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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경향시선]민달팽이

by 책이랑 2018. 3. 14.

 http://naver.me/5qCR7rtd

가출이 아닌 출가이길 바란다

떠나온 집이 어딘가 있고 언제든 거기로 돌아갈 수 있는 자가 아니라

돌아갈 집 없이

돌아갈 어디도 없이

돌아간다는 말을 생의 사전에서 지워버린

집을 버린 자가 되길 바란다

매일의 온몸만이 집이며 길인,

그런 자유를……

바란다, 나여

 

 민달팽이는 껍데기집이 없는 달팽이다. 찬 이슬과 매서운 바람과 폭우와 거친 눈보라를 피할 곳이 따로 없다. 돌아갈 곳도 끊어버렸다. 지나온 길은 무너뜨렸다. 근심과 슬픔이 오면 온몸으로 맞이한다. 실컷 울고 가던 길 또 간다. 나아갈 길과 다가올 내일을 미리 헤아려 홀로 열어 나간다. 뿔처럼 단단한 의지를 세우고서. 오직 스스로를 의지하면서.

 

두고 갈 것이 없고, 지나온 시간을 모두 버렸으니 참 홀가분하다. 밀고 밀며 가는 이 순간의 꽃핌만이 있을 뿐이다. 이 순간을 횃불처럼 살기 때문에 마음은 늙지 않는다. 매일매일이 생화(生花)로 만든 꽃다발처럼 싱싱하고 향기롭다. 누구에게도 길들여지지 않는다. 깨끗한 달 가듯이 먼 데 가는 자유만이 있을 뿐이다. 김선우 시인은 시 고쳐 쓰는 묘비에서 태어날 때의 울음을 기억할 것// 웃음은 울음 뒤에 배우는 것// 축하한다 삶의 완성자여// 장렬한 사랑의 노동자여라고 썼다. 온몸으로 온전히 사랑해야 할 삶의 시간이 우리에게 있다.

 

<문태준 | 시인·불교방송 PD>

 

- 시 소개+ 해설1+ 해설2 로 구성했다.

- 소개된 시에서 민달팽이의 껍데기는 이는 공간이었는데 문태준 시인은 해설에서는 이를 시간으로 바꾸었다.- 가장 중요한 것이 흔히 지금, 여기라고 말한다.그러나 사실 시간과 공간은 우리 머릿속에서만 있는 개념으로이 두가지를 분리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오늘의 시 해설은 좀 들뜬 것 같다. 시를 조용히 음미하게 하기보다는 머리를 어수선하게 만든다. 특히 첫 번째 해설은 소개된 시가 담담한데 비해 너무 감정적인 느낌이다.- 존경하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부처님이 전생이나 윤회 이야기 하신 것은 사실 방편이었다고 한다. 힌두교의 영향으로 윤회를 굳게 믿고 있는 인도인들에게 무아설을 이해시키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라 하셨다. 무아설이란 없다는 개념이 아니고, ”딱히 '' 라고 칭할 그 무엇이 없다.“는 뜻이라고 한다.

 

-과거, 현재, 미래 / 전생, 현생, 내생 / , , /그들. 부처님 말씀에 따르면 원래 그런게 없다고 한다. 부처님말씀이 따르면 이런게 다 민달팽이다. 둘이 아니라서 분리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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