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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수/2017 서문수 토론

[08-03]섬, 아민 그레더 2018.2.28

by 책이랑 2018. 3. 2.

2002년 독일에서 초판이 출간됨과 동시에 독자와 평단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문제작으로 실체 없는 공포가 사람들을 완전히 장악하고, 스스로 몸을 불리며 겉잡을 수 없이 커가다가 마침내 섬 전체가 집단적인 광기에 둘러싸이는 것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아민 그레더, 보림 , 2009 (2002년출판)

토론일 : 2018228일 수요일 오후 7~9시 



이 책은 불안과 공포, 이방인과 장벽에 대한 책이다.

여태껏 본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과는 좀 다른 주제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이기도 하다.  목탄으로 그린 그림이 독특한 책이기도 하다. 한 번 쯤은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해서 선정해보았다.


그럼 토론 시작!


[1] 실체 없는 공포가 사람들을 완전히 장악하고, 스스로 몸을 불리며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마침내 섬 전체가 집단적인 광기에 둘러싸이는 모습을 밀도있는 조형의 언어로 그려낸  이 책에 대한  별점과 소감은?


■ 별점: 4.5 / 4.5 / 4점 


▶ 모든 연령에 해당되는 책으로서 그림과 메시지 모두 인상깊었다.
내용이 적나라 하다. 감추지도 못하고 다 드러난 느낌이며 읽으면서 가슴이 아팠다. 

훌륭한 책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그림이 너무 어두워 5점이 아닌 4.5점이다.


▶ 나도 4.5점이다.  앞서 말한 선생님과 같은 의견이다.
메시지가 너무 솔직해서 어디 숨을 데도 없다.


▶ 4점은 나에게는 매우 높은 점수이다.

그림과 글 모두 훌륭하다. 

마을사람들의 배타적인 모습, 이기적인 폭력을 잘 표현했다.

어린이나 성인 모두 해당되는 책이다.
어두운 면은 인간의 일상적인 것이기도 하다.






[2]인상깊은 그림이나 장면은?

▶ 마지막 그림이다

- 어부의 배로 보이는 배를 불태웠다.


- 낯선사람 것이 아닌 자신의 공동체 안에 있는 배인데

  공동체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서 폭력을 가한 것은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 게다가 이방인이 바다에서 왔다고 해서 자연인 바다까지 배척하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 나는 아이들이 어른들이 낯선남자에게 하는 행동을 흉내 내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 그렇다면 아이들의 이런 행동은 낯선 남자에게 하는 행동을 보고 한 것일까?

▶ 원래 사람에게는 그런 성향이 있는데, 그게 후에 강화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3~5세 무렵 음식물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한다.
진화의 산물이라고도 하는데 이것도 본능일 것 같다.
해당 사회의 문화가 어떠냐에 따라 이런 본능이 강화될 수도 있고 약화될 수 있는 것 같다.


여기서부터는 논제가 아닌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을  뽑아 심화해가고 이어가는 방식으로 토론해보기로 함





질문뽑기


1. 박미영-  섬사람들은 낯선 남자에게 야만인이라고 하면서 왜 옷을 주지 않았을까

2. 윤수애 -작가는 낯선 남자를 왜 옷을 안입은 상태로 나타냈을까?

3. 이향정 - 왜 마을 사람들은 그남자를 그렇게까지 두려워 했을까?

4. 이향정 -  배가 불탄 어부는  어떻게 되었을까?

5. 박미영-  소수의 사람들(어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6. 윤수애- 섬사람들은 어부처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을까?

 



1~6번까지의 질문중에서


3. 왜 마을 사람들은 그남자를 그렇게까지 두려워 했을까?
5.  소수의 사람들(어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가 선정되었는데

일단 3. 왜 마을 사람들은 그남자를 그렇게까지 두려워 했을까?로 시작해보기로 했어요.


왜 마을 사람들은 그남자를 그렇게까지 두려워 했을까요?



▶ 섬사람들은 그가 맨처음 도착했을 때 "다르다"라는데 주목했다

그러니까 다르면 안되고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 남자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일 것 같다.

쓸모 없음에 대한 거부감일 것 같다.

그런데 중간에 일도 제대로 시켜보지도 않고 쓸모 없음 라고 판단한다.
쓸모 없음의 기준이 남자에게만 기준을 높게 설정한 것 같다.

▶ 대상에 대해 모를 때 정보가 없어서  두려워 한다.



●  우리가 다름을 단순히 ‘다르구나’가 아닌 불안이나 공포로 느끼게 되는 이유는
첫번째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갖는 공포
두번째 나의 먹을것을 나눠야하는 것으로 인한 공포이다.

여기서 먹을 것이란 경제적 상황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 섬의 상황은 1차 세계대전 후 독일과 유사한 것 같다. 과도한 전쟁배상금으로 팍팍한 삶은 독일 대중이 아돌프히틀러를 지지하게 만들었다. 경제적 이유때문에 그들은 침묵했다. 

 ※ 1차 세계대전 후  독일 경제가 붕괴했다. 그런데 당시 독일 경제와 언론은 유태인이 좌지우지했다.( 1919년 당시 
- 독일의 민간은행의 약 절반이 유태인 소유,
- 증권시장은 유태인들이 장악, 
- 독일 신문의 약 절반이 유태인 소유,
- 연쇄백화점의 80%도 유태인 소유였다고 함.)  

히틀러는 자본주의를 싫어하는 독일의 중산층의 기본 욕구를 대변하고  볼셰비즘 앞에서 떨었던 독일 노동자계층의 두려움을 부채질해서 유태인들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었다.


● 이런 공포를 만드는 것은 닫힌 환경, 정신적인 여유 없음, 폐쇄적인 문화 등 때문이다. 
작가는 이것을 "섬"이라는 공간을 써서 상징한 것 같다.



 (사실 남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공포의 근거, 실체가 없다.)
그런데 이런 실체없는 공포를 확대재생산되는 과정이 나온다.
엄마, 교장선생님, 경찰관, 언론-낯선 자가 퍼뜨리는 공포


어쩌면 (기득권층은) 이런 불안을 확대 재생산하기 위해 (일부러) 낯선 남자에게 옷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 이런 상태를 타파하려면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어부같은 사람이 많이 나와야한다


■ 남자가 옷을 벗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 생물학적인 목숨은 있지만 이섬의 정식 사회적 구성원으로는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는 뜻일 것 같다. (염소 우리로 데려가는것 ,  돼지에게 주는 음식을 주는 것 모두 이 사람을 

정상적인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 주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다.)


최근에 아우슈피츠에서의 경험을 기록한 <이것이 인간인가>를 읽다가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사케르라는 개념을 만났다.  '호모 사케르'란 벌거벗은 생명이라는 뜻으로 로마시대의 특이한 죄인에게서 유래한다고 한다. 사회적, 정치적인 삶인  bios를 박탈당하고 생물적 삶인 zoe밖에 가지지 못한 존재이다.  ‘(어엿한 구성원이 아니기에) 희생물로도 바칠 수는 없지만 죽여도 되는 생명’이다.(175) 이다.  이 책에서는 이 개념을 그대로 그림으로 표현한 것 같다.


그런데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국가권력은  항상 법질서 외부의 영역, 예외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국가권력은 이주노동자, 병역거부자, 철거민들을 위해 법제정을 다시 하지 않는다. 그들은  항상 법질서 바깥에서 있으면서 착취,소외의 대상이 된다.

ex)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폭행을 하거나 임금을 체불해도 무방하다.  만약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이를 참지 못하고 경찰서로 달려가면, 도리어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처벌을 받게 된다. 행위 이전에, 존재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남자는 섬에 처음 왔을 때부터 섬에서 쫒겨날 때까지 말을 하지 못한다.그가 한마디도 말하지 못하는 것은 무슨 뜻일까?
▶그가 그 사회에서 발언권이 없다는 뜻일것 같다.
▶나는 그가 말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없다는 뜻인 것 같다. 낯선 남자가 자신의 처지를 말로 표현할 능력이 없다는 뜻도 될 것 같다.


작가는 '파도와 운명'이 남자를 이 섬으로 이끌었다고 말하는데
'파도' 와 '운명' 이란 무슨 뜻일까? ▶- 파도란 인생의 시련 운명이란 남자가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 할수 없었던 상황을 뜻하는 것 같다. 
-영어로 운명을 가리키는 말 중에 fate 라는 단어가 있는데 
자신이 어찌할 수 없이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아래 그림의 수평선에 붉은 색이 있는데 이게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
여기가 어디인가? 낯선 남자가 떠나온 곳인지
이 섬인지 궁금하다.

▶ 내 생각에는 이 것은 책의 맨 앞이니 뗏목을 타고 낯선 남자가 찾아온 이야기속의 섬인 것 같다. 빨간색은 해가 떠오르는 것, 희망을 뜻하는 것 아닐까?
나는 이게 낯선 남자가 떠나온 땅인 것 같다.붉은 색은 그가 떠나온 땅이 불타고 있는 걸 뜻하는 것 같다.





어부는 어떤 사람일까?
-처음 낯선 사람을 섬에 두자는 의견을 사람들이 받아들인 것으로 보아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 내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바다에 대해 잘 알고 혜안을 가진 사람이었을지는 몰라도
(사회적 계급으로는 ) 그 사회의 가장 하층민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낯선 남자를 돌려 보낼때 어부의 배를 불태운 것이다. 


- 나도 같은 생각이다. 어쩌면 섬이 폐쇄된 후 극단적으로는 염소우리에 대신 갇혔을 수도 있다. 낯선 남자는 벌거 벗은 사람이라 어부는 간신히 팬티만 입은 사람? 일지도 모른다. 
- 어부에 배를 불태운 것은 폭력의 정점이다. 본보기인 것이다. 너도 그렇게 될 수 있어. 
- 어쩌면 어부는 약자에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는 바다를 겪어본 사람으로 자신도 어려움을 겪어보았기에 남자에게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바다란 그런 인생의 시련과 어려움을 상징하는 것 같다.
- 하지만 어부는 낯선 남자를 섬에 두자고 한 후 남자를 돕지 않았지 않았나?
- 아까도 말했지만 그도 사회적약자라 도울 수 없었을 것이다.



■ (낯선 남자를 바다로 돌려보내고 어부의 배도 불태운 이후)
섬에 있던 소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 내 생각에는 그들이 자괴감을 느끼고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냉소적으로 바뀌었을 것 같다

- 우리 사회를 보았을 때 이 섬은 과도기일 것이다. 처음엔 자괴감을 느낄지라도.

■ 왜 이 사회는 낯선 사람에게 그렇게 행동했을까?
- "모두 같아야 한다"는 걸 사회를 운영하는 원칙으로 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생태계에서는 종의 다양성이 높을 수록 안정적이라고 한다.(멸종의 위험이 줄어듬)
마찬가지로 어떤 사회도 다양성이 중요한데 그런데 대한 생각이 없기 때문아닐까 한다.
(그런데 잘 모르지만 사실 독일에서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인 후의 혼란을 보면 낯선 사람에 대한 공포가 실체가 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지난 연말 독일의 소도시 칸델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 소년이 동갑인 전 여자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한 드럭스토어에 걸어 들어온 한 10대 소년이 그곳에 있던 전 여자 친구에게 다가가 부엌칼을 꺼내들고 그 소녀의 심장을 찌른 것이다. 

독일이 점점 덜 안전해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해가고 있지만 통계에 나타난 실상은 다르다. 지난 2년간 범죄율이 약간의 증가세를 보이긴 했지만 강력범죄는 10년간 꾸준한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독일은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다.... 범죄학자들은 독일은 여전히 매우 안전한 나라라고 강조하지만 이 같은 살인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의 정서는 다르다. 막연한 불안감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 
이번 사건으로 인한 지나친 반 이민정서를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칸델의 시장 귄테르 티엘레뵈르거는 최근 칸델에서 발생한 한 가장의 일가족 살해-자살사건은 전국뉴스조차 되지 못했다면서 “이 소년(압둘)이 독일인이었더라면 우린 지금 이런 대화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내전이 초래한 2015년 유럽 난민 사태
난민 문제에 사분오열한 유럽과 극우정당의 부상
“우리 대 그들"... 배타적 민족주의가 부른 ‘난민 공포증'
https://newstapa.org/4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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