다. 아울러 여전히 계급의식이 굳건한 영국 사회에서 계급이 어떻게 세분화하고 있는지 소개하며, 현재 영국에서 가장 문제시되고 있는 백인 노동 계급의 교육 및 문화적 상황을 상세히 다룬다.

지적인 ‘워킹 클래스 히어로’가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던 시대는 저물고 이제 백인 노동 계급은 성적이 가장 낮고 향상심도 없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논의가 거듭될수록 백인이 아닌 노동자의 처지는 잊히거나 무시된다는 사실 또한 함께 언급한다. ‘노동 계급’이라는 말에 습관적으로 ‘백인’이 붙게 되면 “노동 계급은 문신을 잔뜩 새긴 인종차별주의자”와 같은 부정적 편견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반대로 노동 계급 안에서 이민자의 존재를 배제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노동 계급에 ‘백인’을 붙이고 그들의 부정적 면모를 강조해 악마화하는 것, 그럼으로써 이민자들이 스스로를 노동 계급이 아니라고 여기게 하는 것 “가난한 계급의 분열을 조장해 서로 싸움을 붙여두면, 정권과 정치인들 쪽으로 분노를 돌리지 않으리라 생각한 위정자들의 지혜”(271쪽)라고 일갈한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노동 계급은 그 내부의 다양성, 즉 인종, 종교, 문화, 젠더 등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노동자로서 한 공통의 경험에 기초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정자들이 ‘DIVIDE & RULE(분할과 통치)’이라면 노동 계급은 ‘UNITE & FIGHT(연대와 투쟁)’라는 멋진 라임을 선보이며.


2부 [해설] 현대 영국의 세대, 계급, 술에 관하여

1. 영국의 세대 구분

P. 243.245
그에 비하면 X세대는 수수하다. 두 화려한 세대에 끼어 존재감이 적다. 애초에 흥이 깨진 상태에서 출발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세대 의식이나 결속감도 희박하며 지금도 어딘가 뿔뿔이 흩어져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싸우는 사이에 깊숙이 고개를 숙인 채 양 진영의 침이 튀지 않도록 신경을 쓰며 육아와 일, 사회의 잡다한 일, 사무적인 일 같은 것을 해내며 담담하게 소박하게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세대가 X세대다. 실제로 사회의 중심이 되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나이가 된 세대니까. 나도 일단은 X세대에 속해 있으니 아무래도 호의적인 눈으로바라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그렇지만, 최근의 영국을보면서 나는 X세대에 좀 더 애정을 느끼게 된 것 같다(보리스 존슨총리도 X세대가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는 1964년에 태어났으니 베이비부머 세대의 마지막 해에 태어난 독기 어린 불꽃이라 주장하고 싶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는 X세대에 속하므로 이쪽에 관해서는 말을아끼고 싶기는 하다). (5) 2세대를 키운 X세대X세대는 종종 ‘주목받지 못한 세대unsung generation(음지에서 일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세대)‘라고 일컬어진다. 베이비부머 세대와밀레니얼 세대 사이에 끼어 사회적 영향력이 없는 세대랄까.

존재 자체를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는 그림자가 옅은 세대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 겨우 상황이 바뀌고 있다. 어느 시대건 기업은 청년층을 소비자로 설정하고 마케팅을 했다. 2000년 이후에 태어난Z세대가 주요 소비자 집단으로 연구되면서 그들을 키운 X세대의 중요성에도 주목하게 되었다.2019년 7월 29일자 블룸버그의 기사 리얼리티 바이츠 백 : z세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들의 부모를 보라」에 따르면, 세대동역학센터에서 Z세대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제이슨 도시는 Z세대에 관해 ˝그들은 단순히 밀레니얼 세대의 극단적인 버전이 아니었다. 전혀 다른 세대다. 그렇게 된 주요한 이유는 부모가 그들을 어떻게 키웠는가에 달려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디다스와 맥도날드, 도요타를 고객으로 둔 그는 부모의 양육 방식이 다음 세대의 노동과 씀씀이, 교육관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X세대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 걸프전쟁, 챌린저호 폭발 사고등을 목격했다. 그들이 어린이였던 1970년대는 이혼이 급증한 시대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는 점차 글로벌화가 진행되어 경쟁이 극심해졌고, 노동 환경도 열악해지는 가운데 이들은 사회인으로서 살아왔다. 그런 X세대의 양육을 미국 라이트주립대학교의 코리 시밀러 교수는 이렇게 분석했다.X세대는 Z세대를 그들 자신처럼 자주성과 자율성이 있으며 시니컬한 사람으로 키우고 있다. 그다지 고삐를 죄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준다.˝˝(Z세대는 스스로 답을 찾으려 했다.˝조사 결과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맷집이 강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직장에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2년 이내에 일을 그만두려 한다˝라고 대답한 사람이 밀레니얼 세대는 25퍼센트에 달했지만 Z세대(가운데취업한 사람들)는 15퍼센트에 그쳤다고 한다. 또 Z세대는 신중하게 돈을 쓰고, 밀레니얼 세대보다 수입 가운데 많은 부분을 저축하는 경향이 있으며, 민트나 에이콘스 같은 지출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그러니까 Z세대는 X세대가 그렇듯이 그리 거칠지 않은 세대인모양이다. 아직까지도 와일드 사이드를 서성이는 사람들이 남아있는 베이비부머 세대, 그들이 키운 ‘와일드하게 부모와 싸우는‘밀레니얼 세대와 달리, X세대와 Z세대는 조용한 체념을 품은 채소박하게 자기 자신을 살아가는 세대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P. 249-250
영국에서 베이비부머 세대는 1960년대의 자유롭고 활기차게 스윙하던 향락적인 문화와 한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정치적으로 멋지게 세상을 움직이기는커녕 경제 위기를 일으키고, 이기적이며 쾌락적으로 인생을 살아왔다는 도덕적인 비난을 받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분출된 베이비부머 세대를 향한 비판은 훨씬 이전부터 면면히 이어지던 것이었다. 이 세대는 아직 직업을 가지고 있던 중년 무렵부터 이미 향후 사회에 짐이 될 세대로서 부정적으로 그려졌다. 그런 상황에서 EU 탈퇴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이들이 탈퇴 쪽에 투표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부머 책임론‘의 기세는 최대치가 되었고, ‘배신자세대˝라거나 ˝자기들은 브렉시트로 인한 손해를 보기 전에 죽을거면서!˝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나는 여기에서도 긴축 재정의 영향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제대로 해서 청년들이 거액의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게 하고, 프리랜서나 인턴 같은 무급노동을 하지 않도록 고용 방식을 개혁하고, 외국계 투자자들이영국의 주택을 사들여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청년층이 임대료를 부담할 수 있는 공영 주택을 많이 짓는 등 청년층이 실아갈 수 있도록 정치,경제적 조치를 취했더라면 아랫세대가 연장자 세대를 경제적 부담으로 간주하며 미워하거나 ˝좋은 시절에 섹스도 많이 하고 좋은 음악을 듣던 사람들˝이라며 질투로 흐려진 눈으로 바라보지 않았을 것이다

 

P. 250
즐겁게만 산 그 녀석들을 용서할 수 없다˝라든가 ˝그들은 다
˝‘제멋대로야˝ 같은 도덕적인 기준을 들이대며 특정 그룹을 비난하는 것은 사회 전체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는 대체로
˝돈이 없으니 즐기고 싶어도 참으세요. 절약하고 검약하며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은 포기하고 사는 것이 미덕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며 즐겁게만 산 그 녀석들을 용서할 수 없다˝라든가 ˝그들은 다 ˝‘제멋대로야˝ 같은 도덕적인 기준을 들이대며 특정 그룹을 비난하는 것은 사회 전체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는 대체로 ˝돈이 없으니 즐기고 싶어도 참으세요. 절약하고 검약하며 분수에맞지 않는 일은 포기하고 사는 것이 미덕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며 사는 음울한 시대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긴축의 시대‘다.
최근 유럽에서는 인종차별과 배외주의 또한 긴축 재정과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사실이 많이 지적되고 있다‘자기보다 이득을보는 사람‘을 온 힘을 다해 비난하는 것이 긴축 시대를 사는 이들의 마음가짐이라면, 그 표적은 외국인, 생활 보호 대상자, 싱글 맘등이 될 것이다. ‘좋은 시대를 산 베이비부머 세대‘도 그 한 가지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정말 몇 번을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긴축 재정이라는 놈은 죄가 많다. 


P. 269
딱 잘라 말해서 노동 계급은 문화적 계층이 아니라 경제적 계층이다. 따라서 오늘날 영국의 노동계급 안에는 다양한 인종이있다. 젊은 사람도 있고, 늙은 사람도 있다. 공영 주택에 사는 사함이 있는가 하면, 집주인에게 방을 빌려서 사는 사람도 있다. 이민자도 있으며, 영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도 있다.
즉 노동 계급 안에는 상당한 다양성이 존재한다. 이 다양한 사람들이 노동자로서 겪은 공통의 경험이 이들을 같은 계급으로 만든다. 이들이 겪은 같은 경험이란 보수당의 긴축 재정으로 공공서비스와 복지가 삭감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
노동조합의 약화로 기업의 힘이 비대해진 현 상황에서 악화된 고용조건과 임금으로 인해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점 등일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이민 노동자라 여긴다. 그래서 청소노동자로  접기 - 토종백제인
P. 270
일하는 동유럽 출신의 한 여성(아들 친구 엄마)이 ˝나는 노동 계급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아무리 봐도당신은 노동 계급 한복판에 있는데요?‘라고 생각되는 이런 사람들이 ˝나는 영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계급이 아니다˝라든가,
˝나는 선술집에 가지 않기 때문에 노동 계급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외국인 노동자 거의 대부분이 이렇게 ‘강 건너 불구경‘ 식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계급을 경제적 계층이 아닌 문화적 계층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렇게 착각하도록 만드는것은 정치 세력과 언론이다.
노동 계급은 백인으로만 이루어진 집단이 아니다. 흑인, 파키스탄인, 인도인, 중국인, 필리핀인 등이 포함되어 있고, 유럽 전역에서 온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면 우익 정당UKIP의 전 대표 나이절 패라지의 ˝이민자는 노동 계급의 적˝ 같은 언설이 널리 지지를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보수당은 EU 탈퇴는 중상류 계급과 노동 계급의 문화 투쟁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보수 성향 연구소인 온워드에서는 ˝유권자들은 자주, 자립이나 선택 가능성 혹은 계급 간 이동성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과 가족, 친지, 영국의 기업을 근대적인 세상으로부터 지키고 싶어 한다˝라고 보수당에 조언한 적이 있다.
최근 몇 년간 ‘뒤처진 사람들‘로 주목받은 노동 계급은 사회가 변하는 속도와 세계화가 초래한 공동체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사람들로 끈끈한 유대감이 있던 ‘좋았던 옛날‘을 추억하며 노동계급의 가치관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P. 271
하지만 요즘의 노동계급 아저씨들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왓츠앱 같은 SNS를 즐기며, 밀리 다른 나라에 사는 젊은 여성과 사랑에 빠져 수줍어하기도 한다. 그들이 특별히 시대 변화와 세계화를 못 따라가서 문제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말 그대로 먹고살기 힘들어졌다는(혹은 먹고사는 게 힘들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고용 조건이 악화되어 생활수준이 점점 내려가고있다는 것, 즉 자기 발밑의 생활이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백인 노동자와 이민 노동자가 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인종, 문화, 종교, 젠더든 같은 지역에서 같은 수입으로 일하는 한 경제적인 문제는 공통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노동 계급에 ‘백인‘을 붙이거나 그것을 문화적 계층이라고 선전하는 것은 가난한 계급의 분열을 조장해 서로 싸움을 붙여두면, 정권과 정치인들 쪽으로 분노를 돌리지 않으리라 생각한 위정자들의 지혜일지도 모른다. 이런 것은 예전부터 ‘DIVIDE &RULE(분할과 동치)‘이라 불려왔다. 그렇다면 노동 계급은 UNITE& FIGHT(연대와 투쟁)‘이다. 오, 멋진 라임이잖아!
노동 계급의 세력이 약해진 현대에 바람직한 노동계급의 모습이란 다양한 인종, 젠더, 성적 취향, 종교, 생활습관과 문화를 가진, 그럼에도 ‘돈과 고용‘이라는 하나의 점에서 이어지는 집단일것이다.  

2. 현재 영국의 계급 구분
3. 마지막은 중요한 술에 관하여

나오며 – 눈보라 속의 UK를 살아가는 일
옮긴이의 말

 

 

[1]

영국의 pub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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