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 A Mother's Reckoning: Living in the Aftermath of Tragedy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반비 |
콜럼바인 사건의 가해자중 하나인 딜런의 어머니인 저자는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낯설고도 두려운 타자임을 충격적으로 깨닫고 나서 자신의 양육방식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본다. 이 책에 담긴 궁극적 메시지는 충격적이다. 내 자식을 내가 모를 수 있다는 것. 아니 어쩌면, 자식을 아는 게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렵게 생각되는 낯선 사람이 바로 내 아들이나 딸일 수도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뇌건강 문제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앤드루 솔로몬, 해설 중에서
[1] 1999년 4월 콜럼바인고등학교의 졸업반 학생 두 명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같은 학교 학생과 교사 13명을 죽이고 24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자살했다. 사건 17년 후 가해자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은 딜런이 태어나서 사건을 벌이기까지의 17년, 또 사건 발생 후 17년, 총 34년간의 일을 정리하는 내용의 책을 썼다. 이 책에 대한 별점과 소감은?
[1]-1
▶ 4/ 4.5/ 4.5/ 3/ 4/ 4/ 4 점
[1]-2 이 책을 읽은 소감은?
▶ 나는 4.5점이다.
- 지금껏 읽은 여느 책과는 다르게 가해자 쪽에서 서술되어 있는 책이다.
- 이런 사건에 물론 부모의 책임이 있으나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할수 없다는 내용이 인상깊었다.
▶ 나도 4.5점을 주었다.
-나도 가해자의 시각에서 쓰여졌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 또 비록 살인을 저지르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한명의 인간으로 아들을 이해하려는 저자의 처절한 노력을 알 수 있었다.
- 또 사건에 대한 서술에 그치지 않고 저자가 현실에서 살인, 자살,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인 변화에 촛점을 맞추고 지속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 나는 3.5점이다.
- 중반부까지 내용이 반복이라 읽기 힘들었다.
- 또 제시된 정보가 일부분이고, 제한적이라 이입이 안되었다.
공범인 에릭에 대한 서술도이 부족하다.
- 또 저자는 결국 '뇌의 문제'라고 하는데 이것이 합당한 변명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 나는 4점이다.
- 가해자의 엄마인 저자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 그동안 나는 그런 입장에 있는 이를 헤아려 주었던가..하며 나를 되돌아 보게 되었다.
▶ 나도 4점이다.
- 이런 비극적 사건 전에 분명히 징후, 신호가 있다는 말이 있다.
내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내가 잘 알아차리고 있나 살펴보았다.
-사소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소한게 아닐 수 있다.
퍼즐 조각처럼 작지만 어떤 커다란 그림중의 일부일 수 있다.
- 그 말씀을 들으니 <절대 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라는 책이 생각난다.
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 - 고든 뉴펠드.가보 마테 지음, 김현아 옮김/북라인 |
▶ 나는 좀 화가 났는데 저자가 결국 변명을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 이 사건의 피해자뿐 아니라 전세계에 이런 사건의 많은 피해자가 있는데
그 피해자들에게는 이 내용이 상처가 될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 또한 저자가 쓴 내용 외에
중간중간에 사건에 대한 '정보'- 보도내용 등이 같이 실려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
[2]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에는 자살율 1위이며 , 전세계적으로는 2위의 자살율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사건의 원인 즉, WHY에 생각이 자꾸 쏠리지만
모호하기만 한 WHY 보다는 HOW 즉
어떻게 자살을 줄이기 무엇을 할수 있을지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 언론보도 가이드라인이 중요할 것 갈다.
오스트리아는 자살보도방법이 달라진 후 자살율이 줄었다고 한다.
오스트리아는 '이 지침' 이후 자살률이 감소했다
2017년 12월 19일 백승호허핑턴포스트코리아
https://www.huffingtonpost.kr/2017/12/19/story_n_18859552.html
"1980년대만 해도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살했는지 미디어가 상세하게 보도했고 보도 직후에는 자살자의 수가 증가했다"으나 1960년대 말 미국 신문사의 파업 이후 자살자가 줄었다는 연구에 주목하여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자살 사건을 절대 보도하지 말자는 방침을 세웠다.
오스트리아 자살예방센터가 제시한 방침은 아래와 같다.
- 가능하다면 자살에 대해서 보도하지 않는다.
- 보도해야 한다면 자살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 헤드라인에는 자살이란 단어를 노출시켜서는 안된다.
- 자살의 상세한 방법에 대해 묘사하지 않는다
- 보도 방향은 자살의 해결방안으로 잡아야 하고 자극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서는 안된다
1987년 당시 오스트리아 미디어는 대부분 이 권고안을 받아들이자 오스트리아 지하철 자살자 수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오스트리아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당 11.7명까지 떨어졌다.
▶ 이 책에 따르면 3개의 욕구가 동시에 충족될 때야 자살이 실행된다고 나온다.
- 자살(테러)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 그 세개의 조건중 한개라도 고리가 끊어지면
자살이 실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딜런과 에릭은 자살의 이유가 달랐다.
따라서 이런 논의를 할 때도 범주를 구분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남겨진 가족들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 청소년 자살예방 기관에서 일하는 상담자는 일이 잘못되면
상담내용에 대해 조사를 받기도 하고 책임감, 죄책감 등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 1~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관여했는데도 그런데
남겨진 가족들이 떠안게 되는 아픔은 어마어마 할 것이다.
▶ 호주/ 일본 등은 극히 조심해서 자살보도를 한다.
- 왠만한 경우가 아니면 자살보도를 하지 않으며
- 짧은 길이로 보도한다.
▶ 우리나라도 2008년 최진실 씨 사건이후 보도지침이 엄격해졌다.
※자살보도와 관련한 한국기자협회는 윤리강령
자살보도를 위한 실천 요강
이것은 피해라
△ 자살을 영웅적 행위나 낭만적 해결책처럼 포장하기
△ (새로운) 자살 방법을 소개하고 세세하게 설명하기
△ 작은 사실에 근거하여 일반화하거나, 자살의 원인을 단순화하기
△ 자살이 아무런 예고나 이유 없이 일어났다고 서술하기
△ 자살한 사람의 매력이나 명성에 누가 될까봐 정신건강 상태나 약물중독과 같은 문제를 쉬쉬하기
△ '자살'이란 용어를 헤드라인에 쓰거나, 사인(死因)을 자살로 밝히기
△ 자살한 사람의 사진 넣기
△ 유명인의 자살을 주요기사로 싣기
이것을 넣어라
△ 자살률의 최근 경향
△ 최근의 치료 및 상담의 발전 양상
△ 치료 및 상담을 받고 자살위기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사례
△ 자살하지 않고도 절망에서 일어선 사람들의 사례
△ 자살의 신화(잘못된 상식)
△ 자살 징후들 소개
△ 자살위기에 처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방법
▶ 자살에 이르기까지 상황은 5단계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 실행은 4단계 무기력단계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 5단계는 자살을 실행할 만한 힘도 남아 있지 않은 정도이며
4,5 단계에서는 스스로는 해결하지 못하므로 외부에서 개입해서 도와주어야 한다.
▶ 겉모습 뿐 아니라 나자신과 친구, 가족의
내면의 에너지, 내면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겠다.
- 남들이 부러워 하는시험에 마침내 합격해서 자리잡은 친구가 있었는데 몇년 후 그 친구를 잃게 되었다.
- 친구가 성장기부터 긴 기간동안 집안의 불화/가정경제의 어려움/우환을 등을 겪었지만
이제 사회에서 자리를 잡았으니 별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친구로서 그런쪽을 살펴보지 못한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 바깥으로 비춰지는 모습 외에, 내친구의 속사정, 내면 등을 살펴봤어야 했다. 책임을 느낀다.
▶ 한 친구가 엄마의 관계에 어려움이 많았다.
20세 이전까지 친구의 엄마가 폭언과 히스테리 등 가학적인 태도로 양육했기 때문이다.
- 친구의 외할머니, 즉 본인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했던 트라우마로 원인이었다.
- 정신건강은 긴시간, 여러 세대의 구성원에게 큰 흔적을 남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 부모는 교우관계 등 아이의 일상에
얼만큼/어떻게 개입해야 할까
▶ 아이들이 부모에게 어려움을 털어놓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고
-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학교폭력/ 성폭력을 당했더라도
"우리엄마는 못견뎌요." 하면서 부모에게 말할 시도조차 안한다고 한다.
- 평소에 나는 어떤경우라도 너의 편에서 해결할 것이라는 것을
아이에게 말로 해줄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만 아이는 위기에 처했을 때 부모를 의논의 대상으로 고려할 것이다.
▶청소년는 특히 부모나 친구에게는 절대 말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부모와 친구가 아닌 제3의 대상, 기관과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
-너무 가까워서/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부모와 친구에게 끝내 말하지 못할 수있다.
- 그래서 사회적인 대책, 시스템이 있어야한다.
이런일을 의논할 수있는 기관에서 상담할 수 있어야 하다.
▶ 아이들이 꺼리더라도 (집요하게 파헤쳐서라도?!)부모는
알아야 하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
▶ 그런데 캐묻기/인터뷰 방식은 안될 것 같다.
- 나는 엄마인 내가 먼저 "나는 요즘 ~가 어려워" 라는 등 나의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내가 먼저 그렇게 해야 아이도 엄마인 나에게 그런 말을 해올 것 같다.
▶ 처음부터 직접적인 질문을 하면 말하지 않을 것이다.
- 나의 부모님이 나에게 사과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느낀 것이 있다.
그래서 어쩌면 내 아이도 엄마인 나에게 섭섭했던 것이 있었다면 정식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아이와 일상적 대화를 나누던 어느날
기회가 왔다고 느껴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 질문을 했고,
아이가 ~을 때 그랬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때는 그건 엄마가 참 미안했다"고 아이에게 정식으로 사과를 했다.
■ 오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읽고
자살을 줄이기 위해 할수 있는 일과 자녀와의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오늘 함께 토론한 소감을 나눠보자.
◈ 평범한 중산층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은 지금 나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내 아이를 안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이를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고 느꼈다.
◈ 123P에 딜런은 타고난 성격이 스스로 잘 해간다는 표현이 있다.
- 학년이 올라면서 우리 아이도 혼자서, 잘 하는것이 늘어나 홀가분함을 느꼈다.
-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아이에게 관심을 거두면 안되겠다고 느꼈고
아이가 엄마에게 이얘기는 꼭 하겠다라고 마음먹을 수 있게 하겠다고 결심했다.
◈ 아이를 키우다보면 내 아이가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내애, 니애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을 잘 기를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느꼈다.
◈ 여자친구의 임신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리고 의논한 남자고등학생이 있다.
그 아이가 아버지에게 말하지 않았더라면 해결이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
- 그남자아이가 아버지를 신뢰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 나도 내아이가 나를 믿고 그런일을 의논할 수 있는 '
'어른'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 아이가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몸의 증상으로는 스트레스가 감지되었는데도 말로는 하고싶다고 했다.
주변의 전문가와 상담해보니 부모인 우리가 성취를 위해 매진하는 모습이 모델이 된 것이라 했다.
-그래서 열심히 뭔가를 하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돌보는 균형잡힌 모습을
부모인 내가 먼저 아이에게 보여줘야겠다고 느꼈다.
◈ 나는 기분에 따라 다른 행동을 보이는 "기복있는 엄마"이다.
나의 행동을 고르게 해서 아이가 편하게 느끼는 엄마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 함께 읽은 책은 혼자 읽은 책과는 다르게 여운이 길~~~다.
아이들 토론이 이미 끝나서 서둘러 토론을 마무리하게 되었지만
이후 생활하면서 오늘 나눈 이야기가 불쑥 생각나게 될 것이다.
소가 되새김질 하듯이 앞으로 떠오른 생각들을 톡방에서 나누었으면 좋겠다.
-함께 읽을 만한 책
콜럼바인 - 데이브 컬런 지음, 장호연 옮김/문학동네 |
최고 수준에 도달한 철저한 논픽션
에릭 해리스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였다. 그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모든 장비를 직접 챙겼으며, 사건과 관련된 영상과 음성자료, 심지어 영수증까지 꼼꼼하게 남겼다. 에릭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을 알아주길 바랐다.반면 딜런 클레볼드는 심한 우울증을 앓던 소년이었다. 그는 사건이 일어나기 얼마 전까지도 스스로 “바보짓”이라고 적은 바 있는 그 끔찍한 학살 계획을 실행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줄곧 자살을 생각했으며, 짝사랑하던 한 소녀를 위한 마음으로 일기장을 가득 채웠다.
브룩스의 부모가 경찰에 알려준 에릭의 웹사이트에는 폭탄을 만들겠다는 글이 존재했고, 실제로 에릭의 집 근처에서 설명과 일치하는 폭탄이 발견되었음에도 에릭의 집에 대한 수색영장은 발급되지 않았다. 보안관서, 지방검찰청, 형사재판소의 윗선들은 에릭에 관해 각 기관이 내린 조처를 서로 알지 못했다.(372쪽) 사건 발생 이후, 제퍼슨 카운티는 13개월 전에 총격자들의 친구 브룩스의 부모가 에릭의 살인 협박을 이유로 두 아이에 대한 민원을 접수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97년부터 공적인 파일이 있었다는 소식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지휘관들을 향한 여론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서, 당국은 브룩스의 부모들이 조사관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딱 잡아뗐다. 그들은 신청서의 존재를 숨겼고, 수년 동안 자신들이 알고 있던 내용도 거짓말했다. (283쪽)
“안으로 향하는 분노가 바로 우울입니다.” 퓨질리어는 지적한다. 딜런은 최소 2년 동안 자살을 열망했다.(296쪽)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였다.
그렇다면 어른들은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에 털어놓는 자백이다. 총격자의 81퍼센트가 자신의 의도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았다. 절반 이상의 총격자들이 적어도 두 명 이상에게 말했다. 대개는 별일 아니라는 듯 설렁설렁 말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눈여겨봐야 한다. (538쪽)
딜런은 이제 여기저기 소문을 퍼뜨리고 다녔다. 파이프폭탄을 여러 차례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NBK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이런 현상은 더욱 잦아졌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총에 대해 알았다. 파이프 폭탄을 아는 사람도 많았다. 에릭과 딜런은 갈수록 대담하게 사람들에게 무기를 시험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550쪽)
다만, 비극이 우리 앞에 이렇게 모습을 드러낼 때, 그것은 거대하고 위압적인 모습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실수’라고 부를 만한 형태로 나타난다는 게 두렵다. 에릭의 아버지 웨인이 에릭의 폭력적인 행동 때문에 브룩스의 부모와 갈등 상태에 있었을 때, 아들의 말을 믿어 주기로 결정했다는 지점이 특히 그렇다. 웨인은 아들의 행동을 흔한 고등학교 남자애의 방황 정도로만 생각했다. 당연하다. 에릭은 사이코패스로서 자신보다 강력한 존재인 아버지 앞에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행동을 뉘우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 약속했으니 말이다. 다른 사람을 속이기 쉽지만, 부모는 더 속이기 쉽다. 속이는 자식, 속이려는 자식에게 부모는 완전히 속아버렸고,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르러서야 자신이 자식을 적확하게 알지 못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1997년 8월 7일 “나는 증오한다”라는 폭언이 수록된 에릭의 웹사이트가 경찰에 신고됨.
1998년 3월 18일 딜런이 브룩스 브라운에게 에릭이 죽이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경고.
1998년 4월 8일 에릭이 교화 프로그램 등록.
1998년 11월 13일 에릭이 나치에 관한 리포트 제출.
1999년 2월 7일 딜런이 “부잣집 애들”을 살해하는 내용의 소설 제출.
1999년 4월 17일 학교 댄스파티.
1999년 4월 20일 대학살.
이달의당선작 저널리즘은 ‘왜‘보다 ‘어떻게‘를 추적할 때 더 빛난다
"에릭은 상황을 고려해서 고등학교를 골랐지만 아무렇게나 고른 것은 아니었다. 운동선수가 그의 목표대상이었다면 그저 체육관만 날리지 않았을 것이다. 콜롬바인 미식축구장 외야석을 꽉 메운 수천 명도 함께 죽였을 것이다. 그가 사회지도층을 목표로 했다면 사흘 전에 열렸던 댄스파티를 노렸을 것이다. 에릭은 자신이 받은 학대의 상징을 공격했다. 로봇을 양성하는 공장이자 사춘기 존재의 거처였던 곳을.
저자 데이브 컬런은 ‘어떻게’에 더 집중했다. 그들의 극단을 막을 수도 있었을 순간들과 비극적 사건의 생존자들이 극복해가는 과정을 꼼꼼히 펼쳐 보인다.
FBI와 비밀경호국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사건의 범죄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결정적인 경험이 있다. 98퍼센트가 자기가 느끼기에 아주 심각한 상실이나 실패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이런 트라우마가 분노를 작동시키는 계기가 된다. “딜런은 자신의 삶 전체가 실패작이라고 여겼고 에릭은 체포로 분노가 폭발했다.” (p538) 총격자의 81퍼센트가 자신의 의도를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데 이걸 잘 감지해야 한다. 이들은 죽음, 폭력, 파괴에 계속해서 집착을 보이는데 이런 여러 경고 신호를 파악할 교사가 한 학교당 한 명만 있어도 많은 사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