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동아리/보늬샘독서동아리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2024.6.26)>

by 책이랑 2024. 6. 27.
 
 

6월 26일 수요일, 예약자가 많은 책을 이렇게 저렇게, 잘 구해서 읽고  카페 에무에서 만났습니다.  저자의 홈페이지에 있는 독서모임 질문도 미리 살펴본 터 였습니다.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족이 돌아가신 후,  이전에는 하지 않던 행동들을 했는데, 그것이 상실에 대한 대처, 각자의 애도의 방법이었다는 것을 새로이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토론을 마치고 찾아보니 깊은 애착관계에 있었던 사람을 상실하게 되면 고통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합니다. 정신적 고통외에 육체적인 현상을 겪기도 한다고 해요.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을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인을 배제하지 않고 다른 형태로 '연결' 되어 살아가는 감각,  '의미'를 다시  찾는 것이 그 끝이라고도 하고요.

애도행위에는 일상과는 거리가 있는 특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수 있었어요. 이 책의 저자는 메트로폴리탄이라는 매우 큰 공간으로 들어갔습니다. 어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도 자기도 몰랐지만 성당, 절, 교회, 미술관,도서관 등을 찾아가 오래 머물렀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집이 아닌 장소, 다른 사람이 앞에 있지만 나를 내버려두는 그런 장소들이었어요. 가족과 떨어져 원룸에 1년간 혼자 머물렀던 지인도 생각납니다.

토론을 마친 후, 지난번에 갔던 일본가정식집 시카노이에 가서 점심을 먹고 바로 옆의 돈화문박물관마을, 거기서 하고 있는 박경리 '토지' 전시회를 보고 또 아쉬운 마음을 안고 헤어졌습니다.

모임 정리 글을 쓰려했지만 ,  컴퓨터 앞에 바로 앉지 못하고 20분 정도 뜨개질을 했는데요, 문득 어제 퀼트와 미켈란젤로작품 얘기가 이런거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아가면서 생기는 괴로움을 잊고 마음을 정리하는데 '예술'이 필요한 것이구나...하는 생각이요. 

 

각자의 경험들을 꺼내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행동들의 이유, 그 의미를 재발견해본 시간이었습니다.  '예술치료'를  하고 온 것 같기도 합니다.

모쪼록 더운 날씨에 살살지내시고요,  또 만나뵙겠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해
'조각조각 노력을 이어 붙이고 있는'중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책 내용보다 우리 토론이 더 좋았던 모임이었습니다.
OO 선생님


P. 319 그(예수)를 중심으로 나머지 세상이 흔들리며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우아하면서도 부서진 몸은 뻔한 사실을 다시 상기시킨다.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 고통 속의 용기는 아름답다는 것, 상실은 사랑과 탄식을 자극한다는 사실 말이다. 

 

320 가끔은 지루하고 가끔은 숨 막히게 아름다운 일상. 아무리 중차대한 순간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기저에 깔린 신비로움이 숭고하다 할지라도 복잡한 세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돌아간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야 하고, 삶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P. 320 내 앞에 펼쳐진 삶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필요한 경우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다른 이들도 나를 위해 그렇게 해줄 것이라는 게 나의 희망이다. 이제 형은 세상에 없다. 나는 그 상실을 느낀다. 형은 그림에서 성모 마리아를 돌보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린 채 몸을 굽히고 있는, 칭찬받아 마땅한 현실적인 사람들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지금도 형의 초상화, 티치아노가 그린 듯한 밝고 솔직한 형의 얼굴이 선명하게 살아 있고, 그 모습에서 나는 위안을 찾는다. 이 그림이라면 확실히 내가 메트 바깥으로 품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P. 324 미술관이 문을 닫을 시간이 가까워올 때까지도 나는 계단 맨 꼭대기의 내 자리에 서 있다. 저 아래 그레이트 홀은 소란스럽기그지없다. 사람들이 바다처럼 몰려가 맡겨뒀던 옷을 찾아 입고, 지도를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세상을 떠나 일상과 삶으로 돌아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많은 경우 예술은 우리가 세상이 그대로 멈춰 섰으면 하는 순간에서 비롯한다. 너무도 아름답거나, 진실되거나, 장엄하거나, 슬픈 나머지 삶을 계속하면서는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순간 말이다.

예술가들은 그 덧없는 순간들을 기록해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도록 한다. 그들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것들은 덧없이 흘러가버리지 않고 세대를 거듭하도록 계속 아름답고, 진실되고, 장엄하고, 슬프고 기쁜 것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믿게 해준다. 그리고 이곳 메트에 유화물감으로 그려지고, 대리석에 새겨지고, 퀼트로 바느질된 그 증거물들이 있다.  세상이 이토록 형형색색으로 화려하고 충만하며, 그런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며,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들을 정성을 다해 만들려는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사실이 신비롭다. 예술은 평범한 것과 신비로움 양쪽 모두에 관한 것이어서 우리에게 뻔한 것들, 간과하고 지나간 것들을 돌아보도록 일깨워준다.

예술이 있는 곳에서 보낼 수 있었던 모든 시간에 고마운 마음이다. 나는 다시 이곳에 돌아올 것이다. 10년 전, 배치된 구역에 처음 섰을 때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것들이 있었다. 때때로 삶은 단순함과 정적만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도 있다. 빛을 발하는 예술품들 사이에서 방심하지 않고 모든 것을 살피는 경비원의 삶처럼 말이다. 그러나 삶은 군말 없이살아가면서 고군분투하고, 성장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이기도 하다. 5시 30분이 되자 나는 클럽으로 부착하는 해진 넥타이를 떼고서 중앙 계단을 뛰어 내려간다. 

 

 

https://www.saatchiart.com/art/Painting-THE-GRAND-STAIRCASE-OF-THE-METROPOLITAN-MUSEUM/872344/2967965/view

 

THE GRAND STAIRCASE OF THE METROPOLITAN MUSEUM Painting

Saatchi Art is pleased to offer the painting, "THE GRAND STAIRCASE OF THE METROPOLITAN MUSEUM," by LESLIE DANNENBERG, sold and originally listed for $925 USD. Original Painting: Oil on Canvas. Size is 24 H x 18 W x 1 in.

www.saatchiart.com

 

책에 나온 작품들

https://booksreview.tistory.com/1740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목차   1장.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가장 단순한 일을 하는 사람 ​The Grand Staircase톨레도 풍경 (p.14)  View of Toledo 1599-1600년경 엘 그레코 | 스페인, 그리스 출신29.100.6https://www.metmuseum.org/art/c

booksreview.tistory.com

 

토론질문

https://booksreview.tistory.com/1741

 

독서모임 질문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목차 ■ 토론질문  Discussion Questions1. 미술관 경비원 vs. 뉴요커 직원 - 직업에 대해왜 저자는 박물관 경비원이라는 그의 "낮은 기술" 직업이 뉴요커 잡지에서의 그의 명망 있는 직책보다 더 자극

booksreview.tistory.com

 

<겨울을 지나가다> 조해진 

작가정신 2023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8614536

 

겨울을 지나가다

‘소설, 향’ 시리즈의 여덟 번째 소설, 조해진 작가의 『겨울을 지나가다』가 작가정신에서 출간되었다. 2022년 동인문학상 수상작 『완벽한 생애』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소설이다.

www.aladin.co.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