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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독토

새벽독토 14기(1)〈연애의 기억〉 (‘19.1.5)

by 책이랑 2019. 1. 2.

새벽독토 14기〈연애의 기억〉 (‘19.1.5) 

                                     (줄리언 반스/다산책방)




연애의 기억 - 10점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다산책방

1960년대 초 열아홉 살의 대학생 폴은 여름 방학을 보내기 위해 런던 교외의 본가로 돌아온다. 어머니의 권유로 테니스클럽에 참가하게 된 폴은 파트너로 수전 매클라우드를 만난다. 자신감 넘치고 위트 가득한 그녀는 그의 두 배는 나이를 먹었고, 그의 나이 또래의 두 딸이 있는 결혼한 여자다. 그녀는 그의 눈에 훌륭한 테니스 파트너이자, 가장 이야기가 잘 통하는, 영국 중산층의 허울 좋은 가식을 함께 비웃을 수 있는 단 한 명의 특별한 사람으로 보인다. 폴은 급속도로 수전에게 빠져들고, 수전 또한 폴에게 깊은 애정을 느낀다. 수전의 남편이 그녀에게 수시로 폭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폴은 그녀를 구해내기 위해 애를 쓰고, 수전이 모아둔 자금으로 두 사람은 각자의 가족을 떠나 런던에 둘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에 이른다. 

두 사람만의 세상,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고 해가 거듭되며 서서히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수전은 혼란을 이기지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알코올 중독에 빠지고, 폴은 자신과 함께하면서도 행복하기보다 점점 더 고통 속으로 이끌려 들어가는 그녀를 지켜보며 사랑이라는 것의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내내 고투한다. 

Like his Man Booker-winning 2011 novel The Sense of an Ending, and indeed his 2008 memoir Nothing to Be Frightened Of, Julian Barnes’s latest novel is narrated by an older man puzzling over the meaning of existence. All three speakers share a 1950s childhood in the “Metroland” of Barnes’s debut novel, and a promising, if anxious, academic 60s youth that took them away from their suburban families. Each also has a similarly melancholy, intimate tone, a fine line in rhythmic, elegant, understated prose, and plenty to say about time, love and the slippery nature of memory.

All this means that the exquisite moments – and there are many – in The Only Story come from its psychological acuity, especially about how we remember.



출처: http://booksreview.tistory.com/866?category=0 [책이랑]

■ 자유 논제

1.  19살 청년 ‘폴’과 48살 중년의 여인 ‘수전의 사랑 이야기인  이 책에 대한
별점& 소감

4 /4/ 3(2)/ 4.5(5) / 2/ 5/ 4/ 3.7/ 2 /3.5/ 3/ 4.5/

▶ 5점이다.
- 바;;일과t
피곤했는데도 몰입해서 읽었다.
- 어떤 이는 이 작품을 떠난 
연인인 수잔에 대한 조사弔辭라고도 했다.

- 치기어린 젊은이였던 폴이 세상을 살아나가고,  나이가 들면서 사랑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가는 것이 인상깊었다.

▶사랑이야기인가 했는데  그보다는 죽음의 비중이 더 큰 것 같다고 느꼈다.
인생의 끝인 죽음을 향해 가면서 변해가는 모습들을 그렸다고 느꼈다.
시간, 사랑, 기억의 불명확성의 문제가 주요 주제이며 아울러 어른으로의 성숙, 가족 등의  주제를 담고 있다.

▶ 다양한 키워드가 들어있기에 몇시간이라도 토론할 수 있겠다.
- (기억의 속성상) 주인공이 기억해서 말하는 사랑은 현재적이고 일방적일 수 밖에 없다.
- 사랑의 핵심이 소통에 있다하면 이 작품은 그 소통의 한계를 드러낸다.
두번째 읽을 때는 마치 
쓸개를 씹을 때의  씁쓸함을 느꼈다.

- 사랑은 가능한가? 사랑에서 소통은 가능한가? 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내러티브의 재미는 없으나 생각할 거리는 많았다.


▶ 워라밸이란 =일-삶의 균형을 지칭한다. 

내가 일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기에 나는 인생에서 일-가족-자식등 간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족관계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에 일은 도피처와 위로가 되어주고 그 반대의 상황도 된다.

p.77 나도 항상 아이들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을 완전히 이해한 적은 없었다. 나는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왜 아이들은 사소한 일에 그렇게 법석을 떨고, 훨씬 중요한 일은 무시하는 걸까? 아이들은 텔레비전 모서리로 달려가서 부딪치고, 머리가 깨졌구나 싶으면 멀쩡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기저귀 열댓 장은 댄 것 같은 엉덩이로 가만히 주저앉아 그제야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어찌된 일인가? 왜 아이들에겐 균형 감각이 없을까? 


- 또한 관계에서  give한 만큼 정확하게 take를 사실 어렵다. 어떤 순간에는 민폐이지만 다음 순간에는 내가 그만큼을 감당하는 방식이 되는 거라 생각하는데, 
- 만일 어떤 관계에서 기브앤테이크가 잘 이루어지 않는다면 과연 어느 시점에서 포기해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사랑이야기를 선호하지 않지만  <책 읽어주는 남자>는 재미있게 읽었다.
연상의 여자와 나이차이가 많은 연하의 남자의  사랑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도
 이 작품에는 몰입할 수 없었다. 

-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보다
 등등의 구절이 인상깊은데 읽으면서 줄긋고 싶어할 구절이 많다고 느끼기는 했다.

- 언젠가 읽은 어떤 소설처럼 수잔의 남편인 남편과 남자주인공이 여자를 내버려두고 연대를 맺는 막장인가 해서 놀랐지만 다행히 그러지 않았다.  페미니즘 관점이 들어 있는 것은 맞는 것 같긴 하다.

▶몰입해서는 읽지 못했지만  공감가는 서술이 여러군데 있었다.
별점이 낮은 이유는 작품에서 다뤄진 여러 소재들에 대한 나의 이해가 좀 부족한 상태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화자가 젊었을 때가 나오고,   나이들었을 때가 나온다고 하지만
뒤로 가면서 인칭만 바뀌어 갈 뿐 모두 나이든 남자의 (회고적) 관점으로 서술되어 있다.

-내가 기대한 ( 연애를 할 당시 그 인물이 느낄) 솔직하고 적나라한 이야기가 아니다.

- 게다가 기억의 일방적인 방향성이 나에게는 그다지 흥미있는 주제가 아니기에
높은 점수를 주지 못했다.

▶ 책을 두 번을 읽었는데도  파악이 다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비극과 파국을 치닫는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기에 나의 별점이 높지 않다.


▶ 3.7이다. <
예감...>을 비롯하여 줄리언 반스의 작품의 스토리는 막장이다. 그러나 사이사이에 나오는 사변적 부분에서 작가의 필력을 느낀다.

-  나는 수전의 가족과 남주인공의 가족의 모습이 자꾸 보였는데 

수전은 이미 인생을 3인칭으로 파악할 나이였기에 공감하기가 좀 힘들었고
1인칭 운운은 
화자의 변명이라는 생각을 했다.


▶ 알콜리즘과  주지화는 내가 싫어하는 두개의 주제이기에 낮은 점수이다. 
- (차라리 작가가) 감정이 푹빠져 썼으면 좋았겠다고 느낀다.

▶ 나는 소설읽기가  어렵다고 느낀다. 도입부분을 지나 이야기의  트랙에 올라타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 일전에 들은 한 강연에서 소설가 김영하는 "소설은 감정의 테마파크"이며 "찌질한 등장인물을 통해 자신의 숨겨진 자아와 충동"하는 것이며 문학은 그러한 것을 언어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 읽기가 잘 되지 않아 다른 사람의 서평을 찾았는데
 " 잡다한 기억으로 점철된 노작가의, 흡인력 따위는 쥐뿔도 없는, 
전작이 좋다고 해도 망작일 수 있슴..."등등의 이 작품에 대한 혹평이 있었다.(왠지 공감이 간다.) 


▶ 내가 경험했던 사랑이 지금의 나에게 사랑으로 존재하는가?를 돌아보는 기회를 주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 자신의 
관점과 변이에 따라 (과거의 경험에 대한 해석이 ) 달라지는 것을 그렸다.

P.157~158 : 우리는 함께-그러니까 같은 지붕 아래에서-십여 년을 살았다. 그 뒤에도 계속 그녀를 꾸준히 보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횟수는 줄었다. 몇 년 전, 그녀가 죽었을 때, 나는 내 삶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마침내 종결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늘 그녀를 좋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다짐했다. 이 일에 대한 내 기억은 이게 다였으면 좋겠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하지만 가능하지가 않다.


- 반스의 꾹꾹 눌러쓰는 필체가 있어 읽기가 수월치 않을 수 있다.





2. 인상적인 부분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세요.(페이지도 언급)

▶ 82 크로스 워드 퍼즐에 관한 서술이다.

"분명히 , 이 아무런 해가 될 것이 없어 보이는 소일거리에는 단순히 신비한 열쇠를 풀어 답을 채우는 것 이상의 뭔가가 있었다. 나의 분석결과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확인되었다.

1) 우주의 혼돈을 흑과 백의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작고 이해 가능한 격자판으로 환원하려는 욕구, 2) 삶의 모든 것은, 결국, 해결될 수 있다는 근원적인 믿음, 3)_ 삶은 본질적으로 유희적인 활동이라는 사실의 확인 4) 이 활동이 출생에서 사망에 이르는 우리는 짧은 지상 통과 과정에 따르는 실존적 고통이 찾아오는 것을 막아주리라는 희망. 모든 게 빠짐없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 우리가 사는 지금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인생에서의 불확실함이 높아졌다.
그래서 현대인은 예측가능성, 질서부여,  
특정한 의미의 부여를 하고자 하는데 그런 심리와 한계를 인상적으로 잘 표현한 부분이라고 느꼈다.


▶332 
- 젊은 시절에는 안정을 추구하는 것을 비겁하게 느껴서 자기 비전을 세우고 이를 추구한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 나이가 들고 지치면 사람은 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러한 두려움과 허무함을 잘 녹여낸 대목이라 느꼈다. 

▶141이다. 나이가 들면서 요동치던 감정이 차분해지면서 인간화되어가는 것을 그렸다
p.141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나중에 오는 것이고,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현실성에 근접한 것이고, 사랑을‘이해하는 것‘은 심장이 식었을 때 오는 것이다. 무아지경에 빠진 애인은 사랑을‘이해하고‘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경험하고 싶어 하고, 그 강렬함. 사물의 초점이 또렷이 잡히는 느낌, 삶이 가속화하는 느낌, 얼마든지 정당화할 수 있는 이기주의, 욕정에 찬 자만심, 즐거운 호언, 차분한 진지함, 뜨거운 갈망, 확실성, 단순성, 복잡성, 진실, 진실, 사랑의 진실을 느끼고 싶어한다.
"The lover, in rapture, doesn’t want to “understand” love, but to experience it, to feel the intensity, the coming-into-focus of things, the acceleration of life, the entirely justifiable egotism, the lustful cockiness, the joyful rant, the calm seriousness, the hot yearning, the certainty, the simplicity, the complexity, the truth, the truth, the truth of love."


"그는 수전과 있을 때 그들의 사랑을 토론하고, 분석하고, 그 형태, 색깔, 무게, 경계를 이해하려고 한 적이 없었다. 그 사랑은 그냥 거기 있었다. 불가피한 사실로서, 흔들 수 없는 주어진 것으로서. 하지만 동시에 그들 둘 다 그것을 토론할 말, 경험, 정신적 장비가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나중에, 삼십대가 되고 사십대가 되면서, 그는 점차 감정적 명료함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훗날의 관계에서, 그는 그때만큼 깊이 빠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토론할 것도 줄었다. 따라서 그의 잠재적 표현 능력이 요구되는 일도 거의 없었다.
(p.353)


▶ 이 대목은 철학자 키에르케코르의 말과 일치한다. 그는 "철학은 인생의 되돌이켜 보고 그 의미를 찾으라고 하는데 그것은  인생을 사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을 잊은 것"이라 했다.
The great 19th-century philosopher Søren Kierk egaard famously wrote, “It is quite true what philosophy says, that life must be understood backwards. But that makes one forget the other proposition, that it must be lived forwards.”
젊어서 경험할 때는 지혜가 필요한데 경험이 없으니 갖춰져 있지 않고
지혜가 생긴 시기에는 지혜를 발휘할만한 대상인 사랑의 경험이 없어진다는 것이 모순이다.



3. 폴은 제비drawing lots란 운명의 다른 이름이 라고도 얘기했지만 폴은 제비로 선택되었는데 자신은 운명을 믿지 않는다.” 라고도 이야기합니다.  폴과 수전의 만남을 어떻게 보셨나요?

▶남녀가 푹 빠져 있을 땐 "우리는 운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싸우고 틈이 벌어지면 "우리는 운명이 아니었나봐" 라고 한다. 그리고 만남의 질이 점점 떨어져 간다.

-젊었을 때는 인생은 개척하는 것라고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그런 패기는 사라지고 나이가 들면 주변에 측은지심을 품게 된다.

▶ 우연이 무엇인지, 운명이 무엇인지를 구분해야 이야기를 나누는 데 의미가 생기지 않을런지? 우연이란 무엇이고, 또 운명이란 무엇일지 얘기해 보고 싶다.

▶나는 어떤 사람의 재된 성향이 운명을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폴이 수전이 아니라 어떤 다른 여자- "캐롤라인"을 만났어도
폴의 성향 때문에 아마도 감각적인, 일방적인, 끝까지 가보는 사람을 했을 것 같다.
물론 상대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그만큼 파괴적이지 않았을 수 있긴 하겠지만.
(만남은 한 계기일뿐, 자신에게 내재된 속성이 현실에서 발현디는 것.)


▶ 우연과 운명은 
지속성의 여부에 따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만남은 우연히 이루어졌으나 익숙해지고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과정이 진행되면 운명으로 바바뀌어 가는 것이다.

▶ 읽으면서 운명이라는 것이 있는가? 사랑에서는 소통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품게 되었다.  

- 나는 사랑이란 서로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이기에  단독적으로 존재하는
운명이라는 "실체"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관적인 머리속 
개념일 뿐이다)

▶ 운명을 분석해 본다면 어떤 사람 주변에는  여러가지가 주어져 있는 상태이지만 
그는 그때의  관심사에 따라 그 중 한가지를 선택pick한다. & 그런데  마침 
관심사가 같은 상대가 있으면- 타이밍이 맞은 것 그게 '운명'의 구조이다.

▶ 사주를 보는 사람과 심리학자 두편 모두 동의하는 점은
 
" 성격이 운명이다."라는 말이다.

자기 성격의 요소가 행동을 만들어 낸다는 것 
(물론 상대에 따라 파국적인 만남까지는 가지 않을 수 있겠으나.)

- 나는 폴을 보며 "철없다"는 말이 나왔다. 수전은 그녀의 상황에 대한 이해는 되었다.
-  어쨌든 당사자들은  "우리 만남은 우연히 아니야"라고 말할 것이다. 
노사연씨의 노래  <만남>의 가사처럼 

▶ 노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인터뷰가 인상깊었었다. 그는
1. 사랑은 명사가 아니고 동사이고 -  “사랑은 매일 창조하고 조정하는 끊임없는 노동”

2. 사랑에서 갈등은 내가 사랑하는 상대방을 주체로서 나와 똑같은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객체로서 대하는데서 온다고 말했다.

주인공 폴이  사랑을 독립된 실체라고 오해해서 사랑을 추구하는 동안
수전의 심경, 내면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이 문제를 만든 원인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우만 “사랑은 매일 창조하고 조정하는 끊임없는 노동”
카니아 “행복은 갈등·문제를 풀어가는 그 과정 속에 있어”


알렉산드라 야신스카 카니아(이하 야신스카 카니아) = 얼마 전에 지그문트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글을 보여주더군요. 한 젊은이가 교황에게 건넨 질문입니다. “교황님 저는 어떻게 사랑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답은 이래요. “그 누구도 사랑하는 법을 모르죠. 우리 각자가 매일 배워나가는 겁니다.” 사랑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그래요. 배우는 겁니다. 물론 느닷없이 빠져들 때도 있어요. 그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 욕망이 일죠. 그리고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결심합니다. 동시에 거기에는 관계가 갖는 물리적·심리적·사회적 갈등이 생겨나고요. 우리는 이 갈등을 매일 풀어야 합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말다툼하고 싸우고 그래요. 왜냐하면 주체와 객체의 관계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그 사랑의 주체입니다. 그리고 당신 사랑의 대상(객체)이 되는 그를 사랑합니다. 그런데 그 대상은 객체이자 또한 그 자신의 주체이거든요. 

안 = 사랑의 대상이 의지를 갖는 주체이기에 갈등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건가요?

바우만 = 알렉산드라는 데카르트의 주체와 객체에 대한 구분을 말하고 있어요. 데카르트에 의하면, 객체는 수동적이고 내가 규정지은 대상입니다. 내가 그 대상에 모양과 의미를 부여했고 이는 내 의지의 수신자이죠. 그리고 알렉산드라가 말했듯이 사랑하는 관계에서 주체와 객체의 구분은 삭제됩니다. 왜냐하면 각자가 주체이자 동시에 객체니까요. 두 주체가 만나면, 꼭 문제가 일어나기 마련이에요. 주체는 각각 굴러오는 바퀴가 되고 두 바퀴는 충돌할 수밖에 없죠. 갈등 없는 사랑이 가능하다는 건 미련하다는 생각이 일어날 만도 한데, 우리는 어떤가요? 사랑에 빠지면 자신들의 사랑에는 끊임없는 축복이 내릴 거라고 기대하죠. 나는 내 공간을 가지면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상(객체)을 만난 거라고 여깁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505242150205#csidx02326331d0b0af798e508efc925fcdf 


▶나이든 사람이 젊은 지난날의 사랑을 회상했을 때  감각은 이미 사라졌고
감각은 사라지고  귀와 기억만 남아 있다.

그런 나이 든 사람의 사랑에 대한 감각, 기억이 서술되어 있다.



4. 폴은 수잔의 안에 공황이 있기에 자신에게 집착한다고 생각합니다.
폴이 언급한 ‘공황의 감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물건이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과는 달리
인간은 스스로가 
자신이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거나, 다른 사람이 부여해준 의미에 따른다.
- 말하자면 "정의"나  "사랑" 같은 개념도 그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살면서  예를들면 나에게는  공기같이 느껴지는 종교적 믿음이  나아닌 어떤 사람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거나 
불가피한 재난 등으로 인해 인생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목격하면  삶의 축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 내가 생각하기에 독서토론도 이러한 삶의 중심가치를 찾고 싶어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만일 어떤 사람이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인생에서 패닉panic은 계속 있을 것이다.


공황이라는 단어를 결핍이나 욕구라고 바꿔 생각하면  이해가 더 잘 되는 것 같다.  작가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의미를 부여한 언어를 사용하는데 반스역시 패닉이라는 단어를 배치하면서도 이를 억지스럽지 않게 풀어나갔다.


▶ 나는 패닉이라는 단어를 매우  적절하게 사용했다고 본다.
조그만 자극인데 이해할 수 없는 정도의 결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전의 경험에서 만들어진 것일 것이다.
- 수전은 어린시절에 부모, 젊은 시절에 연인과  남자 형제그리고 물리적이지는 않으나 정신적으로 남편까지-  인생에서 정서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이 자기를 떠난다.

이런 반복적 경험때문에 수전은 떠남에 대해 지나친 반응을 보이며 폴과의 관계에서도 몇배로 증폭된 불안감을 느낀다. 

▶ 기본적으로 사람은 감정이 그날그날, 일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사실 정상적인 사람이라도 위급한 상황이라고 느끼게 되면 자기자신을 몰아세운다.

- 어떤 사람이 호주를 여행하던 중  차가 고장났다고 한다. 고장난 차를 버리고 계속 걸었는데 둘째날,  마을을 발견하지 못하게 되자 첫째날과는 달리 패닉에 빠지게 되었다. 여행이 끝난 후 그는  인간은 왜 이렇게 감정을 콘트롤 못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뇌과학으로 분야를 바꿨다고 한다.


▶폴의 가정사가 세세히 나오지 않았고 폴이 부모가 해주는 대로 순순히  따른 것으로 나오지만 일반적인 정신상태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는 성숙된 사춘기를 맞아 일탈을 원하고 있었고 수전역시  침체된 가정에서 일탈을 원하고 있었다.
- 수전이 "너는  떠날거야" 라고 말할때  젊은 사람으로서 폴이 마땅히 누려야 할 기회를 잃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배려와 미안함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교감하는 사랑이 아닌 결국 (자기 욕구를 앞세우는) 이기적인 사랑이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폴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그가 하는 말은  계산된 허튼 소리 같이 느낀다.

테니스장에서 다른 사람을 대하면서 했던 생각들을  잘 살펴 보면  정상적이지 않은 심리상태로 보인다.

▶ (20대인) 내 아들을 내가 지금 보면  한심하다고 느낀다. 지금의 나와 비교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직하게 말한다면 아들 나이 때의 나를 떠올리면 사실 나는 더 한심했다.




5.  폴과 사랑에 빠진 후 알코올중독자로 변해가는 수전의 모습을 어떻게 보셨나요?

다음은 <어느 애주가의 고백>이라는 책의 한 구절이다.
"
술에 취하면 한계를 뛰어 넘는 둣한 정복감과 총족감을 느낀다. 술은 도취감 이외에도, 심리적인 기능이 있다. 자아의 판타지를 유지해 주고 그 판타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현실을 감추는데 도움을 준다. 그런 점에서 술은 나르시시즘의 엔진이다. (...) 느낌이 망각될 수 있도록 내면의 방을 만들어 낸다. 이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진행된다."

수전의 모습을 어떻게 보셨는지?

어느 애주가의 고백 - 10점
다니엘 슈라이버 지음, 이덕임 옮김/스노우폭스북스


▶ 수전은 가정을 떠났어야 하는데 그때는 정작 떠나지는 못하다가 막상  가족을 떠나자 
둥둥 떠 있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마주했다.
연애의 즐거움이 있었고 연애로 현실에서 도피했으나 이제 다시 그럴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도피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다른 출구가 없어진 것이다.


▶ 폴을 얻는 대신 테니스를 잃었다30년동안 테니스에서는 다양한 감정을 해소했을 것이다. 그녀는 테니스를 하면서 일상의 공황에서 탈출하고 있었는데  이제 공황의 감정을 해결할 수 있는 탈출구, 갈 곳이 없어졌다. 

▶수전이 폴에게 자기 인생의 일부인 한귀퉁이를 내줄 수 있으나 자신의 기존세계를 다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폴은 기성세대를 따라가지 않으려는 수전에 열광했으나
사실 수전은 삶을 포기했던 것이다. 수전이 포기하고 놓은 상태에서 한 행동을 
폴은 쿨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폴과 도주하자 포기한 것을 더 놓은 것이다 
- 거기에 폴이 공부에 집중하며 같이 있는 시간이 줄자 수전은 외로움을 느꼈다.

▶ 모든 중독은 도피이다.

알콜은 직접흥분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진정작용을 진정시킴으로서 결과적으로 흥분상태가 되게 한다.

모든 중독은 현실 직면을 피하는  작용을 한다.  그중에서 알콜은 싸고 너무 쉬운 방법이다.


알콜중독이 다른 가족 구성원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가정 구성원의 생활을 뒤흔들어 놓는다. 

▶앞서 나는 어쩔 수 없었다고, 알콜을 선택할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 듯한 수전이 잘 못했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사실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의 막대한 압력이 있었다고도 생각한다.
유명대학에 같은 과의 대학원생에 한부부가 남자가 여자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을 모든 구성원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공론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여성도 포기상태에서 계속 참았을 것이다....(수전 역시 그러했을 것이다. 슬프다.)



■ 자유 논제

1. 폴은 자신 사이에 벌어지는 일은 매클라우드와 관계가 없다고 말하는데요 여러분은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폴의 말에
공감한다.  5 vs  공감하기 어렵다. 6


▶공감하기 어렵다.홍상수 감독이 떠올랐는데 금수저는 노심초사가 없다- 즉 연연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다.는 말이 떠올랐다. 
- 의도적인 신경끄기,  귀족들의 오만함같은 것이다.

▶ 어린사람의 센척으로 느껴진다. - 크게 느끼지만 아닌 척 하는 것


▶나는 폴의 입장에서 공감한다.

-인생을 시작하는 단계인 폴은 관계의 복잡함을 모른다.
- 그는 수전이 성적, 가정적으로 정리된 상태라고 인지해서 고든이  사랑영역안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자기 입장에서만 철딱서니 없이 이해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나는 고든이 눈에 들어왔는데
어쩔수 없는 선택을 받은 그가 수전과 상호작용이 없는데도 그녀를 쫒아갔던 것이 보였고
골프란 고든입장에서 일방적으로 
그렇게 해서라도 수전의 마음을 열어보겠다는 행동을 의미한다고 느꼈다. 그는 죽음도 고독하게 맞이한다.

▶폴이 잘했다는 것 아니지만 자기 도취, 이기적 사랑에 빠져있으니 폴의 사고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오늘의 토론 소감


▶ 5점~2점이라는 별점속에 호불호가 갈리는 가운데 다양한 의견이 나와서 재미있었다.
▶ 사랑은 대상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며
 주체와 주체간의 관계라는 말이 인상깊다. 
읽기는 어려웠지만 많은 화두를 던져주었다.
소설이라기보다는 철학책으로 느껴진다.

▶ 사회적인 평점은 3.0 , 솔직한 점수로는 2.0인 책이고 읽을 때는 괴로움을 느꼈으나
토론점수는 5.0!!

▶ 마지막에 고든의 입장에 대한 코멘트가 인상적이다. 그렇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 빨간펜 선생님의 해설. 

참여자의 내공을 느낀 시간!

▶ AI 시대는 1.사랑 , 2.공동체, 3.의미 를 준다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토론이 그런 활동
이라 생각이 든다.
작가에 이입하며 읽는 편이라 점수가 높은 편인데  별점 2.0에 놀랐다.

▶두번 읽었는데 논제나 토론에서 만난 인상깊은 구절들이  한 번도 못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작년에 101 권을 읽었는데 올해는 50권 이내로 읽으면서 깊이 있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의해 나의 감상이 풍부해짐을 느꼈다..
▶ 첫자리에 긴장하는 편이라 말을 많이 하지 못했다. 
▶ 논제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 많았다. 
공황, 알콜중독에 대한 생각등 생각을 정리할 거리가 많았다.
삶에서 소외된 사람- 고든에게 마음이 갔다-
또 선택하지 못하는 수전의 상황에 공감이 갔다. -

▶나에게 소설이 도전인 이유는 시간이나 견해의 다양성이 부족해서인 가보다.
오늘 토론으로 낙서장이 제대된 비망록이 될 것 같다.



보편적으로 누구에게나  환대 받은 것인 사랑에 대한 철학적 사유에 대한 작품을 토론했다. 작품 앞에 "소설- 작은 이야기 일반적으로 사람을 다룬다"라는 말이 인용되어 있다. 사랑은  흔하고 흔한 단어이지만 인생 전반에 녹아 있는 것이 사람이다.


새로운 구성원이 함께하여 더 좋은 토론이었다.



더 생각해 보고 싶은 논제들

Questions and Topics for Discussion

https://www.penguinrandomhouse.com/books/568058/the-only-story-by-julian-barnes/9780525521211/readers-guide/

1.  “Would you rather love the more, and suffer the more; or love the less, and suffer the less?”  어떤 것을 택하시겠습니까?
우리가 둘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없기에 이 질문이 타당하지 않다고 하는 폴의 말에 동의 하시는지?

2. 폴은 둘의 나이는 자신의 사랑에  아무 상관없다고  하는데
여러분은 나이, 세대차이 때문에 둘사이에 불가피한 힘의 불균형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3.테니스, 골프, 크로스워드 퍼즐이 책 전반에 등장한다.
그리고 이 활동들이나 이 할동에 대한  인물들의 태도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이 생각한 사랑의 속성들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가?

4. 폴의 절친이 된 조안의 역할은 무엇일까- 수잔과의 관계에서 
Discuss the character of Joan and her role as Paul’s only true confidant when it comes to his relationship with Susan.

5.시점의 변화가 읽는 경험, 그리고 주인공 폴을 이해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지?  Point of view consistently changes throughout the novel, with part one being in first person, part two in second person, and part three in third, second, and first. Why do you think Barnes chose to do this? How did the different perspectives impact the reading experience and influence how you understand Paul?

6. 책 전체에 걸쳐 "기억"에 대한 말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폴의 언급에 대해 어떻게 생각는지? 
On pages 115–116, Paul presents his theory that memory is like a “log-splitter.” How is the nature of memory demonstrated throughout the novel, and do you agree with Paul when he says, “Life is a cross section, memory is a split down the grain, and memory follows it all the way to the end”?

7. As Susan’s alcoholism progresses, she tells Paul she has “a moral disease” caused by her being from “a played-out generation” (page 169). What do you think is the impetus for her drinking, and how do you interpret her repeated insistence that her generation is “played out”?

8. A subsequent girlfriend of Paul’s calls Susan a “madwoman” in an attic (page 186), a reference to not only Charlotte Bronte’s Jane Eyre but also the groundbreaking 1979 work of feminist literary criticism of that title by Sandra Gilbert and Susan Gubar. How does Susan fit into the broader tradition of literary housewives? Is she a transgressive feminist, a beleaguered relic of pre–sexual revolution England, or something else entirely?

9. Do you think Paul was right to “hand back” Susan to her daughters, or do you think he abandoned her? How did his decision color your opinion of him?

10. As we see throughout the novel, and as is explicitly discussed in part three, Paul is obsessed with defining love. Discuss what it means when, on page 246, he posits, “Perhaps love could never be captured in a definition; it could only ever be captured in a story.”

11. How is marriage represented in the novel, and how important is it that Paul himself never marries?

12. Gordon Macleod is an extremely complex man—something Paul comes to realize only later in life. Discuss the evolution of their relationship, and Gordon’s significance as a man who subscribes to traditional British masculinity.

13. Paul and Susan’s final encounter is, on the surface, anticlimactic, but at its core imbued with deep significance. How did you interpret it?

14. After their first match, when Paul apologizes for causing them to lose, Susan says, “The most vulnerable spot in doubles is always down the middle” (page 9). How does this idea reemerge throughout the novel—that our weakest spot is the space between us and someone else?

15. What is your only story?

Suggested Reading

The Sense of an Ending by Julian Barnes
The Remains of the Day by Kazuo Ishiguro
The Sparsholt Affair by Alan Hollinghurst
Nutshell by Ian McEwan
Mothering Sunday by Graham Swift


뉴욕타임즈 팟캐스트

 https://www.nytimes.com/2018/04/27/books/review/julian-barnes-on-the-only-story.html

In discussing “The Only Story,” Mr. Barnes talks about the experience of love itself and, among other things, how difficult it is to analyze love, especially the first time you feel it. “It’s a bit like putting in a new kitchen,” he says. “You never get it right the first time. You always have that bit of slate you shouldn’t have, or the taps are in the wrong place. And then you redesign and have another kitchen, and there are different mistakes m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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