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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지리

미터법에 관한 두권의 책입니다

by 책이랑 2010. 6. 19.

미터법에 관한 두권의 책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려다 본적이 있는 맨 처음 책을 소개하려다가 두번째 책을 보게 되었어요.

 

첫번째 책은 미터법을 소개하는 그림책이구요

두번째 책은 미터법을 둘러싼 과학, 사회, 역사서 입니다.

 

첫번째 책은 어린이책으로서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구요

두번째 책은 어른 책으로서 미터법에 관한 비판적 시각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조금 다른 얘기 같지만 언젠가 한국의 한옥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을 본적이 있어요

한옥은 사람의 몸을 기준으로 앉았을 때, 일어섰을 때 기준으로

문의 크기, 방의 크기, 마루나 창호 등의 크기가 정해진다는군요.

또 한국인 평균키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맞춤집도 있었는데요

김00댁이라면 그 집에 살 사람의 몸에
맞게 방의 넓이와 천장의 크기를 정했었대요.

 

국왕의 발의 크기, 발꿈치까지의 길이가 아닌

지구 자오선이라는 객관적인 기준을 들고 나와 정해진 미터법.

미터법은 교역을 편리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분명 장점이 있지만

미터법의 역사속에 노동하는 인간에 대한 배려가 없어지고

미터법 이후 세계는 착취가 점점더 심화되어 왔죠.

 

우리의 사회와 경제의 기준이 "인간"의 행복이 되기를 바라며 두가지 책을 소개해봅니다.

 

 

 

 

미터법 혁명 - 10점 src
제니퍼 팬델 지음, 이상희 옮김/책그릇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 라가치상 수상작. 일상생활과 경제 영역뿐 아니라, 과학이나 수학 같은 교과 과정에도 흔히 나오는 미터법. 단위가 생겨난 유래와 측량 방식에 대해 시대적 상황과 함께 이해한다면, 실생활에서 미터법을 사용하는 것이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미터법 혁명>은 당시 세계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보여 주는 다양한 예술 작품과 사진,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독자를 생생한 역사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미터법 탄생 당시, 격정적으로 소용돌이치던 프랑스 대혁명기와 측량법의 발전을 풍부한 시각 자료와 함께 잘 묘사하여,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미터법을 한층 쉽게 이해하고 다각적으로 생각하게끔 도와준다.

 

 

 

 

만물의 척도 - 10점 src
켄 앨더 지음, 임재서 옮김/사이언스북스

 

현대 사회에서 국제 표준 단위계인 미터법의 탄생에 얽힌 우여곡절을 다뤘다.

과학과 정치 혁명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꿈이 어떤 식으로 결합되고,

또 어떤 식으로 갈등을 일으키는지 보여 준다.

 

 

 

책소개에서 발췌해서 구성해봤어요.

 

 

 단위의 통일, 왜 해야 하지?

1999년 9월 NASA가 발사한 화성 기후 탐사 우주선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탐사선이 예정보다 낮게 날아 화성 대기권과의 마찰로 타 버린 것이다. 1억 2500만 달러(약 1200억 원)가 순식간에 우주 공간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NASA의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도량법의 미스에 있었다. 탐사선을 설계 제작한 미국 록히드마틴은 미국 전통의 도량법인 야드파운드법을 사용한 반면, 탐사선을 실제로 운용한 NASA는 계기에 표시된 숫자들을 미터법으로 이해해 조종한 것.

  

 

 

 그럼 미터법은 왜 만들어졌을까?

18세기 도량형은 나라마다 달랐을 뿐 아니라 한 나라 내에서도 지방마다 서로 달랐다. 다양한 도량형은 소통과 교역을 방해하고 국가의 합리적 행정을 방해했으며 다른 나라의 학자들끼리 실험결과를 비교하는 것 또한 어렵게 했다. 당시 앙시앵 레짐 하의 프랑스에서도 약 800개의 이름으로 25만 개나 되는 도량 단위가 쓰이고 있었다. 프랑스는 도량형을 통일하여 통화 개혁과 경제적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 미터법을 제정하기로 하였다. ((서양의 경우이겠죠. 중국이나 우리나라는 휠씬 먼저 도량형 통일을 한 것 같은데요..)

 

 

 미터가 편리한 이유는?

미터법은 10진법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익히고 사용하기가 쉽다. 200년이 지난 오늘날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미터법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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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미터는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졌나?

미터법은 국가와 인종을 초월하여 세상 모든 이들의 척도가 되는 도량형을 정하기 위해 영구적인 지구의 크기를 그 기준으로 삼기로 결정하였다. 1792년 들랑브르와 메셍은 자오선의 거리를 측정하러 각각 남북으로 길을 떠나 7년간 됭케르트와 파리, 바르셀로나로 이어지는 자오선 호의 거리를 재고 이를 바탕으로 북극과 적도 사이 거리의 1000만분의 1을 1미터로 정하였다.

 

 

 전세계의 미터법의 채택현황은?

프랑스는 1799년 6월 이러한 정의를 국가 표준으로 할 것을 법령으로 공포했다. 이후 1870년 8월에는 파리에서 국제 미터법 위원회가 발족되었고 1875년 5월 20개국 참가국 중 17개국이 미터 협약에 서명했다. 몇 차례의 수정을 거쳤지만 이제 미터법은 미국 등 극소수의 나라를 제외해 놓고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다(심지어 오랫동안 야드파운드법을 고집해 온 영국도 1970년대 유럽 경제 공동체에 가입하면서 미터법을 수용했다.). 미터법은 이제 세계를 지배하는 ‘만물의 척도’가 되었다.

 

 

 

 지금도 지구의 길이가 미터의 기준인가?

아닙니다. 이후 양자 역학을 비롯한 물리학과 화학의 고도 발전으로 지구의 사분 자오선이 아니라 원자에서 발생하는 빛의 파장으로 미터의 단위를 정하는 방법이 고안되었고, 1960년 그립톤 86 램프에서 나오는 동적색의 파장으로 1미터를 정의하게 되었다. 이것은 1870년 만들어진 백금 원기보다 290배나 정확한 것이다

 

 

 그럼 미터법을 쓰면 세상이 좋아진건가?

글쎄? 프랑스 혁명 이전의 체제를 앙시앵 레짐(프랑스 구체제)이라고 한다. (이 구체제에서 전 인구의 2%인 제1신분(성직자)과 제2신분(귀족)은 세금 면제의 혜택을 받으며 연금 수령, 관직 독점, 토지의 약 30%를 소유하지만, 전 인구의 98%인 제3신분(시민 계급, 농민, 노동자)는 혜택은커녕 많은 세금만 부담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 쓰던 많은 도량 단위들, 특히 물품 제작에 관계된 도량 단위들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당시의 단위들은 인간의 필요나 이해관계에서 유래한 인간 중심적 측정적 의미를 가졌다.

 

구체제의 도량 단위는 한 사람이 주어진 시간에 할 수 있는 노동량을 반영한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프랑스 어느 지역에서 석탄의 계량 단위로 쓰인 ‘샤르주’는 하루 생산량의 12분의 1을 의미했다. 이 인체 측정적 단위들은 실제로 땅에서 일을 하거나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과 일차적인 관련이 있는 단위들이다. 경작지는 흔히 ‘주르네’로 표시됐는데, 이는 농부가 하루 동안 쟁기로 갈아엎거나 수확할 수 있는 크기의 땅을 나타냈다. 따라서 작업장이 8주르네 포도밭을 수확하기 위해 농부 네 명을 고용한 경우, 일꾼들은 각자 이틀치 품삯보다 적게 받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의미에서 앙시앵 레짐의 인체 측정적 도량 단위들은 생산성을 조정하는 역할을 했고 생산성 자체가 실은 평가될 수 있는 하나의 가치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은폐하는 구실을 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 18세기 지주들은 노동 단위보다는 기하학적 단위로 소유지를 측량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 측량사를 고용했다. 지주들은 새로운 면적 단위로 생산성을 관리하고 이익을 챙기기를 원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생산성 향상을 판별할 수 있는 정보가 사라지고 만다. 왜냐하면 인체 측정적 단위들을 근대적 단위로 바꾸는 과정에서 앙시앵 레짐의 생산성을 규정하는 정보 자체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앙시앵 레짐의 단위들은 적절한 사회적 균형에 대한 공동체의 감각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 농부들은 미터법에 대해 대한 비판적이었나?

그렀다. 새 도량법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그런 사회적 균형을 무너뜨리려는 위험한 일로 여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농부들은 측량사들을 싫어했다. 지구 자오선을 측정하는 임무를 맡은 블랑브르와 메셍이 측량 여행 동안 그처럼 깊은 불신에 시달린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들 역시 일종의 측량사였고 농민 경제의 활력소였던 인체 측정적 단위들을 새로운 단위로 대체하려는 자들이었다.

 

 

 미터법에 대한 비판을 해본다면?

미터법은 지구 사분 자오선이라는 당시로서는 보편적으로 보였던 기준으로 과학의 체계, 이성의 세계를 구성하려했던 시도이다. 국가를 하나의 시장으로 통일하고 상거래를 신속하게 하며 신민(臣民)을 스스로 계산할 줄 아는 계몽된 시민(市民)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믿었다

미터법이 제정되면서 전 세계가 거래를 편리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1. 거기에는 인간이 하루에 할수 있는 노동등에 대한 인간에 대한 배려가 없고

2. 그 이후로 서양과 동양,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 무제한의 착취가 일어났다.

 

단위가 통일되어 가던 시대에 인간은 더 비인간적인 수준의 노동을 요구받기 시작했다.

그러니 단위차체가 인긴을 자유롭게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단위를 정할때도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속에서 이루어지며

그것이 활용될 때도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가 발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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